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출근시간 혼잡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운행간격을 30초 정도 단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현재 보유중인 2량짜리 예비차량 1대를 출근시간에 추가 투입하겠다는 것인데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그 실효성이 과연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팽배하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내일(18일)부터 예비차량 1대(2량)를 투입해 인천도시철도 2호선의 출근시간대 ‘3분’의 운행간격을 ‘2분 30초’로 약 30초 단축한다는 계획이다.
시와 인천교통공사 등의 통계에 따르면 인천2호선은 4월 실시한 혼잡도 조사에서 출근시간대 가정역~석남역 방향이 가장 높은 147.2%를 기록했다.
시는 해당 혼잡도는 물론 국토교통부 기준상 보통 수준(150% 이하)이지만 이용객들이 느끼는 혼잡도를 낮출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
시는 “이번 조치는 예비차량 1대를 추가 투입해 이뤄지는 것으로 이를 통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출근길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소식을 들은 시민들은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분위기다.
특히 인천서 서울로 출퇴근을 하거나 해본 시민들은 해당 조치의 실효성을 회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순환선 형식으로 서울 핵심지역을 도는 서울도시철도 2호선만 봐도 단순히 열차 배치를 늘리는 것이 별반 효과가 없다는 걸 이미 체감해 봤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
서울2호선은 ‘신도림역’으로 대표되는 출근시간 대의 심각한 혼잡을 개선하기 위해 열차 배치를 늘리는 등 갖은 고육지책을 써봤지만 오히려 간격조정 등을 하느라 이용에 적잖은 불편함 등 부작용들이 나왔는데 인천~서울 출퇴근을 한 시민들 대다수가 이를 모를 리 없다.
미추홀구 주민 박모씨(40)는 “인천2호선 역사들이 당초 4량 편성을 기본 골자로 해서 건립된 게 아니었느냐”며 “예산의 문제일 테지만 4량을 본격 배치할 생각을 우선순위로 하지 못하는 건 결국 시민들이 ‘탁상행정’으로 이해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서구 주민 김모씨(48)는 “출근에 소요되는 시간이 30초 정도 당겨진다고 과연 효과가 클 지는 의문”이라며 “특히 여유시간을 충분히 두고 출근하는 시민들에겐 30초 따위는 더욱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특히 이러한 특정시간 증차 계획은 현재 시가 추진하는 수요예측 용역의 목적과도 다소 다른 부분으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형국이기도 하다.
시는 지난해 인천2호선 혼잡도 개선을 명목으로 1억 4,500만 원의 예산을 인천연구원에 투입해 ‘인천 2호선 중장기 수송수요예측 용역’을 실시한 바 있었는데 해당 용역에도 최종적인 방안은 ‘4량 차량의 도입’이었다.
1편성 2량의 기존 차량을 추가 투입한다면 차량 추돌사고 우려로 운행간격 단축에 뚜렷한 한계가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도 1편성 4량 운영이 도입돼야 한다는 내용이 이미 도출돼 있기 때문.
다만 현재 인천2호선의 기존 역사 플랫폼이 ‘4량 정차’를 기반으로 건설되긴 했으나 여유공간이 없어 출근시간대에 자칫 압사사고 우려가 있어 대피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등의 문제도 물론 있다.
여기에 2022년 12월 전동차 6대(총 12량)를 증차해 출근시간대 운행간격을 3.3분에서 3분으로 단축하면서 최고 혼잡도를 132%에서 115%로 낮췄지만 이 역시 이후 이용객이 계속 늘면서 지난 4월 혼잡도 조사에서 앞서 언급대로 147.2%까지 늘어난 상황도 있었다.
물론 4량으로 늘리기 위해서는 현재 보유한 86량에서 86량을 추가로 증차 보유해야 하는데 여기에 들여야 하는 예산을 3,826억 원으로 추산하는 데다 앞서 언급한 유사시 대피공간 확보 등에도 대규모의 예산이 수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기는 하다.
다행이라면 인천시도 이런 부분들은 모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김인수 인천시 교통국장은 “이번 출근시간대 운행간격 단축은 혼잡도 개선을 위한 첫 걸음으로 추후 1편성 4량 운영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해 2호선 교통 서비스를 개선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