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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인천시에 따르면 현재 제물포고등학교 자리에 위치한 웃터골운동장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천연분지였다. 이곳은 러일전쟁당시 철도감부(지금의 철도청)의 합숙소가 됐다가 인천부 소유가 된 땅으로 골짜기 전체가 작은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어, 자연스레 인천사람들이 즐겨 찾던 공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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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항 후 일본인의 진출이 많았던 인천은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에 대한 민족적 차별에 시달렸고 자연 이에 대한 저항도 강했던 곳이다.  1919년 3·1운동의 여파로 일제의 무단정치가 문화정치로 바뀌었고 언론출판의 허가와 한글의 사용, 집회·결사를 허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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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내면에는 한국인의 민족운동을 겉으로 드러내게 한 후 거기에 맞춰 통제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있었다.  인천에 최초의 공설운동장이 세워졌던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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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터골’이 구체적인 운동장의 모습을 갖추며 확장된 시기는 1920년으로, 인천부는 조선체육협회와 용산철도 야구부의 협조로 웃터골을 넓혀 이해 11월 공설운동장을 만들게 됐다. 이것은 서울의 경성 공설운동장보다 6년이나 빠르게 건립된 것으로 실제로 한국최초의 공설운동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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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과 규모면에서는 비할 바가 아니었으나, 한국 최초로 등장한 실험적 체육공간이었다. 이때를 계기로 조선독립을 위한 정신적 단결과 체력배양을 위해 운동회를 개최하고 체육단체를 조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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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봄·가을 각급학교 대운동회와 연합체육제전도 모두 이곳에서 열렸지만 웃터골운동장은 그저 단순한 스포츠 경기장이 아니었다.  고단한 식민지 민중의 쉼터면서 울분을 삭이던 곳이었기 때문에 일제는 이런 저런 핑계로 연합운동회 중지를 강요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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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를 풍미하던 한용단(漢勇團)은 서울의 양정이나 배재, 중앙, 휘문 등 고등보통학교 학생들이 경인철도를 타고 한강을 오가며 국권회복에 대한 염원을 모아 만든 조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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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인천의 희망이었고 미래의 등불이었으며, 이들의 경기가 있을 때면 온 인천이 들썩였다. 특히, 웃터골운동장은 일제의 의도와는 다르게 인천 조선인들의 환호와 감동, 한풀이와 단합의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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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웃터골운동장은 한국체육의 성지이고 인천체육의 메카로 1936년 인천공설운동장(도원동) 으로 이전까지 야구, 축구, 육상 경기는 물론 각 학교의 대운동회가 연중 끊임없이 열렸다. 그곳은 인천의 애국 투사들을 육성한 곳으로 광복이 올 날을 기다리는 인천 시민들의 안식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