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 기자) 인천지역의 대표적인 ‘숙원사업’이었던 인천고등법원 개청이 ‘2028년 3월 1일’로 드디어 확정됐다.
오랜 기간 이를 염원해온 인천시와 시민사회, 정치권 모두 환영의 뜻을 표했던 28일은 지역사회 전체가 한 목소리를 내는 훈훈한 분위기가 간만에 연출됐다.
국회는 28일 오후 본회의에서 ‘각급 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법제사법위원장 대안)’을 원안 의결했다.
이 법안은 인천고등법원을 설치해 인천과 부천, 김포 등 지역 주민들의 항소심에 대한 사법서비스 접근성을 제고하고 대전과 대구, 광주에 회생법원을 설치해 주민과 기업들이 도산사건과 관련한 전문사법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받게 하자는 등의 내용이 골자다.
법안은 민주당 소속의 인천지역 국회의원인 김교흥 의원(서구갑)이 자신의 1호 법안으로 인천고법 설치 내용으로 가장 먼저 대표 발의했고 이후 국민의힘에서도 역시 지역 국회의원인 배준영 의원(중·강화·옹진)이 대동소이한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에 지역사회는 발의는 ‘따로국밥’ 식으로 했더라도 여야 지역 의원이 사실상 같은 법안을 낸 것으로 보고 정치권에서 여야가 한 목소리를 낸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에 법제사법위원회는 김교흥, 배준영 의원 외에도 주호영, 민형배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법안들을 지난 26일 병합해 심사하기로 하고 인천 외에 지방 광역시의 내용을 포함한 개정안을 도출하면서 27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해 확정됐고 28일 본회의 통과의 과정을 거치게 됐다.
인천의 두 의원이 활동했던 지난 21대 국회에서도 인천고법 설치법안이 법사위 법안심사 제1소위에 세 차례나 상정됐지만 본격적인 논의는 시작도 못하고 국회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됐던 아쉬움을 사실상 한 번에 날릴 결과가 나온 것.
이날 국회 본회의 통과 후 김교흥 의원은 보도자료를 내고 “2028년 인천고법 설치로 인천시민 뿐만 아니라 경기 서북부 주민 모두가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받게 됨과 동시에 서울고법의 과포화 상태도 해소될 전망”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26일 법안이 국회의 가장 높은 벽인 법사위를 넘을 수 있도록 법사위원장과 양당 간사, 당 대표 및 원내대표와 긴밀하게 소통해 왔고 국회의장과도 협의를 통해 초고속으로 안건을 올려 통과시킨 쾌거”라면서 “인천시민의 사법주권도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 추후로도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실상 같은 법안을 발의한 배준영 의원 역시 자신의 블로그 등을 통해 인천고법 설치법안의 국회 통과를 환영하는 이미지와 메시지 등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인천시 역시 유정복 시장이 직접 메시지를 전하며 “우리 시민들이 보다 신속하고 공정한 사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소감을 밝히고 “대한민국 제2의 경제도시인 인천의 위상이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했다.
유 시장은 “인천고법 설치는 법률서비스의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예정대로 2028년 3월 1일에 차질 없이 개원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앞서 ‘인천고법 범시민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회, 법원행정처 등에 인천고법 설치를 지속 건의해왔고 정책토론회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지난해 ‘인천고등법원 유치 100만 서명운동’에 나서 인천 인구의 3분의 1을 넘는 110만 명의 서명부를 완성한 바 있다.
시민사회진영에서도 환영의 메시지가 전해지고 있다. 인천지역에서 고법 설치만큼이나 숙원사업으로 꼽히는 해사전문법원의 유치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해사전문법원 인천유치 범시민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가 가장 먼저 환영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운동본부는 “이번 법안 통과는 인천시민과 여야 정치권, 인천시 등이 공동으로 노력해온 결과”라고 평가하고 “30여개 시민사회가 함께 해온 시민소통네트워크가 지난 10여년 동안 원외재판부설치에 이어 인천고등법원 설치를 위해 범시민운동을 해왔는데 이런 모든 노력들이 마침내 결실을 이뤘다”고 반가워했다.
운동본부는 “우리 시민사회는 인천고법 설치에서 그치지 않고, 해사전문법원 인천유치를 위한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며 “이제 여야 정치권이 해사전문법원 유치에 본격적으로 나서줄 것을 요청한다”고 제안했다.
현재 고등법원은 서울과 부산·대구·대전·광주·수원 등 주요 광역시 및 대도시에 설치돼 있으나 광역시 중 인구가 두 번째로 많은 인천을 비롯해 울산에는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인천에는 지난 2019년 3월 서울고법 원외재판부가 설치됐으나 민사·가사 사건의 항소심을 담당하는 합의부 2개만 운영하고 있는데 이렇게 전국의 고법 원외재판부 7곳 중 형사재판부가 없는 곳은 인천이 유일하다.
때문에 형사·행정 사건 항소심은 여전히 서울 서초구에 소재한 서울고법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겪어왔으나 2028년 3월 인천고법 개청과 동시에 거의 사라질 전망이며 향후 인천고법의 관할구역은 인천광역시 전체와 부천시·김포시가 된다.
다만 2028년 2월 29일 전 시점까지 서울고법에 계속 중인 사건은 부칙 제2조(사건관할에 관한 경과조치)에 따라 서울고법 관할이 이어지는 만큼 참고해야 하는 사항도 있다.
한편 도산사건 전문법원인 회생법원은 그간 서울·부산·수원에만 있었으나 오는 2026년 3월 1일 대전·대구·광주에도 개청 예정이다. 대전고법 대전회생법원은 대전광역시·세종특별자치시·충청남도, 대구고법 대구회생법원은 대구광역시·경상북도, 광주고법 광주회생법원은 광주광역시·전라남도가 관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