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흥화력발전소 일부 전경 (사진=인천환경운동연합)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의회에서 ‘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을 영흥도 외에 다른 지역으로도 확대하는 조례 개정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흥도 주민들이 당장 들고 일어난 것은 물론이다. 

옹진군 영흥도 이장협의회 등 영흥도의 5개 주민단체들은 1일 옹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의회에 발의된 조례대로 개정되면 우리 주민들이 발전소로 인한 피해보상의 규모가 줄어드는 만큼 조례 개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영흥도에는 현재 수도권 전력 공급처인 ‘영흥화력발전소’가 위치해 있는데 인천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은 발전소로 인해 영흥도 주민들이 상당한 환경피해에 시달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주민들은 영흥화력발전소에 비해 다른 지역의 액화천연가스(LNG) 등 발전시설은 인근 주민들에 대한 피해 정도가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흥도 주민들이 이같은 기자회견을 연 배경은 최근 인천시의회 이순학 의원(서구5, 민)이 발의한 ‘인천시 원도심활성화특별회계 설치 및 운용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때문으로 보인다.

이 의원의 발의안은 현재 ‘발전소 도서개발계정’ 예산이 현행 조례에 의거해 영흥화력발전소 인근 주민들에 대한 환경개선사업 등 지원예산으로 쓰이는데 LNG 등 다른 성격의 발전소들이 있는 서구, 중구, 연수구 등도 발전소 인근에 이 예산을 사용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골자다.

물론 현행 조례안 자체에 영흥도 주민들을 위해 사용한다는 내용을 직접 담은 것은 아니지만 ‘석탄화력발전소 주변 지역의 환경 개선 및 안전 사업에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만큼 사실상 영흥도 주민들에게 지원되는 예산인 셈이다.

이 예산은 영흥화력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남동발전이 낸 시설세 중 65%를 옹진군이 받고 나머지 35%를 인천시가 받아 ‘원도심특별회계’에 쓰도록 구성돼 있다.

이에 서구 등 지자체들은 LNG 발전소 4곳에도 매년 수십억 원 규모의 시설세가 발생하지만 석탄화력발전소가 아니기 때문에 이 예산을 배분받지 못한다며 ‘형평성’의 차원에서 불만이 있었다.

다만 지역 환경단체들을 중심으로 영흥화력발전소 인근의 주민들이 다른 방식의 발전시설에 비해 겪고 있는 환경피해들이 크게 나타난다는 보고와 보도자료들이 있는 만큼, “‘탈석탄’을 현실화하기 전까지는 다른 지역이 양보를 해야 한다”는 지역사회 의견도 만만찮게 있는 상태다.

옹진군 역시 영흥도 주민단체들의 편에 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옹진군 측은 “최근 국립환경과학원 연구 결과 영흥도 주민들의 생체 시료에서 수은과 카드뮴이 높게 검출되는 등 석탄화력발전의 피해가 큰 만큼 영흥도 주민들의 피해 상황을 고려해서라도 조례 내용을 유지시켜달라”고 촉구하고 있다.

‘형평성’의 차원을 우선순위로 본다면 이 의원의 개정내용이 옳다고 할 수 있겠고, 피해를 겪는 현실을 파악한다면 무조건적으로 형평성이 우선순위가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는 이 두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셈이다.

일단 인천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일선 군·구 의견 등을 검토해 보고 조만간 심의를 거쳐 개정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낸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