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내년 초 예정하고 있는 조직개편에 대해 여러 분야의 시민단체들이 우려를 표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번에는 환경분야에서 우려를 나타낸 의견도 나왔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20일 성명을 내고 “에너지를 환경이 아닌 산업의 영역으로 대하자는 인천시의 조직개편안을 강력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시는 지난 6일 ‘제2회 저탄소도시 국제포럼’의 개회식을 통해 ‘2045 인천광역시 탄소중립 비전’을 선언했었다.
당시 유정복 시장은 ▲저탄소 경제-생태도시 조성 ▲맞춤형 시민 기후행동 확대 ▲글로벌 기후협력체계 활성화 ▲안전한 기후위기 적응 강화라는 4대 정책과 15대 추진과제를 통해 204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비전 선언 다음날인 7일 조직개편을 예고했는데, 이 때문에 유 시장의 탄소중립 선언이 무색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논란이 된 것은 물론이다.
이번 조직개편은 핵심 공약인 제물포르네상스와 뉴홍콩시티 등을 위한 조직인 글로벌도시국과, 홍보본부 등이 신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 정책 등을 총괄하는 자원순환에너지본부는 통폐합될 계획이다.
통폐합되는 자원순환에너지본부에 속해있던 매립지정책과와 자원순환과는 환경국으로 돌아가지만 에너지정책과는 환경국이 아닌 미래산업국으로 이관 통합될 예정이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이같은 조직개편안을 들여다본 결과 시가 진정으로 탄소중립의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입장이다.
유 시장이 국가가 지정한 탄소중립 목표인 2050년 보다 5년 빠른 2045년 탄소중립을 위해 선언한 정책과 추진과제를 실천한다면 지지해야 할 일이지만, 선언만 앞세워 ‘말뿐인 탄소중립’을 외치는 건 아닌지 의심이 된다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이나 전문가 등에 따르면 탄소중립의 핵심은 온실가스로, 온실가스 발생의 최대 원인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며 함께 발생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총 온실가스 배출량 중 86.8%가 에너지분야에서 배출됐다는 발표가 나온 바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이러한 상황에서 에너지 담당부서를 환경국이 아니라 산업국에 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보고 있다.
서울시의 조직을 예로 들면 녹색에너지과는 기후환경본부에 속해 있으며 경기도의 경우 기후에너지정책과는 환경국에 속해 있다. 수도권 3개 지자체 중 에너지 담당 부서를 산업국에 속하게 하려 하는 것은 인천시가 유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인천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 조례’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 시책으로 신재생에너지 전환을 언급하고 있는데, 이는 에너지와 온실가스 그리고 탄소중립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때문에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시가 진정으로 기후위기 대응으로 2045 탄소중립을 생각 중이라면 에너지를 산업개발의 논리로 움직이는 산업국이 아닌 환경국으로 돌려보내 주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현재 인천시의 조직개편안에 대해서는 여러 우려들이 나온 바가 있다. 전날인 20일에는 조직개편안 중 건강보건국을 시민안전본부에 편입하려는 계획에 ‘인천공공의료포럼’이 성명을 내고 “안전과 보건의 개념을 헷갈리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또 최근 종료된 인천시의회 제283회 정례회의 마지막 본회의에서, 김대영 시의원(비례, 민)은 “홍보부서 조정에 대해 3일간의 입법예고로 졸속 처리하고 홍보국을 만들어 통합하겠다는 등 졸속안이 계속 나오고 있다”는 지적을 했던 바가 있다.
김 의원은 당초 정무부시장 직속으로 편성돼 있던 청년정책담당관이 이번 개편을 통해 여성가족국 산하의 ‘청년정책과’로 편성돼 부서 자체를 격하시킨 계획안에 대해서도 “민선8기의 청년에 대한 시선은 시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준”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관련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