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노후화 시급한데...‘노트북 뿌리는’ 인천시교육청]

이용창 인천시의원 “누굴 위한 사업이냐” 쓴소리
“학교 3개 신설할 돈 노트북에 퍼붓는 것 어불성설”

기사등록 : 2024-10-24 17:47 뉴스통신TV 배영수 기자
이용창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이 24일 시의회 본회의에서 인천시교육청의 노트북 보급사업에 대해 재고를 촉구하는 내용으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교육청이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수천억 원의 예산을 퍼부어 노트북 보급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관련해 인천시의회에서 “누구를 위한 사업이냐”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학교 신설이나 시설 노후화 개선 등 학생들이 교육현장에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시급한 사업들이 있음에도 시교육청이 엉뚱한 식의 사업 우선순위를 정한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24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298회 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시의회 교육위원장인 이용창 의원(서구2, 국)은 “시교육청의 노트북 보급사업은 대체 누구를 위한 것이냐”며 “시교육청이 교육현장의 요구에 맞는 예산 집행을 하라”고 촉구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23년 하반기에 계속된 정부의 세수 결손으로 인해 시교육청의 재정상황 역시 약 2,600억 원의 보통교부금 감액 예측과 함께 내년도 본예산안 심의에서도 약 9,400억 원의 예산부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시교육청이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받음에 따라 사업의 감축, 중단, 통폐합 등 강력한 수준의 긴축재정 모드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초등학교 3~4학년생들에게 노트북을 보급한다는 명목으로 내년에만 약 500억 원 이상의 예산을 편성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미 지난 3년 동안 시교육청이 노트북 보급을 명목으로 1,600억 원의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고 이를 활용한다는 차원의 학내 전산망 개선사업 등에 2년간 96억 원, 내년에 45억 원을 더 투입하는 것으로 잡혀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게 끝이 아니라 한번 보급된 노트북은 3년 후 관리 및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고 내구연한인 6년 후에는 새 제품을 구입해 보급해야 하기에 엄청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현재 (본 의원이 파악한 바로는) 학교 현장에서 노트북이 교육과정에 얼만큼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해 학부모들은 물론 현업의 교사들 또한 의문이라는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그간 노트북 보급사업에 투입된 1,600억 원은 학교신설이 필요한 지역에 학교를 3개나 신설할 수 있고 다목적 강당이 없는 학교에 40개 이상을 지을 수 있는 예산”이라고 산출했다.

 

이어 “일부 학교는 여전히 노후화된 화장실을 사용하고 물이 새는 급식실에서 식사를 하거나 여름시즌 에어컨 고장으로 수업을 진행하지 못하고 하교하는 등의 문제가 여전히 있어 안전하고 쾌적한 학습환경 제공이 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시교육청 스스로 디지털기기와 온라인콘텐츠 등이 난무하는 시대에 대응하는 방안으로 읽고·걷고·쓰기를 강조하고 이는 현 도성훈 교육감과 시교육청의 주요 정책기반”이라며 “노트북에 퍼붓는 예산이야말로 이러한 정책방향과 대치되지 않느냐”고 꼬집었다.

 

이 의원이 이와 관련해 알아본 바로는 최근 미국과 뉴질랜드,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는 교내 스마트폰 사용 금지는 물론 디지털 기기의 사용에 신중한 입장을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국보다 먼저 디지털교과서를 실시한 스웨덴, 핀란드 등에서도 디지털교과서의 문제점을 파악해 종이교과서로의 전환 등이 단행되고 있다고 한다.

 

반면 한국의 경우 교육부가 내년부터 AI디지털 교과서를 초 3~4학년과 중1, 고1학년의 일부과목부터 도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각 시·도교육청이 디지털 기기 보급을 추진하는 등 디지털 교육수단을 정착하는 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의원은 “물론 교육부의 지침에 따라야 하는 부분도 있으니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선출직인 교육감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교육 현실에 맞도록 교육정책을 수립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육아를 예로 들며 “우리 아이가 아픈 곳 없이 건강하다면 새로운 것을 사주고 더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수 있지만 지금 피가 나고 아프면 응급처치를 하고 치료를 해야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노트북 도입이 지금의 우선순위 사업인지 냉철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비유했다.

 

이어 “노트북 보급과 사용이 진정 학생과 교사를 위함인지, 그리고 내년 노트북 보급사업에 사용되는 500억 원 이상의 예산이 적정한지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노트북과 환경개선 중 무엇이 더 시급한지는 더 생각해볼 여지도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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