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지난달 4일 밤 발생한 인천 동구 현대시장 방화사건으로 인한 총 재산 피해액은 12억 원, 피해 점포는 70개소로 집계됐다.
피해액과 피해 점포 수도 늘었지만 상인들은 피해보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관할 지자체의 행정력도 모자란 수준을 반복하고 있어 영업재개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3일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이날 현대시장 방화사건의 재산 피해 규모 집계를 완료해 점포 70개소, 피해 액수 12억 3,200만 원으로 추산해 집계를 완료했다.
시장 화재로 인한 화재 피해 점포 수는 당초 47개소로 집계됐지만 소방당국은 추후 조사 과정에서 피해 점포를 70개소로 확정했다.
수가 늘어난 사유에 대해 인천소방본부는 “종전 47개소는 전소된 점포들을 중심으로 집계된 것이었지만 조사과정에서 전소가 안 됐더라도 피해를 입은 점포들을 모두 포함시킨 결과 이 같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시장 방화사건은 지난 달 4일 오후 11시 40분 경 방화범 A씨(48)가 만취한 상태에서 시장에 불을 질러 발생해 시장 점포 205개소 중 70개소에 불을 내고 약 3시간여 만에 진화됐다. 이후 A씨는 일반건조물방화 등 혐의로 구속돼 현재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A씨는 방화 이유에 대해 술이 취해 기억이 안 난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경찰의 추가조사 결과 A씨는 2006년부터 2018년까지 무려 24차례나 방화를 저질러 이로인해 매번 실형을 선고받아 총 징역 10년을 복역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70개소 피해 점포의 상인들 중 일부는 화재 후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한 달여가 지난 지금도 영업을 재개하지 못하는 등 막막한 상황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동구에서 임시 시장을 열어주는 안도 검토되긴 했지만 부지 등을 이유로 백지화되면서 일부 상인들이 시장 내 빈 점포를 임시로 쓰고는 있으나 빈 점포는 전기나 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상태로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상태다.
특히 관리가 안 된 빈 점포는 수도·전기를 쓸 수 없는 건 물론이고, 오래돼 방치된 시설이 위험요소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상인들이 마음 편히 장사를 할 수도 없는 상태다. 위험한 곳에 대고 손님을 유도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
비록 지방이긴 하지만 경북 영덕이나 전남 담양 등이 관내 전통시장에 화재가 발생하자 이후 인근에 임시시장을 개설해 어느정도 피해구제를 해결한 사례와 비교해 보면 동구의 행정력에 아쉬움을 제기할 수도 있는 상태다.
더 큰 문제는 현재까지의 분위기로만 보면 당초 피해가 컸다는 47개소의 점포들은 이후로도 피해구제의 가능성이 높지 못하다는 것이다.
피해 점포 47개소 중 7개소는 화재보험 미가입 상태였고, 나머지 점포 40곳 중 33곳도 건물 피해만 보상하는 민간보험에만 가입돼 있는 데다 기타 7개소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전통시장화재공제보험에만 가입돼 있다.
보험의 내용들로만 보자면 현재 이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상당히 적다는 얘기가 된다. 물론 피해 상인들이 정부나 지자체로부터 받을 수 있는 공적지원의 내용이 있기는 하다.
6개월간 60만 원씩 받을 수 있는 긴급지원, 점포 당 200만 원을 받을 수 있는 인천시 재해구호기금, 최대 7천만 원의 소상공인긴급경영자금 융자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재해구호기금과 긴급지원은 중복 지원이 불가능한 상태로 총 45명의 상인들은 이미 재해구호기금을 받았고 긴급지원을 받은 상인은 한 명도 없었다.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지난달 모금한 화재성금이 있긴 하지만 동구는 이를 상인들 개개인에게 지급하기보다 기반시설 지원에 사용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현재로서는 상인들의 불만이 커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성금은 민간 영역에서 모아진 것인 만큼 상인들의 직접구제에 사용되어야 하고 기반시설은 관할 지자체의 예산에서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상인들이 이런 논리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