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출장일정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효진 인천시 글로벌도시정무부시장의 이 출장이 석연찮다.
그가 송도 E4호텔 논란으로 국정감사 증인출석이 예정돼 있는 상황인데 출국일과 출석일자가 겹치기 때문인데 일각에서는 그가 의도적으로 국회 출석을 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온다.
인천시에 따르면 황 부시장은 25일부터 28일까지 중국 위해시로 출장길에 올라 위해시장 면담 및 세계 도시의 날 행사와 관련된 기조연설 및 포럼 참석 등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그런데 이를 확인한 국회의원 등은 황 부시장의 출장 일자를 놓고 어리둥절하다는 반응이다. 그가 국회 국정 감사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이 예정돼 있는 날짜가 25일인데 같은 날을 출국 일로 잡았기 때문.
황 부시장은 현재 국회에서 국정감사 차 들여다보고 있는 송도 E4호텔의 소송 등 논란과 관련해 과거 인천도시공사(iH) 사장직을 지낸 바 있기에 국회에서 그를 증인으로 채택한 상황이다.
현재 4건으로 알려진 소송전에는 iH를 비롯해 현재 호텔 운영사로 알려져 있는 ‘㈜미래금’, 그리고 레지던시호텔 시공사로 알려진 ‘대야산업개발㈜’이 얽히고설킨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데 국회에서 이를 다루고 있기 때문인데 iH와 시에서 모두 요직을 거친 황 부시장의 증언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읽힌다.
특히 국회는 iH가 5월 소송을 벌이고 있는 두 업체(㈜미래금, 대야산업개발㈜)와 함께 E4호텔 정상화 진입 차원에서 법원의 조정에 따른다는 전제사항을 보도자료로 배포했다가 7월 iH 이사회에서 불수용 의사를 밝히며 다시금 소송전 국면으로 접어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iH 노동조합은 E4호텔 문제를 비롯한 소송 등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 가닥을 잡았음에도 당시 인천시가 부당하게 의사 결정에 개입하면서 이사회에서 수용하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국회가 진위 여부를 가리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국회는 법원의 조정결정을 인천시와 iH가 수용하지 못할 경우 270억 원이 넘는 지연손해금은 물론 하루 1천만 원이 넘는 이자까지 감수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려져 있었던 만큼 불수용 결정이 난 배경에 대해서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는 후문.
당시 법원의 조정결정 골자는 공사대금 409억 원, 지연손해금 272억 원으로 산정하고 8월 7일까지 처리기한을 정한 것이었고 iH가 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지연손해금 이자를 지불하는 것이었다. 현재까지 이자만 10억 원이 넘는 규모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황 부시장이 상당히 개입을 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국회 역시 그런 차원에서 황 부시장을 증인으로 채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런데 다른 자리도 아니고 자그마치 ‘국회 증인출석’을 예정해놓은 황 부시장이 같은 날 해외 출장을 잡아놓은 것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권은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더군다나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밝혀온 바에 따르면 국회는 황 부시장에게 증인 출석을 지난주에 통보한 반면 인천시는 황 부시장의 중국 출장에 대해 국회에 통보한 바도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당일에 국회 출석을 하고 곧바로 출국길에 오르는 것이 아예 불가능하지는 않겠지만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한 곳의 일정만 소화해야 한다고 봤을 때 황 부시장이 의도적으로 증인 출석을 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가능한 상황이다.
지역 정가 일각에서는 황 부시장의 의도가 명확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E4호텔의 문제가 자그마치 16년째 이어지며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며 결국 국회에서 들여다봐야 하는 형국이 됐음에도 행사 참석을 위한 출장길이 더 중요하다는 자세를 취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
지역 국회의원이자 국회 행안위 소속이기도 한 모경종 의원(서구병, 민)을 비롯한 행안위 소속 의원들도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황 부시장이 그 전 시점에서 사유서 등을 제출했다면 출석일을 조정하거나 다른 증인을 채택하거나 했을 텐데 그러지도 않고 이러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자체가 심히 부적절하다는 의견이다.
때문에 모경종 의원을 비롯한 행안위 소속 의원들 상당수는 황 부시장 측이 지금까지 국회에 사유 등을 전달하지 않은 겻은 증인 출석 당일까지 의도적으로 버텨보겠다는 심산이 아니겠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이러한 자세는 시 공직자들 역시 어리둥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증인출석을 거부하는 등의 자세를 보이다가 자칫 처벌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을 텐데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행법(국회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정감사에 채택된 증인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상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의 처벌조항이 명시돼 있다.
물론 증인출석을 반드시 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고 불출석 사유가 있을 경우 국감일 3일 전까지는 제출할 수 있도록 해놨지만 황 부시장이 이러한 행보를 보인 것도 아니다.
만약 국정감사 위원들이 불출석 사유를 이해할 수 없거나 동의하지 못할 경우 관련법에 따라 불출석한 증인에 대해서는 검찰고발까지 가능한데 지나친 무리수가 아니냐는 의견들이 시 내부의 일부 공직자들 사이에서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직자는 “담당부서 공무원이 아니라서 말하기는 조심스럽지만, 시 내부에서는 황 부시장이 국감에 출석해 진위여부에 대해 모두 밝히겠다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중국 출장길이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해할 만한 정황은 아닌 것 같다”고 의견을 전해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황 부시장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 여부를 국회에 통보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재까지는 여부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확인하지 못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