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라시티타워 예정부지 전경 (사진=인천경제청)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추진하는 서구 청라시티타워 건립 사업이 인천경제청의 느긋(?)한 자세로 지연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시의회와 인천경제청 등에 따르면 청라시티타워의 건립과 관련해 향후 인천경제청이 조성할 예정인 복합시설과 진입로, 지하주차장 등 청라시티타워와 연계된 시설에 대한 예산 등 내용을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최근 LH가 내부 경영투자심사위원회에서 청라시티타워 건립 사업을 조건부로 의결하면서 다음 달 예정된 경영진의 경영심의회를 통과하게 되면 그간 표류해온 청라시티타워 건립 사업의 재추진이 본격화될 예상도 있는 상태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LH의 내부문건에서 복합시설 연계 부분에 대한 세부내용을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최근 공개됐는데 이를 감안하면 LH가 건립할 타워의 연계시설은 인천경제청이 계획을 하는 만큼 경제청이 이 계획을 구체화해야 지연 가능성의 여러 걸림돌 중 하나가 없어진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인천경제청의 자세다. 경제청은 올해 본예산은 물론 1차추경 예산에도 청라시티타워와 관련한 복합시설 관련 용역 예산을 올리지 않았는데 이 부분이 인천시의회에서 곧바로 지적을 당했다.

정종혁 시의원(서구1, 민)은 최근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인천경제청이 주변 복합시설 용역에 대해 올해 본예산과 이번 추경에도 반영되지 않았는데 이 사업은 경제청이 복합시설 등을 유지·관리할 계획이 세워져야 LH가 타워 건립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청라 주민들이 15년 동안 기다린 사업에 경제청이 관심이 있는 것이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복합시설과 타워를 어떻게 연계시키느냐에 따라 공사비는 적게 혹은 많이 바뀔 수도 있는데 인천경제청에서 이 내용을 아직 확정짓지 않았다면 추후 사업 지연 등 문제가 있을 시 LH도 이것을 일종의 ‘구실’로 삼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논리로 읽힌다.

인천경제청은 해당 용역을 추진하려 했지만 인천시 용역심의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며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어 타워 건립이 아직 착공 전 시점인 데다 타워와 복합시설은 당초부터 별개로 추진키로 했던 상황이라 경제청에서 용역 등이 조금 지연된다 해도 사업에 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논리다.

물론 경제청이 들이미는 논리가 틀렸다고만은 할 수 없으나 LH에서 복합시설 연계 부분에 대한 세부내용을 가능한 한 빨리 확정시키고 싶어하는 부분이 공개된 점을 감안하면, 경제청이 자신들의 논리를 핑계로 노력을 안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은 가능해 보인다.

실제 시의회에서 정 의원이 지적한 바도 비슷한 논리로 읽힌다. 어쨌든 용역을 진행해야 하는 것이 필수사항이라면 주민들의 비판을 재차 받거나 LH로부터 구실을 잡히기 전에 먼저 처리해 버리라는 것.

물론 경제청의 용역작업 지연만이 현재 청라시티타워 건립에 걸림돌이 되는 건 아니다. 타워 건립에 대한 ‘사업성’이 보장되어야 건설사들의 참여 의향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인데 그 사업성을 보장할 만한 상황이냐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

이는 최근 높아진 물가 등으로 건설비가 폭증한 것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2021년까지만 해도 약 4,400억 원대로 추정(최초 시기 약 3천억 원)됐던 공사비는 LH가 지난달 건설사 등을 상대로 진행한 간담회에서 밝힌 추정비용은 약 7천억 원까지 늘어난 상황.

여기에 실시설계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된다면 최종적으로 공사비는 8천억 원 이상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특히 해당 간담회에서 LH는 공사비 절감과 공사기간 단축 방안 등의 내용을 담은 기술제안서를 제출하게 했는데 이것이 건설사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도 토건업계의 의견 중 하나다.

LH가 요구하는 공기단축의 내용은 입주 시 사실상 건설비용을 부담하고 장기간 이 사업을 기다려온 청라 주민들이 표출 중인 불만의 ‘진화 일환’이기도 할 텐데 그렇게 하려면 더 많은 인력을 현장에 투입해야 하는 것은 물론 공사 효율성이 더 좋은 고가의 건설장비 등을 투입한다는 전제조건이 자연적으로 함께 붙기 때문이다.

LH의 요구사항을 건설사가 전부 들어준다고 했을 때 LH의 추정비용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가야 할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건설사로서 구미가 당길 ‘사업성’도 당연히 저하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LH도 이를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LH는 해당 내용에 대해 당시 간담회 등에서 사전에 건설사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했다며 건설사들의 참여 빈도 등에 대해서는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일단 보고 있다.

청라시티타워 건립 사업은 지하 2층 지상 30층 높이 448m로 사실상 ‘청라지역 랜드마크’의 마천루를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타워 자체는 LH가 직접 건설하고 완료가 되면 인천경제청에 기부채납해 이후 경제청이 관리·운영을 하는 것으로 계획이 잡혀 있다.

때문에 경제청으로서는 연간 수백 억 원대 투입을 추정하고 있는 추후 관리·운영비의 재원 방안 마련도 과제로 안고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