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해역 모래 채취 장면 (사진=인천녹색연합)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지역 환경단체가 인천 해역에서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는 바다 모래 채취로 인한 해안과 해저의 지형 변화 조사와 모니터링을 직접 실시할 것을 옹진군과 해양 당국 등에 요청, 귀추가 주목된다. 

6일 인천녹색연합은 성명서를 내고 “관할 지자체인 옹진군이 (건설 기업 등의) 바다 모래 채취를 허가하면서 세외수입을 챙기는 사이 해안이 무너지고 있다”며 “돈 몇 푼에 바다와 섬을 잃어버릴 수 있는 만큼 옹진군 및 해양 당국이 제대로 된 조사를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현재 옹진군과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굴업·덕적 해역 7개 광구에서의 바다 모래 채취를 위한 해역 이용 영향 평가 협의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5년 간 약 2,968만㎥ 규모의 모래를 퍼내기 위한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그간 이 영향으로 보이는 듯한 인천 해역의 모래 유실 등 지형 변화가 가시적이라는 설명이다.

때문에 옹진군과 인천해수청 등이 바다 모래 채취를 신규 허가해 주기에 앞서 그간 바다 모래 채취로 인한 해안과 해저 지형 변화에 대해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조사 및 모니터링이 수반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인천녹색연합에 따르면 그간 인천 해역에서는 1980년대 후반 경부터 지금까지 3억㎥가 넘는 바다 모래가 인천 앞바다에서 퍼내 지고 있다. 쉽게 표현하자면 400km가 넘는 경부 고속도로 위에 폭 27m, 높이 27m의 모래 성들을 일렬로 쌓을 수 있는 양이라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인천 앞바다 해안과 해저 지형의 변화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 과학적인 조사나 모니터링이 제대로 진행된 바가 없다는 것이 인천녹색연합이 파악한 내용이다.

이들은 “(조사가 있었다고는 하나) 개별 개발 사업에 대해 사업자가 진행한, 그것도 한시적인 사전·사후 조사 일부가 있을 뿐이었다”고 밝혔다.

인천녹색연합은 현재 인천 경기만 곳곳의 해안선이 무너져 내리는 현상을 파악하고 있으며 실례로 바다 모래 채취가 진행된 선갑지적 주변의 대이작도 작은풀안과 큰풀안해변을 비롯해 자월면과 덕적면 해변의 모래 유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바다 모래를 퍼내고 모래가 유실된 해변에 모래를 양빈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20년 넘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영종도와 대부도, 강화의 볼음도 해안까지 무너지고 있다”며 “물론 해안 침식의 원인이 항로 준설, 각종 개발 사업, 해수면 상승 등 여러 요인이 있을 수 있으나 분명한 것은 바다 모래 채취가 원인임을 배제할 수 없고 바다 모래 채취가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어 “바다 모래 채취 사업의 경우 사전·사후 조사를 법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종합적인 조사와 분석이 진행된 바가 없다”며 “개발 사업의 요식 행위가 아닌 해안 침식의 근본적인 조사 연구와 중장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그동안 선갑 지적과 굴업 지적을 오가며 바다 모래를 채취하지만 주변 지역의 영향 조사는 그때 뿐이었다”고 밝혔다.

또 “5년 여 만에 다시 굴업 지적이 골재 채취 예정지로 지정되었지만 과거 부터의 영향 변화에 대한 과학적인 자료 제시는 찾아볼 수 없었다”며 “이제는 사업자가 아닌 행정과 전문가에 의해 객관적이며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바다 모래 채취를 허가하는 사이 바닷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아무도 정확하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바다와 섬은 우리들의 미래 자산인 만큼 이제부터라도 제대로 된 조사가 시작됐으면 한다”고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