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미지구 일부 전경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유정복 시장 및 전임 중구청장 일가 소유의 땅이 있다고 알려진 월미구역에 대한 고도제한 등 규제 완화를 강행키로 했다. 

향후 시민사회진영 등지에서 논란을 불러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인천시는 28일 회의실에서 열린 ‘지구단위계획 정비용역’ 착수보고회를 통해 월미구역 등 57개 구역을 대상으로 규제 등에 대한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이번 보고회에서 정비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주민설명회 및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10월까지 고시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이번 용역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검토했다는 부분은 월미구역에 대한 건축물 높이 규제 완화 부분이다.

인천시는 현재 월미구역이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의 월미 레이더사이트(월미산) 관제 영향 범위를 고려해 건축물 높이가 22m~50m로 제한돼 있는데 해경부두에 레이더사이트가 새로 설치됨에 따라 고도지구 높이 50m 이하 범위 내 완화를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또 제물포르네상스 마스터플랜과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개관과 연계한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방안도 마련할 계획인데 이는 시가 최근 꾸린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관련 규제완화 실무 전담반(TFT)의 검토내용으로 알려져 있어 사실상 TFT가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이 지역 상권 활성화를 위해 전면공지 관리 방안(건축한계선 지정으로 대지 안에 확보되는 공지로, 보행에 지장을 주는 일체의 시설물을 설치할 수 없도록 함)을 수립하는 등 월미지역의 규제완화가 ‘지역 활성화 차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수 년 전부터 시민사회진영에서 문제 제기를 해왔던 유 시장 일가와 전임 중구청장 등이 소유했다고 알려진 땅에 대한 특혜 제공이 아니냐는 의혹 등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닫고 있는데 이날 발표 역시 의혹 등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월미지구 땅 일부는 과거 건축물 높이제한 등에서 두 차례 완화를 적용받은 뒤 땅값이 크게 뛴 전력이 있었다.

과거 유 시장 및 전임 구청장 일가는 월미은하레일 사업 등이 진행되기 전인 2004년 8월 덩초 임광토건 창업주가 소유했던 약 9천㎡ 부지를 같이 사들였는데, 인천시는 2006년 이 땅의 용도지역을 ‘준주거’에서 ‘일반상업’으로 변동해 건축물 높이를 2~3층에서 7~9층으로 대폭 완화했다.

이로부터 1년여 뒤인 2007년에는 월미도 일대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이 최초 수립되고 민선 6기(현 유정복 시장)인 2014년에는 ‘월미지구단위계획 변경수립용역’이 추진, 2017년 초 지구단위계획(변경)이 확정되기에 이른다.

주요 내용은 용적률을 최대 800%(기존 350%)까지 대폭 올리고 고도제한도 최대 GL+22~50m(GL은 해발고도를 뜻함)로 완화되는 것이었는데 이로인해 지역사회 전반은 시장 및 구청장 일가에 대한 특혜 의혹 등을 문제로 제기하고 나섰다.

이러한 규제완화로 유 시장 일가가 공동 소유했다가 신탁처분(시민사회진영에서 제기한 특혜 의혹에 대응하는 듯 2014년 11월 코람코자산신탁에 소유 부지 전체를 개발신탁한 것으로 알려짐)한 약 4,600㎡의 땅과 전임 중구청장 일가 소유로 알려진 약 4,400㎡ 땅들은 약 14층 내외로 건물을 올릴 수 있게 됐기 때문.

이중 유 시장 일가 월미도 땅의 공시지가는 매입 당시인 2004년 54억 원에서 2015년 5월 기준 81억 원으로 약 27억 원 가량 오른 점을 들어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유 시장 일가가 최소 13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다.

인천시는 이번 규제 완화의 명목으로 유 시장의 핵심공약이라 거론되는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마스터플랜 및 국립인천해양박물관 개관과 연계된 관광활성화 차원이며 이를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제물포 르네상스’를 빌미로 추가적인 규제 완화의 수순으로 이어지는 것을 시민사회진영이 모두 알고 있는 만큼 특혜 의혹에서 더더욱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유 시장 일가는 10여년 전 소유 부지 전체를 개발신탁하며 이러한 지적에서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 듯해 보이는데, 부동산 개발신탁은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넘어가기는 하나 개발에 대한 수익은 수수료 등을 제외하면 원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만큼 시민사회의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형국이다.

다만 현재 이 땅이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서는 의혹에서 자유로워질 가능성이 없진 않으나 현재까지 유 시장 및 일가는 이에 대한 해명이나 인증이 전혀 없는 상태다.

앞서 시민사회가 제기한 여러 의혹이 있었음에도 유 시장 및 일가 등에선 결국 ‘들은 체’도 안 하며 어떤 답도 하지 않았고 인천시는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그대로 강행한 바 있는데 이번에도 해명 없이 강행을 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아 보인다.

과거에도 시민사회진영에서는 유 시장에게 월미도 상권의 활성화가 진심으로 필요하다면 자신 및 전임 구청장 일가의 소유 땅을 2004년 매입가에 기간이자를 포함한 금액으로 인천시 또는 산하 공기업에 넘기라고 촉구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일가는 그 당시에도 ‘들은 체’도 하지 않았었다. 따라서 시민사회진영 전반적으로는 이러한 특혜 의혹에 대한 문제 제기를 지속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