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폭우 때마다 몸살을 앓는 다른 지역에 비해 피해가 적은 지역으로 알려진 인천이 이번 폭우에도 비교적 피해가 적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안도하는 분위기다.
다만 추후로도 폭우 가능성이 있는 만큼 유정복 시장은 전 공직자에 선제 조치를 지시하는 등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부실 시공 등 문제가 아니었다면 피해 건수를 더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과 함께 일부 문화 축제에 대한 엇갈린 여론 등도 확인되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13일부터 시작된 폭우가 전국에 심각한 수준의 피해를 발생(17일 오전 기준 사망자 최소 40명, 실종자 최로 9명, 부상자 2,200명 이상, 이재민 약 7천여 명)시킨 가운데 인천에서는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사고 및 피해가 아예 없었던 건 아니어서 하지만 지난 사흘간 공가 및 담장 붕괴, 토사 유출, 침수 등 소방본부 피해 접수 53건, 군·구 피해 접수 21건 등 74건의 피해가 접수됐다고 소방당국은 밝혔다.
접수된 피해 상황은 모두 복구됐다. 특히 이번 폭우는 인천 내에서도 꽤 많은 비를 뿌려 연수구 동춘동은 누적 177.5㎜, 부평구 구산동은 177.5㎜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시는 “한때 통제됐던 지하차도와 도로는 모두 통제가 해제됐지만 하나개 해수욕장 해수 탐방로, 무의도 트래킹 둘레길 등 중구 해변 산책로 4곳과 동구 만석화수 해안 산책로, 중구 갯골수로 친수 공간 산책로를 비롯한 을왕리·왕산·하나개·실미 해수욕장 등 중구 해수욕장 4곳은 시민 안전을 위해 여전히 통제 중”이라고 밝혔다.
유정복 시장은 17일 오전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중앙부처 장관 및 17개 시·도 단체장이 온라인 개최한 집중 호우 대처 점검 회의에 참석한 뒤 인천지역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 복구와 예방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인천시는 이번 주 초에도 비가 올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일선 군·구와 함께 15일부터 이틀간 산사태·비탈면 등 위험 지역 398개소 긴급 점검하는 등 예찰 활동과 안전 조치 등 작업에 나섰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유 시장은 이번 집중 호우로 인해 전국에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점을 매우 안타깝다고 운을 뗀 뒤 전 공직자에게 재해 재난에 대응하기 위한 사전 예측 체계를 갖춰 선제 조치하라는 지시를 내린 상태”라고 밝혔다.
시 차원의 행정적 대비는 비교적 무난하게 되고 있는 상태지만, 일선 아파트 단지 등에서는 부실 시공으로 인한 주민 불편이 여전했다.
대우건설이 시공해 지난달 30일 입주가 시작된 인천 서구 백석동 ‘검암역 로얄파크시티 푸르지오’는 11일 폭우에 의한 침수 피해로 엘리베이터 운행 중단 및 계단 빗물 폭포, 누수 등 현상이 발생했다.
무려 4,800가구 규모인 이 단지는 이 내용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그대로 알려지며 ‘흐르지오’ 등 멸칭까지 생겨나 결국 시공사 대우건설이 제대로 체면을 구긴 가운데 13일부터 폭우가 시작되자 직원들일 급파해 대비에 나서는 등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당시 폭우 때는 커뮤니티센터에 설치된 빗물받이에 용량을 초과하는 폭우가 쏟아져 배수가 원활하지 못했던 것으로 판단했으며 해당 복구는 완료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 단체들은 최근 인천시 등에 “시공사가 우천 시 콘크리트 타설을 하지 못하도록 조치하라”는 내용의 민원을 다수 넣는 등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시는 각 시공사에 공문을 보내 “우천 시 콘크리트 타설을 일제히 중지하고 콘크리트 품질 관리에 힘써주시길 바라며 이를 지키지 않을 시 관계 법령에 따라 조치하겠다”는 ‘사실상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인천이 상대적으로 폭우 등 자연 재해 피해가 타 지역에 비해 적은 도시로 알려졌음에도 불구하고 ‘인재(人災)’로 표현될 만한 사고와 피해가 이어지자 여론이 그만큼 불안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주말 열렸던 문화 축제를 두고서도 논란의 여론이 일부 확인되고 있다. 특히 매 시즌 여름이면 펼쳐지는 ‘물’을 주제로 하는 축제가 그대로 진행된 것을 두고 갑론을박의 여론이 일부 온라인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인천서는 15일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워터밤 인천 2023’ 축제가 열렸다. 인천과 서울, 부산, 광주 등 국내 대도시들을 위주로 여름 시즌마다 펼쳐지는 워터밤 축제는 선남선녀들이 많이 찾는 콘서트로 각광을 받아왔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수십 명이 ‘물’로 인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물’을 주제로 나몰라라 하는듯한 자세가 그려질 수도 있는 축제를 맹목적으로 즐기는 것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함께 나온다.
다만 이 비판에 대해서는 “그럼 모두가 고개 푹 숙이고 있어야 되느냐”는 식의 반론도 만만찮다. 그간 큰 사고가 있을 때마다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던 문화계가 괜히 두들겨 맞는 그간의 상황에 대한 반론인 셈인데, 문화예술인들로서는 반론을 할 만한 상황은 맞다.
반면 최근 같은 워터밤 광주 공연(8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취소됨)이 당시 광주지역의 극심한 가뭄 현상으로 인해 여론 상 강행하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해 취소된 상황이 있었던 만큼 더 심각한 상태의 재해 상황에서는 강행한 것이 옳은 행위였느냐는 재반론도 나오고 있어 당분간 온오프라인 상에서 ‘적절성 여부에 대한 갑론을박’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같은 날 전남 여수에서 열린 ‘흠뻑쇼’를 진행한 가수 싸이가 공연 후 “날씨도 완벽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것은 비판의 소지가 컸다.
공연을 한 것 자체는 그럴 수 있다 쳐도 본인이 언급한 ‘완벽한 날씨’ 때문에 전국에서는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인 만큼 발언은 다분히 부적절했다는 지적인 것이기에 해당 지적은 전반적으로 ‘타당했다’는 여론이 우세한 편이다.
논란이 지속되자 싸이는 자신이 올린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다. 자신의 여름 공연 역시 ‘물’을 주제로 하는 만큼 소위 ‘인플루언서’의 위치에 있는 싸이가 전국의 분위기 및 ‘물’을 주제로 하는 다른 여름 시즌의 공연 등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봐가면서 발언을 했어야 했다는 일각의 지적이 힘을 얻은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