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이후 시공사인 GS건설이 전면 재 시공 계획을 밝힌 가운데 비슷한 원인으로 발생된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들의 부실 시공 배경이 LH의 ‘전관 특혜’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3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에서 발생한 아파트 공사 현장의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배경에는 LH가 퇴직자 취업 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전관 특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실련은 이 같은 주장을 담아 감사원에 LH에 대한 공익 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혀 차후 감사원의 결과에도 이목이 집중될 가능성이 커졌다.
경실련 측은 검단 아파트 공사의 설계 및 감리를 맡은 업체가 LH 전관 특혜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LH 출신 전관들이 건설사에 취직하게 되면 LH가 공정한 입찰 경쟁을 사실상 건너뛴 채 사업 수주를 해 부실 공사의 원인으로 발생하게 됐다는 논리다.
이어 국토교통부가 감리 업체나 시공사에 대한 비난은 했지만 직접 원인일 수 있는 전관 특혜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고 국토부에 화살을 날리기도 했다.
이어 감사원이 LH의 설계 용역 수의 계약 및 건설 용역에 대한 종합심사낙찰제(종심제) 과정에서 불공정한 평가가 있었는지 확인해야 하며 이후 문제가 확인되면 시정을 강력 권고하라고 촉구했다.
경실련에 따르면 2021년 LH 건설 수주 현황을 분석한 결과 LH 전관 영입 업체 47곳이 전체 용역의 절반 이상인 297건(55.4％)을 수주했다고 발표했으며 계약 금액 규모로는 전체 69.4％(6,582억 원) 수준이다.
경실련은 이 같은 통계는 2015부터 2020년까지의 LH가 진행한 설계 용역 수의 계약 536건, 건설 용역 경쟁 입찰 290건에 대한 분석이라고 밝히고 있다.
경실련은 LH뿐 아니라 퇴직 공직자에 대한 전관 특혜 근절 방안을 수립하고 정부와 국회가 붕괴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직접 시공제 전면 확대 실행 방안을 수립하라는 주장도 함께 들고 나섰다.
국토부도 일단 LH에는 지난 4월 말 붕괴 사고 이후 원희룡 장관 등이 나서서 “책임을 각오하라”는 등 압박을 가하는 그림이 그려지긴 했다.
국토부는 30일 LH 발주 아파트 전수 조사에서 인천 검단의 신축 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 같은 전단 보강근(철근) 누락이 확인된 발주 단지가 15개 소로 이중 5개 소가 이미 입주가 완료됐다고 밝힌 바 있다.
LH는 경실련의 기자회견에 대한 입장 문을 내고 “경실련의 공익 감사 청구를 적극 수용하고 이후 진행될 감사원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것이며, 만약 비위 사실이 확인되면 수사기관 고발 조치 등 강력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실련 측의 전관 특혜 의혹과 관련해서는 “그전에도 수차례 조사나 감사를 받았으나 전관 특혜 내용의 부정행위 및 처분 사례는 없다”면서 “정부의 LH 혁신 방안, 이해 충돌방지법 시행, 감사원 감사 내용 이행 등 공정한 업무 추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부인하는 자세를 취했다.
한편 검단신도시 아파트 공사 현장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는 이후 시공 사인 GS건설이 사고가 난 아파트 단지 전체에 대한 전면 재 시공 계획을 밝히면서 일단 지역 여론 자체는 진화되는 분위기다. GS건설에 따르면 재 시공 계획 단지는 총 17개 동, 1,666가구 규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