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타인 주소를 빼내 브로커에게 넘기고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전 통일부 공무원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탈북 브로커에게 국내 거주 북한 이탈주민들의 주소를 넘기고 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A씨(48세)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0만원, 추징금 570만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통일부 공무원으로 근무 중이던 2013년 5월께 탈북 브로커 B(37세)로부터 ‘탈북자들이 탈북 후 약속한 비용을 제대로 주지 않아 그 돈을 받아내기 위해 주소가 필요하다’는 부탁을 받았다.
A씨는 통일부 전산시스템 ‘E-나라’에 접속, 북한 이탈주민 16명의 주소가 담긴 ‘북한 이탈주민 초기정착지 주소 정보’를 B씨에게 전달하고 11차례에 걸쳐 은행 계좌를 통해 570만원을 송금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결과 A씨는 1996년 서울체신청 9급에 임용된 후 2004년 11월 통일부로 전입한 직후부터 2007년 6월까지 하나원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2017년 직위해제 되기 직전 통일부 남북교류협력협의사무소에서 근무 중이었다.
이와 관련 재판부는 “A씨는 통일부 공무원으로서 북한 이탈주민들의 안전보장, 원활한 적응과 보호에 앞장서야 함에도 불구하고 뇌물을 받고 정보를 제공, 국민적 신뢰를 배반했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동종 범죄 전과가 없고 뇌물 금액도 570만원에 불과하고 2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소액으로 나눠 받고 대부분 생활비 등으로 소비된 점을 감안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A씨의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는 무죄가 선고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