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구상 중인 북부문화예술회관에 대해 서구와 계양구 내 유치 경쟁이 과열 구도로 전개되자 시가 향후 2주 정도 내로 문예회관 관련 추진에 대한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시는 최근 이들 두 지자체에 ‘과열 경쟁을 자제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바 있는데 공문을 받은 계양구는 최근 일단 유치 활동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답을 전달한 상황이다.
1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정확히 날짜를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2주 정도 내로 문예회관 관련 입장을 정리해서 발표할 계획과 함께 발표 시 용역 결과는 물론 향후 추진 방향 등도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두 지자체의 분위기에 따라 아직은 이 같은 계획이 바뀔 ‘변수’가 없는 건 아니지만 두 지자체의 유치전 과열 양상에 ‘인천시의 책임도 있지 않느냐’는 지역사회 일각의 지적을 다소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천시는 지난 2일 관내 10개 군·구 전체에 ‘군·구간 경쟁 자제를 통한 상호협력 강화 요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이 공문 내용을 몇몇 군·구로부터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근 우리 시의 주요 정책결정 과정에서 군·구 간 경쟁이 과열되면서 지역 간 갈등과 함께 시민들의 행정 불신을 야기하고 만큼 각 군·구에서 시의 정책 방향에 맞춰 상호 협력을 강화해줄 것”을 요청해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공문의 내용은 이들 10개 군·구가 자기들끼리 여러 사안(북부문예회관, 제3연륙교 공식명칭, 쓰레기 소각장 관련 등등)을 두고 인접 혹은 이해관계가 갈리는 기초단체와 갈등을 격화하고 있는 상황을 가급적 자제하라는 요청이다.
다만 서구와 계양구 간 북부문예회관 유치전 양상이 가장 과열되게 흘러가고 있는 만큼 해당 공문은 아무래도 다분히 서구와 계양구를 의식했다는 의견이 중론화되는 분위기다.
실제 서구와 계양구는 각 언론사에 수 차례 보도자료를 내는 건 물론 주민 서명부 및 주민단체들을 모아 단체행동에 돌입하는 등 여러 방법으로 유치전을 전개해 오며 주민 간 갈등도 불거지는 등의 과열된 양상을 보여왔었다.
다만 이 같은 두 지자체의 갈등은 인천시가 소위 ‘우유부단’한 자세를 보이면서 일을 더 키웠다는 지적도 가능한 상황이다. 인천시는 지난해 5월부터 ‘북부지역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위한 타당성 조사용역’을 진행해왔다.
이 용역은 계획대로라면 7월 중 발표가 됐어야 했고 실제 용역 결과는 현재 ‘대외비’의 상태일 뿐 이미 나와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시는 이 발표를 지금까지 미뤄오고 있다.
그러자 인천 시민사회진영 일각에서는 “두 지자체 간 갈등을 의식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고 결과도 나오지 않았느냐”며 시의 행정을 질타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결과가 나온 것을 발표 시기를 미룬다고 바뀔 가능성이 없는데 굳이 미뤄댐으로써 지자체 및 주민 간 갈등만 더 확산시키는 안 좋은 상황에 결정적으로 일조하고 있다는 의견인데 이는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
이런 가운데 두 지자체 중 한 곳인 계양구는 인천시의 공문을 받은 뒤 9일자로 북부문화예술회관과 관련된 유치활동을 당분간 전면 중단하기로 하고 추후 인천시의 발표를 일단은 지켜보겠다는 뜻을 인천시 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계양구는 “인접한 서구 주민들과 민간 영역에서 갈등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문화예술회관을 중심으로 각종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제관광도시로 발돋움하려는 계양구의 구상이 반드시 실현되길 바란다”는 뜻을 전달했다.
계양구가 시의 결정 전까지는 단체활동 등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전한 만큼 당분간 문예회관 유치를 두고 계양구 내에서 큰 움직임은 없을 전망인데 실제 계양구 내에서는 유치를 희망하는 메시지로 내건 현수막 등도 일단은 내리고 있는 상태다.
계양구의 이 같은 결정은 물론 시의 공문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이미 용역 결과가 사실상 ‘발표’만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일련의 ‘단체행동’이 의미가 없지 않느냐는 일각의 지적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계양구와 달리 서구 측에서는 아직 별다른 입장은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시의 공문과 이미 완료됐다고 알려진 용역 등 정황을 감안했을 때 사실상 서구에서도 문예회관에 관련된 별다른 단체행동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정황으로 보면 의미를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