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21일 인천시의회 제298회 2차 본회의에 출석해 시의원들의 시정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특·광역시가 산하 기초단체에 내려주는 조정교부금 규모가 너무 낮다는 인천 관내 기초단체들의 요구에 대해 인천시가 ‘사실상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교부율을 올려주게 되면 일찌감치 요구가 있었던 부평구를 비롯해 미추홀구 등 복지예산이 많이 쓰이고 재정자립도가 비교적 낮은 자치구의 예산에 숨통이 트일 수 있을지도 관건인데 아직 시기는 구체화되지 않아 아직은 추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의회가 21일 연 제298회 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인 신동섭 의원(남동4, 국)은 “현재 우리 시가 지역총생산 100조를 넘으며 이제는 부산을 넘어 명실공히 한국 제2의 행정도시로 거듭나고 있지만 자치구 조정교부율이 6대 광역시 중 최하위”라고 지적했다.

신 의원의 이러한 지적은 14일 시의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그와 같은 행안위 소속인 김명주·김대영 의원(이상 민주당) 등이 지적하면서 당시 모든 행안위 소속 시의원들이 공감했던 사안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김명주 의원이 대표발의한 ‘인천시 조정교부금 배분 조례 일부개정안’과 관련해 김대영 의원이 “우리 시가 8개 자치구에 지급하는 조정교부금 비율은 보통세의 20% 규모”라고 밝히고 “이는 7개 특·광역시 중 최하위로 현행 비율은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던 것.

현재 인천시는 2013년 정한 기초단체에 대한 조정교부금 교부율 20%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2015년 행정안전부가 권고한 교부율 22.9%에 꽤 모자란 편인 데다 지방의 광역시들인 광주(23.9%), 부산(23.0%), 대전(23.0%) 대구(22.29%) 등에 모두 뒤지는 수준.

민주당 소속의 시의원들이 화력을 집중한 이 개정안은 행안위서도 별다른 이의 없이 원안 통과됐는데 국힘에서도 적극 공감하면서 신 의원이 시정질문에서 유 시장에게 이를 직접 언급한 것으로 사실상 여야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 의원은 “광역시 내에 위치한 자치구는 11개의 지방세 중 재산세와 등록면허세 그리고 주민세의 일부만을 자체재원으로 활용하고 있고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기에 자치구 조정교부금이 가장 큰 이전재원에 해당된다”며 문제 제기의 배경을 밝혔다.

신 의원은 인천시 내 8개 자치구의 자체세입 및 조정교부금을 인구 1명으로 환산한 수치는 2023년 결산 기준 자체세입 1인 당 51만 4천 원, 조정교부금은 25만 2천 원으로 두 개 세입 모두 6대 광역시 중 중상위에 해당하며, 전체세입 중 조정교부금의 비중 또한 10.2%로 높은 수준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조정교부금의 규모 및 비율이 시 예산 범위 내에서는 높은 것처럼 보일 수 있어도 국고보조사업 및 시보조사업 등이 포함된 전세세입으로 확장해 보면 그 수치는 달라진다는 주장.

실제 인천시의 1인 당 전체세입은 6대 광역시 중 최하위이고 전체세입을 해당 지역의 인구로 나눈 1인당 세입의 경우 광주 319만, 부산 307만, 대전 295만으로 239만에 불과한 인천시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 의원은 “6대 광역시 중 유일하게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우리 시가 현재 추세를 더 유지하려면 더 높은 품질의 행정서비스와 다양한 사업 등이 전제돼야 한다”면서 “자치구 조정교부율을 현행 20%에서 22.9%로 상향할 필요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유정복 인천시장은 “교부율이 낮은 건 사실이고 자치구의 어려움도 알고 있다”며 “그러잖아도 2026년 7월 자치구 행정체제 개편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유 시장은 “현재 우리 시가 조정교부금 제도개선 연구용역(인천연구원 4월 시작 12월 종료)을 수행하고 있다”며 “용역 결과를 기반으로 자치구 지방세 세입 추이, 행정수요 변화 등 재정변화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자치구 조정교부금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특히 인천시 산하의 기초지자체들 가운데 사회복지예산이 많고 재정 자립도가 낮은 미추홀·부평구 등은 매년 재정적 어려움에 처해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부평구의회는 “인천시가 자치구 조정교부금 교부율을 행정안전부의 권고 수준인 보통세의 23% 이상으로 상향시켜 달라”는 ‘자치구 조정교부금 교부율 상향 촉구 결의안’을 의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천시는 이날 유 시장의 시정질문 답변 외에 14일 김명주 의원의 개정안 발의와 관련해 당시 천준호 시 기획조정실장이 긍정적인 답변을 꺼내놓기도 했었다.

당시 천 실장은 “일반조정교부금의 비율 인상은 그 필요성이 시 집행부에서 이미 인정하고 있는 사안으로, 인천연구원의 연구용역이 완료되면 이를 통해 제도 개선이 검토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교부금 인상을 예정 중이라는 뜻을 우회적으로 밝히고 있는 셈이다. 다만 이 조정교부금 비율의 인상 시기는 아직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인천연구원의 용역이 12월 완료된다고 했을 때 바로 내년에 인상시키는 어렵다고 볼 수도 있기 때문인데 실제 이날 시정질문에서도 적용 시기 등은 언급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