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양성현 기자) 환자의 뇌염 진단을 제때하지 못한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학병원이 손해배상을 하게 됐다.

대법원은 환자 A씨(24세)가 한 대학병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학병원에 3억2804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에 따르면 A씨는 9살이던 2003년 7월12일 웃다 울다가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을 보이며 대학병원 응급실에 도착했고 같은 날 오후 7시께엔 38도로 발열도 있었다.

대학병원은 하루 뒤인 13일 아침 A씨를 진찰하고 뇌염 치료를 했다. 뇌 병변 후유증으로 팔다리 근력저하와 강직, 언어장애, 과잉행동 등의 장애를 입은 A씨는 뇌염치료 지연으로 장애를 입게 됐다.

A씨는 대학병원 등을 상대로 10억여원 배상 소송을 냈다. 1심은 "통상의 의료수준을 벗어난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A씨 증상만으로는 의료진이 뇌염 발병을 예견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최선의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A씨 뇌염을 조기 진단해 치료할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 "의료진 과실로 뇌염 진단·치료가 지연됐다"고 대학병원에 3억2804만원을 배상하라고 선고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