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가 공개한 카카오톡 전기요금 청구 내역 수정이나 말소 등 처리도 없이 이사 오기 전 고객번호로 잘못된 안내를 하고 있었는데 카카오 측은 해당 내용의 수정이나 삭제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참고로 이런 불편함에는 그전 고객번호를 조치 없이 그대로 놔둔 한전 측 ‘허술함’도 한몫(?)을 했다.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근까지 경기도에 거주하다 인천으로 이사한 시민 A씨(44)는 지난달과 이번달 중순 경 카카오페이의 ‘안내 톡’을 받았다. 전기요금 납부할 때가 됐다는 안내였다. 

3월 13일 안내 톡을 받았을 당시에는 이미 전입신고 후 해당 영역에 대한 명의변경을 한 만큼 ‘낼 때가 됐으니 청구하겠지’ 하는 생각에 별 생각 없이 납부했다. 그런데 이후 5천 원 가량의 적은 전기요금이 청구됨에 이상함을 느낀 A씨는 자세한 내역을 확인하고 짜증이 미친 듯 올라왔다고 한다. 

이사를 하면서 명의변경을 했지만 당시 해당 주택의 관리주체가 전기요금 정산 작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A씨의 이사 전 주소지의 고객번호가 변경 혹은 말소 등 처리되지 않으면서 새로 이사한 주소지의 고객번호가 신규 등록돼 ‘집은 하나인데 한국전력 고객번호는 두 개’라는 이상한 상황이 된 것.

여기에 A씨의 경우 이사 전 주소지의 고객번호로 카카오톡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카카오페이로 납부한 내역이 있었는데 카카오는 A씨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사 전 주소지의 고객번호로 납부 청구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새로 이사한 집에는 그 어떤 경로로도 전기요금 고지가 되지 않았던 터라 A씨가 충분히 헷갈릴만한 상황이었다. A씨가 뒤늦게 상황파악을 하고 전 주소지의 관리주체와 한전 등에 항의전화를 한 끝에 어느정도 조치를 할 수 있었으나 이사 전 주소지의 고객번호가 아직 유효하다는 것이 여전히 문제였다.

한전 측은 “해당 고객번호는 이미 다른 주체로 명의가 이전됐고 전기 관련 지역 고유번호이기도 해서 아예 말소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고객번호는 사실상 A씨가 없앨 수가 없었던 영역이었던 것.

이에 A씨는 카카오페이 고객센터에 문의해 “오안내에 따른 오납부 가능성이 또 있는 만큼 이전 납부내역을 전부 없애달라”고 요청했다. 한전에서 없앨 수 없다면 카카오의 개인계정에서 없애면 될 거라 생각했기 때문. 그러나 카카오페이 측은 “시스템 상 불가능하다”는 답이 전부였다.

이 과정에서 한전은 A씨에게 “개인정보가 걸려 있어서 카카오 측에 문의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고 카카오 측은 “한전 고객센터로 문의하라”며 고객 상대로 소위 ‘핑퐁게임’을 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A씨는 카카오를 통해 일방적으로 울리는 청구내역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카카오톡’으로 유명한 카카오의 무책임한 서비스가 다시금 발견됐다. 이번엔 전기, 가스요금 등 공과금을 납부토록 하는 ‘청구서’ 서비스가 문제다.

사람이 생활을 하다보면 A씨의 경우처럼 이사를 하거나 하는 상황으로 신변이 변경될 수 있지만 과거의 납부내역을 일방적으로 안내해 납부를 유도하는 방식에 적잖은 수의 이용자들이 오납부를 하거나 했던 사례가 있는 상황으로 파악되고 있다.

A씨의 사례를 들은 기자가 인천시민들 30여 명에게 일종의 ‘샘플’로 전화를 걸어 비슷한 경험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4명이 실제 카카오페이를 통해 공과금의 오납부를 했던 경험이 있다고 밝혔고 3명 정도가 잘못된 결제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중 한 시민은 “그런 오납부 경험을 하고 수정도 못하는 상황을 겪고 나니 카카오페이는 무서워서 못 쓰겠다”며 “금융서비스 등은 좀 불편하더라도 전부 기존의 시중 은행을 이용하는 것으로 바꿨다”고 밝히기도 했다.

실제 기자가 카카오페이의 테스트를 해본 결과 A씨 등이 겪었다는 상황을 거의 비슷하게 겪을 수도 있을 가능성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실제 A씨뿐만 아니라 더 많은 시민들이 잘못된 납부나 결제 등을 이미 경험했던 것.

결제의 영역에 어느정도 본인들의 부주의함이 있었다고는 하겠지만 카카오페이의 편의결제 시스템이 잘못하면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도 있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시스템 상 불가능하다”는 무책임한 자세를 보인 카카오 측의 대응은 더더욱 문제로 지적할 수 있다.

A씨는 “납부를 한 것 등도 개인정보의 영역일 텐데 이는 개인 계정 내 범위에서 얼마든 제어가 가능해야 한다, 수정이 힘들면 삭제 후 재등록을 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못 하게 해놨다는 건 본인 자신이 해야 하는 개인정보 보호 등 콘트롤을, 개인정보를 쥔 기업이 장애물을 치고 막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카카오의 답변은 알림을 받지 않게 할 수 있다는 답변이었지만 그건 말 그대로 알림을 받지 않게만 할 뿐이지 납부 등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할 때 문제가 됐던 저 고객번호 등이 여전히 뜨게 된다”며 “언 발에 오줌 누기 식으로 조치해주겠다는 마인드 자체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냥 넘기지 않을 생각”이라며 “이미 소비자보호원에 대외민원도 걸었고 여러 뉴스매체에 제보도 해 문제점이 있다고 호소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페이 고객만족센터 측 관계자는 “특정 납부내역이 90일이 지나게 되면 애플리케이션 시스템 상에서 아예 뜨지 않도록 자동적으로 세팅이 돼 있으나 고객이 직접 제어할 수 없는 건 사실”이라며 “납부 등을 하고자 하는 고객이 고객번호 등을 잘 살펴보는 수밖에 없다”는 상당히 무책임한 답변만을 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