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조항욱 기자) 중앙부처 고위직 공무원이 부하 여직원들에게 성희롱 및 여성비하 발언과 성차별, 인권침해 등 부적절한 처신을 해 징계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국회의원(인천시 연수구을)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3년간 국토교통부 및 소속기관 징계 현황에 따르면 작년 초 국토부 소속 오모 과장(3급)은 여직원들과 식사를 하며 ‘나랑 사귈래?’라고 말했다.
그는 또 사무실에서 대통령 탄핵방송을 보며 ‘여자한테 나라를 맡겼더니 나라가 이렇게 됐다’면서 성희롱, 여성비하 발언을 하는 등 성차별·인권침해를 한 사실이 드러나 올해 7월 징계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과장의 징계사유를 보면 방송을 보며 여직원들에게 ‘우리나라 여직원들은 행복한줄 알아’라고 했고 전환대상 기능직공무원이었던 여직원들이 일반직으로 전환됐는데 ‘일반직으로 전환시켜줬는데 능력이 안된다’며 성차별적, 비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함께 인건비 확보가 안 되면 계속 일하기 어려운 무기계약직 신분이었던 여직원들에게 ‘예산 확보가 어렵다’고 말해 고용불안을 조장했다. 오과장은 현재 직위해제 돼 대기발령상태다.
오과장은 징계를 요청한 부하 여직원들을 무고죄로 고소도 했는데 법원은 여직원들이 무고죄의 혐의가 없다고 판결해 사실상 오과장의 발언이 성희롱 혐의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당초 정직 등 중징계를 요구했지만 중앙징계위원회가 가벼운 징계인 감봉으로 징계수준이 낮아졌다. 징계위원들이 일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이유인데 성 비위를 저지른 고위공직자에 대한 봐주기 징계라는 비판이 나온다.
국토부 공무원들의 성 비위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2016년 6월과 7월 대전국토관리청 박모씨(7급)와 철도특별사법경찰대 구모씨(4급)가 직장 내 여직원을 성희롱해 징계를 받았고 원주국토관리청 김모씨(9급)와 윤모씨(5급)도 각각 작년 6월과 올해 4월 강제추행으로 징계를 받았다.
또 국토부 연모 사무관과 부산철도경찰대 이모씨(6급)는 성매매로 적발됐지만 견책 처분을 받는데 그쳤다. 견책은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인 만큼 국토부 소속 공무원들이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아 성 비위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경욱 의원은 “국토부는 장관도 여성이고 국회 국토교통위원장도 여성이 맡고 있는 등 여권 신장의 상징과도 같은 부처인 만큼 그릇된 성의식을 바로잡을 수 있는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직원들의 각종 범죄행위를 단호하게 처벌해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