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수 기자
파주시 동네 방네 이동 시장실 (사진=뉴스통신)
▲초 밀접소통·수요응답 형 진화 ’시민중심 적극행정‘ 극대화 체감도 높여
읍면동을 순회하는 월례회의 형식으로 출발했던 이동시장실은 시민과의 ‘직접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 단계, 한 단계 문턱을 낮추고 소통 문을 크게 넓혀가며 진화를 거듭해 왔다. 주로 읍면동 단체장과 기관장들을 만났다.
또한 주민들은 물론 기업인, 농업인, 문화예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로 채워지며 소통의 체감도도 높아졌다. 올해는 ‘동네방네 구석구석 이동시장실’이라는 표어를 새로 내걸었다. 통·리 단위나 아파트 단위 모임 또는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하는 소규모 그룹의 시민들과 한층 더 밀접한 소통의 장을 마련한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요청에 적그 응답하는 방식의 ‘수요응답 형’ 이동시장실을 활성화해 시가 아니라 주민이 주도하고 이끌어가는 시민중심 적극행정을 극대화하겠다는 의지도 충만하다. 실제로 최근 파평면 미생물배양소에서 열린 이동시장실은 민통선 지역을 출입하면서 과수 농사를 짓고 있는 농민들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는 냉해 발생에 대한 대처방안을 마련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면서 긴급히 성사된 현안 간담회 성격의 자리였다. 농민들의 요구 중에는 시장의 권한 범위를 벗어나는 일이나 당장 해결할 수 없어 장기적 대책을 요하는 일이 많았다. 중요한 것은 서로 만나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 가는 노력이다.
김경일 시장이 관계자들과 이동 시장실로 들어서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뉴스통신)
▲시민 눈높이서 소통 스스로 함께 고민하는 공론의 장 열어 그 다짐 실천
김경일 시장은 민선8기 출범을 알리는 취임사에서 “시장으로서의 권위를 내려놓고 진정으로 시민 눈높이에서 소통하는 파주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김 시장은 이동시장실을 통해 주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
어느덧 시장과 시민이 얼굴을 마주하고 격의 없이 소통하는 풍경이 꽤나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이동시장실이 열리는 곳마다 각계각층의 시민들로부터 다양한 민원이 쏟아지고 지역발전 현안을 놓고 격의 없는 토론의 장이 펼쳐진다. 노후 공원벤치를 교체해 달라거나 골목길 cctv 설치 요구 등 ‘생활 민원’이 많았다.
또 대중교통 시스템 개선, 개발사업, 주거환경 개선 등 환경과 삶의 질 개선 문제에 이르기까지 논의의 주제나 수위도 다양하다. 모든 민원과 건의에 대해 즉각적이고 명쾌한 해결책을 내놓기는 어렵다. 많은 경우 시의 재정 상황과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꼭 필요한 사업들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특히 시의 권한을 넘어서 상급 기관과 장기간의 협의와 조율을 거쳐야 해결될 수 있는 사안들도 적지 않다. 그동안 이동시장실을 통해 제기된 시민들의 건의 사항은 총 896건, 현재까지 473건이 실무 부서 사업으로 배정돼 추진되고 있다. 완료된 건의를 포함 무려 78%에 달하는 건의를 수용,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
김경일 시장이 이동 시장실을 통해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통신)
▲시장이 나서 얽힌 타래 풀어내고 ‘손톱 밑 가시’ 뽑아내며 긍정 평가 얻어
사소해 보이는 민원도 당사자들 입장에선 ‘손톱 밑 가시들이다. 대개는 적체된 민원에 묻혀 우선순위에서 밀리거나 부서 간 칸막이를 넘지 못해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난제 아닌 난제들이다. 이동시장실은 바로 이런 현안을 점검한다.
이동시장실 운영 초기 가장 주목을 끈 민원 해결 사례로는 운정 신도시 아파트단지 내 쓰레기자동집하시설의 잦은 고장과 입주민들의 과다한 수리비 부담 문제를 꼽을 수 있다. 기계 운영과 관리는 시스템 개발사와 민간업체의 몫이지만 현장을 찾아 소통하는 것만으로 해결책이 간단히 도출되면서 민원이 해소됐다.
기계 고장을 당장 어쩌지는 못해도 처리되지 못한 채 악취를 풍기며 쌓여가는 쓰레기로 불편을 해소할 방안이 있다면 불편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기 때문. 시는 폐기물 수거 횟수를 늘려 폐기물 처리 효율을 높였고 위탁 운영 사 인력을 활용, 부품비용만 받고 수리하는 순회점검반을 운영하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
올해 초 이동시장실을 통해 적성 산단 내 인력 부족의 심각함을 호소했던 기업경영인의 민원에 대한 해결책도 현장 소통으로 빠르게 찾아냈다. 인력 부족이라는 문제가 실은 출퇴근 교통편의 불편 때문임을 확인한 시는 산업단지 출퇴근 근로자를 위한 공용통근버스 임차 비를 지원, 버스 2대를 투입, 운행하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