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본관 전경 (사진=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유정복 인천시장의 매립지 종료 정책 일환으로 가동 중인 4자 협의체의 ‘협의사항’으로 알려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SL공사)의 관할권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SL공사 노동조합(이하 노조)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인천시로의 이관 등에 대해 반발이 심한 것으로 알려진 노조의 입장은 지역사회에 많이 알려져 있는데 최근 노조뿐만 아니라 SL공사 전반에서 이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짙은 만큼 인천시의 ‘강행 여부’에도 눈길이 쏠리는 분위기다.

노조는 22일 성명서를 내고 “인천시가 노조 및 지역주민과의 갈등 해결에 한 발도 내딛지 못한 채 전형적인 불통 행정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시의 행태는 노조의 분노를 더 증폭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무런 권한도 없는 SL공사를 인천시로 이관하는 게 마치 수도권매립지 사용종료를 위한 만능열쇠라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 이는 큰 오류”라고 덧붙였다.

노조는 “인천시의 일방적인 졸속 행정이 계속 이어진다면 이달부터 연대 단위 투쟁을 필두로 공공운수노조·시민사회단체·지역주민들과 장외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경고했다.

노조의 이같은 반발은 인천시가 18일 SL공사 권할권 확보 절차를 밟겠다고 밝히고 이를 SL공사와 노조, 수도권매립지 주민지원협의체 등 의견을 조회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자 이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

이 공문을 통해 인천시는 공문을 받은 주체들이 각자의 의견을 오는 26일까지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노조는 사실상 이를 ‘절차를 위한 요식행위’ 정도로 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L공사의 ‘인천시 이관’은 지금으로부터도 꽤 오래 전 협의됐던 사항으로 전해진다. 인천시가 2015년 유 시장이 민선6기를 이끌던 당시 꾸려진 인천시·서울시·경기도·환경부의 4자협의체가 지금까지 자리를 마련하면서 협의됐다는 것이 지금까지의 인천시의 설명이다.

1992년 매립지 조성 이후 30년 넘게 서울과·경기도 등 다른 시·도 쓰레기를 받아주면서 추가로 수용키로 한 인천시에 다른 3자 주체들(서울시·경기도·환경부)이 ‘보상’의 성격으로 협의했다는 것.

3자 주체들은 현재까지는 이 이관의 내용에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는 않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상 인천시의 공문 발송이 SL공사의 관할권 이관에 대해 의견수렴 등 필요한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이관 문제에 대한 노조의 이같은 반발은 이미 일찍부터 있어 왔다. 자신들의 일터인 SL공사가 현 정부(환경부) 산의 ‘국가공기업’에서 인천시로 이관 시 ‘지방공기업’으로 전환되는 것을 ‘사실상의 격하’로 견지하고 이로인한 처우 등 문제에서 일종의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노조는 공사의 인천시 이관 시 국가폐기물처리체계에 혼란이 올 수 있고 수도권 폐기물의 안정적 처리에 대한 불확실성, 쓰레기 문제에 대한 서울, 경기의 책임 회피 우려와 이관 후 갈등과 환경피해 대책의 인천 시민 부담 등을 추가적인 이유로 들고 있는 상태다.

이에 대해서는 노조뿐만 아니라 SL공사 자체의 반발도 짙은 상태여서 송병억 SL공사 사장 역시 “우리 내부에서는 모두가 반대하는 사항으로 인천시가 원만한 해법을 제시하길 바란다”며 인천시에 날을 세우고 있다.

다만 지금까지의 정황으로 보면 지난해 가을 경 이미 인천시가 이관을 위한 사전 제반 작업을 본궤도에 올렸다고 발표한 적이 있었던 걸 감안하면 ‘노조의 강경 반대’를 이유로 인천시가 뜻을 꺾을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현재로서는 인천시가 이관에 대한 강행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로인해 시와 SL공사 간 갈등 격화 양상이 장외투쟁 등으로 가시화될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