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발 KTX 운행에 필요한 차량조달이 대기업의 담합행위 등으로 인해 사실상 비상이 걸렸다.
1일 국회교통위원회 소속의 허종식 의원(인천동·미추홀갑, 민)이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9월 7일자 공정위 전원회의 의결서와 결정서를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철도차량 입찰 담합 가담업체 3곳이 과징금 등 징계를 받았고 이중 1개사는 검찰고발됐다.
허 의원에 따르면 철도차량 입찰 담합에 가담한 현대로템·우진산전·다원시스 3사가 시정명령과 함께 총 564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특히 현대로템의 경우 담합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나 검찰에 고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인해 현대로템·우진산전·다원시스 등 3사는 조달청으로부터 향후 6개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았다.
조달청은 최근 “지난달 28일 개최한 계약심사협의회에서 이들 3사를 부정당업자로 결정했다”고 밝혀왔다. 이로써 이들 3사는 12월 6일을 기해 내년 6월 5일까지 6개월 동안 입찰참가자격을 가질 수 없다.
허 의원은 사실상 현대로템의 담합 등 행위로 인해, 한국철도공사의 인천발 KTX(2편성 16량) 및 평택~오송 구간 복복선화(15편성 120량) 개통에 따른 고속철도 차량 발주에 차질이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한국철도공사는 올해를 넘기기 전 고속철도 차량(17편성 136량) 입찰 발주를 계획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현대로템과 우진산전이 입찰자격제한으로 참여하지 못함에 따라 인천발 KTX 및 평택~오송선 KTX 운영에 큰 지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발생되고 있다.
특히 현대로템의 경우 인천발 KTX에 투입될 고속철도 차량 입찰(3차례)에 “물량이 적고 단가가 낮다”는 입장을 보이며 이를 모두 유찰시킨 바가 있다.
때문에 인천발 KTX는 2025년 개통을 할 수 없게 될 가능성은 물론 당초 5편성(40량)에서 3편성(24량)으로 투입 차량을 축소해 운영해야 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게 됐다.
평택~오송선이 2027년 복복선으로 개통하게 되면, 인천·수원발 KTX 운행 횟수를 편도 16회에서 36회로 확대할 계획이 국토교통부의 그림이었지만, 이같이 고속철도 차량 입찰이 지연되면 KTX 운행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한편 공정위의 조사 결과 현대로템의 담합 행위가 일부 드러난 정황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현대로템은 2013~2017년 9건의 철도차량 입찰에서 우진산전과 낙찰자를 미리 정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다.
이어 2019년에는 약 1,200량 규모의 차량 발주가 예상되자 현대로템·우진산전·다원시스 3사가 6:2:2로 물량을 나눠 수주하기로 담합한 정황도 발견했다는 것이 공정위 측 설명이다.
특히 고속철도 차량을 현대로템이 수주하면 우진산전·다원시스는 해외 업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기로 합의한 사실도 조사 결과 드러났다고 공정위는 밝히고 있다.
이처럼 현대로템 측이 담합을 주도하면서 1차 담합을 스스로 파기함은 물론 2017년 서울4호선 진접선 복선전철 전동차 구매 입찰에서 우진산전이 수주하기로 한 합의를 깨고 입찰에 참가해 낙찰을 받은 사실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허 의원은 “현대로템은 수 년간 45개 중소 하도급업체에 사유조차 제시하지 않고 철도 및 자동차 생산설비 관련 부품 도면 등 기술자료 210건을 요구해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현대로템은 철도차량 입찰 담합을 주도한 사실까지 밝혀진 만큼,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외면하고 철도 운영계획을 교란함으로써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허 의원은 “정부와 한국철도공사가 인천발 및 평택~오송 복복선 KTX에 투입할 고속철도 차량 입찰에 차질이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만약 무대책으로 손을 놓고 있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인천시민들이 떠안게 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