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숙녀 기자
동두천 시민들이 용산 국방부 앞에서 총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통신)
▲전국 1위 시 전체 42% 미군에 제공했으나 남은 건 천문학적 피해뿐
전체 면적의 절반인 40.63㎢를 70년간 미군에 제공했다. 수치로는 약 1,300만 평으로 쉽게 말해 여의도의 7배, 축구장 3,300개 정도에 해당한다. 이중 캠프님블, 짐볼스훈련장, 캠프모빌, 캠프캐슬 등 공여지 23.21㎢가 일부 반환됐다.
그러나 99.8%가 산지여서 개발은 고사하고 사용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반대로 평지라 개발하기 좋은 동두천의 중심인 캠프케이시와 캠프호비는 아직도 반환받지 못했다. 공여지 반환은 해결해야 할 중대한 문제이지만 한미 당국은 반환 약속이나 이에 걸맞은 지원 대책 없이 안보를 이유로 일방적인 희생만을 동두천시에 계속 강요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동두천시는 안보 희생의 대가로 얻은 게 전혀 없는 것은 물론 천문학적인 피해만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세부적인 현황과 경제 지표를 살펴보면 참담한 수준이다. 주한미군기지 공여로 인한 지자체 손실 보전 방안 연구(2022년 경기개발 연구원 이용환 외)에 따르면 경제적 피해 금액이 총 25조 1,181억 원에 이른다.
연간 최소 300억의 지방세 손실과 개발 기회비용이 매년 5,278억 발생하고 있고 미군 감소의 영향도 상당한데 미군을 상대로 형성된 상권이 크게 몰락했다. 자영업 40% 이상 폐업, 매출은 60% 이상 감소했고 인구의 17%가 생업을 포기하는 상황에 내몰렸다. 이런 여파로 2024년 상반기 실업률이 5.1%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박형덕 시장이 정부 약속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통신)
▲미군이전평택지원법 제정된 것처럼 동두천 지원 특별법 제정 촉구
정부는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을 이유로 삼아 2004년 미군이전평택지원법을 제정, 시행하고 있다. 해당 법률을 근거로 평택에는 수도권 규제 예외를 적용해 41개 첨단업종의 대기업 공장 신설과 공장 증설 등을 허용했다.
이를 계기로 평택은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유치를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뤘고 약 18조 8천억 원의 막대한 지원 등을 받았다. 아울러 평택지원법은 당초 2014년까지 적용되는 한시법이었으나 몇 차례 연장돼 오는 2026년까지 지원하도록 개정했다. 그야말로 전폭적인 지원이 상당 기간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2006년 제정된 주한미군 공여구역 주변 지역 등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적용 대상은 동두천 포함 미군기지가 있는 모든 지역으로 피해 규모와 상관없이 지원되고 있다. 해당 법률은 평택지원법과 달라 제한된 국가 보조와 높은 지방비 부담 비율이 수반돼 그야말로 그림의 떡으로 작용하면서 효과가 미진하다.
동두천시는 법률을 근거로 20년간 2,700억을 지원받았으나 평택과는 비교조차 불가할 정도여서 지역발전의 토대를 마련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미군이전평택지원법이 제정된 것처럼 동두천 지원 특별법도 반드시 제정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평택보다 동두천의 안보 희생이 더 크고 오래된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동두천시 주한미군 공여구역 현황 (사진=동두천시)
▲동두천 지원 특별법 제정되면 미군기지로 받은 피해 상당 부분 해소
주한미군 미 반환공여구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되면 미군기지로 받은 경제적 피해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법안에는 미군 공여지 반환까지, 반환 후 10년 동안 국고보조금 인상 지원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더불어 지방세 손실분 보전에 관한 내용도 담겨 있다. 또 캠프케이시와 캠프호비 미반환 토지매입비 2,924억 원의 주변 지원 사업 전환, 동두천 국가산업단지 조성 부지조성비와 용지매입비 보조, 예비 타당성 조사 면제 등이 명시돼 있다. 박형덕 시장은 특별법 현실화를 위해 관계자들과의 면담을 지속하고 있다.
김성원 국회의원은 물론 법안과 밀접하게 관련된 국방부,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 관계자를 면담하고 특별법 통과의 필요성을 전달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향후 동두천시는 의정부, 군산 등 장기 미반환 공여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 파주, 하남 등 공여지 반환이 완료된 지자체와도 공조한다는 계획이다.
박 시장은“동두천은 국가를 위해 일방적인 희생을 감수했으나 그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게다가 수도권이라는 이유로 이중 삼중의 규제에 묶여 성장 동력을 상실했다”며 “이런 위기와 어려움 극복을 위한 단 하나의 해법이자 정당한 보상의 시작이 동두천 지원 특별법인 만큼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