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내년 4월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이 이제 불과 9개월여 남은 시점에서 여야 지역 정치인들의 행로를 두고 설왕설래가 오가는 모습이다.
심지어 현직 인천시장인 유정복 시장의 ‘각료 기용설’까지 나오는 등 출처가 불분명한 소문들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지역 정가가 술렁이는 듯한 모습도 엿보인다.
7일 지역정가 및 활동가들의 전언을 종합해 보면 과거 국회의원직에 도전했거나 도전을 준비했던 지역 인사들이 오는 22대 총선에서 ‘칼’을 갈고 준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들 중 ‘현직’의 인사들이 이 프리미엄을 갖고 총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언급이 들리고 있다.
최근 인천공항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학재 사장을 제외하면 많은 여당 인사들이 국회의원직에 도전장을 낸다는 소문은 지역 곳곳에서 들려왔다.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면 그중 현직 구청장들의 도전 가능성이 점쳐진다는 점이다. 이들 소문은 주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 등 어떤 자리든 ‘현직’을 지키고 있는 인사들의 주변에서 더 많이 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들 현직들 가운데서도 이재호 연수구청장, 그리고 같은 현직인 강범석 서구청장 등의 주변에서 이야기가 많이 들리는 등의 정황이 포착되자 지역 정가는 이들에 대해 더 주목의 시선을 보내는 분위기다.
지역 정가에서 여러 인물들이 당적을 갖고 활동하기는 하나 ‘국회의원’이라는 만만찮은 자리에 도전을 할 만한 마땅한 인물이 지역서 발굴되지 못했다는 평가가 중론으로 자리하면서 자연히 현직 기초단체장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다는 것.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인사는 “총선을 수 개월 앞둔 상황에서 현직 프리미엄을 갖고 한때 도전도 해봤던 이재호, 강범석 등 현직 구청장들의 총선 출마 가능성 이야기는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얘기”라며 “본인들도 다 의식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재호 연수구청장의 경우 과거 실제 국회의원 자리에 도전을 했던 만큼 이번에도 욕심을 낼 가능성은 없지 않다.
대표적인 ‘지역 라이벌’로 평가되는 고남석 전 연수구청장과는 ‘장군멍군’ 식의 선거 결과를 내고 있는 가운데 본인이 더 높게 도약하기 위한 방편으로 국회의원 자리에 도전하는 것을 ‘정치인’이라면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구청장은 2020년 21대 총선에 도전했던 경력이 있다. 현 국민의힘이 ‘미래통합당’이던 시절 연수구 갑 예비후보로 등록했으나 당은 그를 ‘컷오프’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정치적 도약이나 명예 등을 감안하면 재도전이 욕심날 만도 한 상황.
물론 아직까지는 이 구청장 본인이 도전 여부를 스스로 밝힌 바는 없다. 다만 ‘현직’으로 활동하고 있는 만큼 현 시점에서 언급을 하는 것도 바람직하지는 않기에 아직까지는 귀추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범석 서구청장의 경우는 2021년 구청장 당선 전 국민의힘 서구을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된 바 있는데 정치권에서 ‘당협위원장’ 자리는 ‘국회의원에 도전하기 전 준비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물론 그 뒤로 지방선거를 먼저 치르게 되면서 국민의힘에서 서구청장 출마자로 강 구청장을 지목, 기초단체장에 당선돼 구정을 돌보고 있긴 하지만 현재 서구 출마가능성이 점쳐지는 여당 인사들 가운데 정치 조직을 가장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 강 구청장 외에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물론 이런 고민은 두 구청장뿐만 아니라 여야를 떠나 시의회 및 현직 구청장 직을 오랫동안 수행하고 있는 모든 지역 정치권 인사들에게 포함된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 야당인사들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재선에 성공한 차준택 부평구청장(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주변에서 이런 소문들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소문을 들은 차 구청장이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번외로 차 구청장과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부평구청장 직을 놓고 ‘격돌’했으나 근소한 표차로 고배를 마셨던 유제홍 전 인천시의원(국, 2014~2018년 7대시의원 역임)이 자신의 SNS를 통해 “내 이름으로 6번째 선거를 준비한다”며 총선 출마의지를 밝히는 듯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실제 유 전 시의원도 21대 총선에 부평갑 예비후보로 도전장을 던지기는 했으나 당시엔 정유섭 전 의원에게 경선에서 밀린 바가 있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으로 인해 이번엔 유 전 시의원의 도전 가능성이 좀 더 높아졌다는 평가가 있다.
다만 이재호, 강범석, 차준택 등 현직 구청장들이 총선에 도전을 하기 위해서는 그 전에 현직 자리를 내려 놓아야 할 것이고 그렇다면 이후엔 어떻게든 이들 공석을 위한 보궐 선거를 함께 치러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여기서 이들 및 이들의 소속정당 등에서 고민이 깊어지기 마련. 특히 고민이라면 국민의힘 측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지난 지방선거는 시기 상으로 대선 직후에 치러져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킨 지 얼마 안 된 이른바 ‘허니문’의 시기였으나 윤 대통령의 국정 및 그 주변으로 논란이 연이어 터지고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 ‘현직’을 던지고 도전한다는 것이 자칫 큰 정치적 부담을 떠안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후 개각을 통해 빠르면 올해 하반기 국무총리를 바꾸면서 그 물망으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함께 유정복 인천시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선거를 위한 ‘돌파 카드’가 마땅치 않은 시점에서 개각을 통해 한덕수 총리의 후임으로 수도권에서 만만찮은 영향력을 가진 인사를 앉히겠다는 이야기가 들린 탓으로 보인다.
원 장관은 2021년 대선행보를 위해 제주도지사를 사퇴하고 이후 윤석열 정부에서 초대 국토부장관 자리에 오른 바 있다. 화물연대 파업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논란이 있긴 했지만 검단 아파트 붕괴사고를 비롯한 여러 현안에 대해 보인 뚝심있는 자세 등은 높게 평가되기도 했다.
실제 중앙정가에 따르면 원 장관이 차기 총선 및 당대표 등에 대해 욕심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과정에서 총리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다만 지역사회는 유 시장의 각료 설은 약간 ‘뜬금없다’는 평가다. 다른 구청장들의 자리는 ‘기초단체’이나 유 시장의 자리는 ‘광역단체장’에 해당되는 만큼 아무리 ‘총리직’이라도 옮기기가 쉽겠느냐는 의견이 있기 때문.
이러한 소문이 어디가 진원지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정황상 유 시장의 측근에서 나온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소문의 이유는 어느정도 추정이 되기는 한다.
유 시장의 경우 ‘행정각료’로서의 역량은 충분히 검증돼 있기는 하기 때문. 최연소 관선 구청장과 군수, 광역시장 등의 경험은 물론 행정안전부 및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등 이력까지 갖추고 있어 사실상 ‘전국구’의 명성을 갖고 있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여기에 윤석열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수도권에서 만만찮은 영향력을 가진 인사’라고 하면 현 시점에서 유 시장만큼 부합하는 인물을 여권에서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도 지목의 이유로 풀이할 수 있다.
‘정치인’인 유 시장의 입장에서도 수도권 광역단체장 가운데 서울시장 및 경기도지사 등에 비해 영향력이 심하게 밀리는 인천시장보다는 총리직의 경력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서는 더 ‘입맛’이 당길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기초단체장이 아닌 ‘광역단체장’ 직을 던진다는 것이 쉽지는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울러 이런 선택이 인천지역의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 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예단이 힘든 만큼 ‘쉽게 결정할 선택’은 아닌 것도 분명하다.
다만 이런 케이스가 아예 없는 건 또 아니어서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낙연 전 총리가 전남지사를 사퇴한 후 국무총리직을 수행한 바 있다. 다만 이 전 총리의 경우는 당시 전남지사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었고 유 시장은 아직 3년여의 임기가 남아있다는 점은 큰 차이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