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전 세계적으로 ‘메이저 급’의 음악축제임에도 그간 인천시민들 전반적으로는 관심이 덜했다고 평가 받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가 올해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내고 있다.
인천지역(인천시 및 군·구, 유관기관 등)서 근무하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이번엔 갈까’ 하는 분위기가 점쳐지는데 곧 해체를 앞둔 해외의 록 밴드에 유독 관심이 집중되는 분위기도 꽤나 흥미롭다.
31일 인천시는 매년 시 주최로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펜타포트에 대해 “올해로 19회를 맞아 ‘전설의 라인업’을 구성했다”고 밝히고 “한여름밤을 날려버릴 뜨거운 무대를 예정하고 있으니 한껏 기대해도 좋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관련해 시는 이날 보도자료를 각 언론사에 배부하기도 했는데 특이한 점이라면 마지막 날 메인무대도 아닌 서브무대에 오를 것으로 알려진 브라질의 메탈 밴드 ‘세풀투라’를 유독 강조하는 분위기가 보인다는 점이다.
인천시는 세풀투라에 대해 “브라질 출신의 세계적인 록 밴드”라고 소개하며 “펜타포트 이후에는 유럽 공연을 끝으로 40년의 밴드 역사를 마무리할 예정기 때문에 그들의 팬이라면 올해 펜타포트가 아시아에서 세풀투라를 만나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사실 ‘국내 대중들’이라면 세풀투라에 대해서는 잘 모를 확률이 높다. 그런데 8090 시절 록이나 메탈 음악들을 자주 들었다는 ‘아재 세대’들이라면 반대로 이 밴드를 모를 수가 없을 정도로 과거에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었다.
이들이 발표한 곡들 중 ‘Beneath The Remain’, ‘Inner Self’, ‘Arise’ 등은 당시의 메탈 팬들에게는 ‘바이블(Bible)’과도 같은 필청 코스이기도 했으며 한때 ‘인기 절정’의 시절에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밴드 메탈리카(Metallica)의 아성에도 도전하는 분위기를 보이기도 했던 세계적인 명성의 밴드이기도 했기 때문.
실제 ‘크래시(Crash)’ 등 국내의 스래시 계열 메탈 밴드들 상당수가 세풀투라에 대해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혀오는 등 국내 록/메탈 신 자체에서 이미 상당한 인지도가 있는 밴드이기도 하다.
물론 해체를 앞둔 현재는 전성기를 이끌었던 막스 카발레라(Max Cavalera-기타, 보컬)와 이고르 카발레라(Igor Cavalera-드럼) 형제가 모두 빠진 상황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세풀투라의 이름만 듣고 펜타포트 현장을 찾겠다는 음악 애호가들이 꽤 보일 정도인데 이런 분위기가 인천시 공무원들 사이에서도 일부 보이고 있어 흥미롭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40대)은 “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면 당시 중·고교 한 반에 서너 명은 꼭 록/메탈 음악을 듣는 친구들이 있었는데 세풀투라는 그 친구들이 항상 얘기했던 밴드 중 하나였다”며 “그들이 마지막으로 나온다고 하니 가정활동을 해야 하는 나도 마지막 공연만큼은 티켓을 구입해서 가볼 생각”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날 인천시가 배부한 보도자료 내용을 보면서 “아마 우리 시 내부 공직자들 가운데서도 과거에 그런 음악 좀 들었던 ‘메탈 아재’들이 없지 않을텐데 그 영향이 좀 있지 않았을까”라며 웃기도 했다. 물론 인천시가 ‘아재들의 추억’만 강조한 건 아니다.
통산 [그래미 어워즈]의 12회 수상 등 2000년대를 그야말로 주름잡았던 화이트 스트라입스(The White Stripes)와 래콘터스(The Raconteurs) 출신의 잭 화이트(Jack White)는 가장 강조될 출연진 중 하나고 소닉 유스(Sonic Youth) 출신의 킴 고든(Kim Gordon)과 미국 하드코어 펑크의 현재를 보여주고 있는 턴스타일(Turnstile), 슈게이징 장르에서 빼놓기 힘든 라이드(RIDE) 등도 빼놓지 않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2년 전 무대에서 다소 부적절한 발언(한 놈만 제치면 된다. 집에 가라 등)으로 논란이 됐던 ‘잔나비’의 출연 배경은 이들이 페스티벌 관련해 부수 진행중인 프로그램 ‘펜타 슈퍼루키’ 출신으로 ‘펜타 루키’ 출신이 ‘헤드라이너’의 자리까지 오른다는 일종의 ‘서사’가 배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당시 무대에서의 해당 발언이 아직도 음악 팬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만큼 이번엔 인천시가 헤드라이너로 왜 자신들을 정했는지에 대해 제대로 증명을 해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인천시는 펜타포트가 지난 3월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리나라 대표 글로벌 축제’로 지정돼 향후 3년간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올해는 워너, 소니 등 메이저 음반사들과 아시아 국가 현지의 음반사 및 공연사 관계자들을 초청하는 ‘펜타포트 쇼케이스’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쇼케이스는 아티스트들과 해외 음악산업군 관계자들을 직접 연결해주는 일종의 ‘네트워킹 프로그램’ 형식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대중들에게 생경한 구성이기는 하지만 이미 ‘서울뮤직위크’ 등 적잖은 국내의 음악 축제에서 이런 교류의 장을 마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한 국내 아티스트들의 해외진출 모색 가능성도 엿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올해도 15만 명 정도의 모객을 추산하고 있는데 현장에서 음식 및 간식 등을 구입할 때 지난해처럼 다회용기를 투입해 생활폐기물을 전면 감축하는 데에도 노력하겠다”며 “올해 현장에서의 감축 목표는 약 2.5t 정도”라고 밝혔다.
유정복 인천시장도 “펜타포트가 관객들이 느낄 무더위를 잠시나마 날려주고 그들의 마음속에 진한 감동과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 안전한 축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