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7월 배우 변우석이 해외 일정차 출국하는 과정에서 경호업체 직원들이 일반 승객들을 대상으로 근거없이 갑질을 부려 논란이 된 가운데 인천공항공사가 ‘재발방지’를 명목으로 연예인 전용 출입구를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운영에 대해 시민과 네티즌 등은 “갑질을 제재하라니까 의전을 하고 앉아있느냐”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특혜라는 비판 여론을 형성하고 있어 논란은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28일부터 사전에 공사에 신고절차를 마친 유명인(사실상 연예인)들이 출국 시 항공기 조종사 및 승무원들이 통과하는 별도의 통로를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운영 매뉴얼을 공지했다.
공사는 연예인 혹은 국내 및 해외의 아티스트들이 출국 시 군중 운집이 발생할 경우 공항 안전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반적으로 공항을 이용하는 국민과 외국인 관광객의 편의가 현저히 저해됨에 따른 조치로 설명하고 있다.
공사는 이번 조치에 대해 ‘보도자료 본문’에서는 특정 인물들을 사례로 든 건 아니지만 7월 과잉 경호행위를 자행해 뉴스란을 뒤덮었던 배우 변우석 측 논란이 배경이 됐다는 점은 어렵지 않게 추정할 수 있다.
당시 변우석 일행은 홍콩 출국 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 대한항공 프레스티지 라운지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변우석을 보호하는 일부 경호업체 직원들이 관계기관(공사 및 경비대 등) 측 허락도 전혀 없이 공항게이트 출입을 차단하는 등의 행동을 해 논란이 됐다.
심지어 이들 경호업체 직원들은 다른 공항 이용객들을 향해 손전등을 비추는 행위와 라운지 이용객들의 항공권을 권한도 없이 검사하는 등 아무 근거도 없이 공항 고객들을 상대로 갑질 행위를 해 더욱 논란이 됐다.
결국 경호업체 대표 등 관계자들이 경비업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 송치되는 등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된 바 있다. 그러나 공사의 해당 조치를 두고 비판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냉정히 ‘공공시설’에 해당되는 공항을 공항에 근무하는 관계자들도 아닌 관계도 없는 특정인에게 별도의 편의를 공공의 영역에서 제공하는 것이 이치에 맞느냐는 것이다.
인천공항공사의 운영은 전적으로 국토교통부가 주무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100% 주주인 기관이다. 연예인들이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공인도 아닌 이상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항이 그들을 위해 별도의 출입통로를 이용하는 것은 사실상 ‘특혜’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얼마든 나올 수 있기 때문.
특히 별도의 통로를 이용하게 되면 사실상 일반 승객이 수속을 위해 들이는 절차와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기정사실’인 만큼 ‘특혜시비’는 사실상 당연히 따라올 수순이라는 논리도 설득력이 있다.
영종지구 주민 김모씨(34)는 “특정 연예인들의 과잉경호 논란이 부른 조치라면 연예인들을 대상으로 오히려 일반 승객보다 더 제재를 줘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공항에서 의전을 해주는 꼴”이라며 비꼬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연예인들을 향해 팬들이 몰려들어 발생될 안전사고를 우려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그러한 운집에 대해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의 영역이 왜 모든 책임을 져야 하느냐는 반박은 더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다.
그는 “만약 그 연예인들을 향해 팬들이 몰려들어서 안전문제 가능성이 있다면 그 안전문제 차단을 위해 추가적으로 드는 운영비용을 연예인 측에서 이용료로 물려야 논리적으로 타당하다”며 “국민들은 특별한 통로를 쓰는 연예인들을 보며 더욱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나 공사는 이런 비판 여론을 마주하고도 개선할 생각은 별로 없어 보인다. 공사 측은 “이번 조치는 연예인들을 위한 게 아니라 현장 혼잡에 대비해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 및 편의 확보 차원이며, 출국 전에 경호인력 확보 등을 마치고 사전 신고를 마친 케이스로 한정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사는 “연예인 전용 출입문을 따로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승무원 출입 통로를 함께 사용하는 걸로 방향을 잡은 것”이라며 특혜 논란의 대상은 아니라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전술한 비판 여론이 왜 나오는지에 대한 고민이 없어 보이는 자세라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