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학교 캠퍼스 전경 (사진=인하대)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하대학교가 부족한 학생 수용률을 보완하기 위해 건립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행복기숙사’ 사업에 대해 원룸 임대인 등이 반대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인천시의회에서 인천시의 중재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24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298회 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김대영 의원(비례, 민)은 “인하대 기숙사 건립 문제와 관련해 인천시와 미추홀구가 학생 복지와 지역상권 간 상생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중재를 촉구했다.

그는 “지금 의회 본회의에 계신 분들이라면 최근 우리 시청 앞 애뜰광장에서 주민들이 인하대의 기숙사 신축을 반대한다며 집회를 하는 장면을 봤을 텐데 지역사회 전반에서 오해와 갈등이 야기되는 인증”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인하대는 오는 2027년 3월 개관을 목표로 미추홀구 캠퍼스 부지 내에 2인실 기준 지상 15층 규모로 총 1,794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행복기숙사’ 건립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자 인근의 원룸 소유주와 상인 등 이해관계에 있는 주민들은 ‘기숙사 건립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반대의 목소리를 내왔고 급기야 지난 10일 시청 애뜰광장에서 단체행동을 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인하대 학생들은 물론 지역사회 전반에서도 “학생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겼던 거냐, 지역이기주의가 지나치다”는 비난 여론이 나왔고 이런 내용이 전국적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을 비판하는 시선도 온라인 등지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

여론 전반적으로는 원룸소유주와 상인들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고 있다. 현재의 인하대가 기숙사를 통해 학생들을 수용하는 최대치가 2,400여 명에 불과해 수용률이 12%밖에 안 되는 상황을 보완하기 위해 학교 측이 ‘학생복지’의 차원으로 추진하는 사업에 부당하게 개입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다.

현재 인하대의 기숙사 학생 수용률은 전국 대학 평균 수용비율인 23.5%에 한참 모자라는 건 물론 인천지역 평균치인 19.3%에 비교해도 꽤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객관적으로 봐도 기숙사의 건립은 필요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다만 이렇게 비난 여론에 직면해 있는 원룸소유주와 상인들이 아예 할 말이 없는 건 아닌데 이들은 이미 학교 이전 등으로 상권이 약화된 인천대 제물포캠퍼스의 상황처럼 될 것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기숙사가 부족해 많은 학생들이 평균 40~50만 원의 월세를 감당하며 외부에서 자취를 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기숙사 확충은 이를 해결하는 중요한 방법인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임대인과 상인들은 자신들의 생계가 걸린 중대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지역상권 활성화와 유지 또한 매우 중요한 문제이기에 두 이해관계는 모두 고려될 필요가 있다”며 “문제 해결에 인천시와 미추홀구의 적극적 중재와 행정지원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대학생위원장 출신으로 인천지역에서 대표적인 청년 시의원이기도 한 김 의원은 “대학생들은 대중교통을 이용해 통학 또는 민간주택 자취, 혹은 기숙사에 생활하는 방식을 통해 학교를 다니는데 이 세 가지 방식에서 문제접근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통학생 511, 5-1, 27번 등과 같은 시내버스와 1601, 3001, 9200번과 같은 광역버스를 이용하는데 이들 노선들은 수요에 비해 차량이 부족해 한 번 놓치면 최소 30분에서 많게는 1시간을 허비하는 만큼 증차나 노선신설 등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이어 자취와 기숙사의 경우 청년 월세지원 사업 등 기존 청년정책을 확대하는 방안과 기숙사 내 시설을 지역 상권과 연계하여 운영하거나 학생들이 여전히 지역 상권을 이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임대인들에게는 재정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하면서 수익의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도 생각해볼만 하다는 의견도 추가적으로 개진했다.

이날 김 의원은 본회의에서 “식견은 부족하지만 몇 마디 제언코자 한다”며 이 같은 주장을 펼쳤는데 이는 ‘스스로 강한 주장’을 하기보다는 ‘추후 관계기관과 의회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논의하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그는 “시와 미추홀구, 학교와 학생, 지역 주민들이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고 보며 본 의원은 그것이 시민과 함께하는 정치라고 믿고 있다”며 “해당 지역의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이 갈등을 부추기는 점도 보이는데 이는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비판을 보태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10일 애뜰광장의 단체행동에서 미추홀구 용현동을 지역구로 둔 이봉락 인천시의원 등이 현장을 방문해 “주민들 생존권이 걸렸다, 시에서 주민들 편에서 시정을 펼쳐야 한다”는 등 학교 학생들을 고려하지 않은 듯한 자세를 보인 바가 있는데 이런 점을 꼬집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 의원은 “(국힘 정치인들의) 이러한 행태는 갈등을 악화시켜 지역사회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우리 사회의 미래라는 청년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뿐만이 아니라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를 더욱 부추기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어느 곳이 더 표가 잘 나올까, 각자만의 정치 계산기를 두드리는 일부 정치인들의 셈법 때문에 시민의 일상은 위협받고 상처를 입는다”며 일부 시·구의원들에 대해 자중을 촉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