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근 국민의힘 측이 밝힌 ‘총선 공천 룰’에 대해서는 인천 미추홀구에서도 주민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관건은 아무래도 4선의 윤상현 의원(동·미추홀을, 국)의 ‘컷오프 여부’가 꼽힌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발표한 여당의 공천 룰은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누고 해당 권역별 하위 10~30% 평가를 받은 현역의원 18명에 대해 경선 참여 시 득표율에서 ‘-20%’의 패널티를 적용 받도록 했다.
여기에 동일 지역 3선 이상 출마해 의원을 지낸 경우 ‘-15%’의 패널티가 추가로 붙고 과거 당의 공천 과정에 대한 불만 등을 이유로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경력이 있을 경우 추가로 7%가 감점돼 최대 -42%까지의 패널티가 적용될 수도 있다.
한 위원장의 의중이 높게 반영된 것으로 나타난 이번 공천 과정을 두고 정치권과 언론 등은 국민의힘 강세인 영남에서 장기간 눌러 앉은 의원이나 중진급 이상의 의원들에 대한 ‘물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냉정히 판단해 보면 ‘공천 룰’이라는 것이 전국에 적용되는 만큼 이를 바라보는 각 지역 정가 역시 저마다의 시선은 다를 수밖에 없다.
인천의 경우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의원이 배준영(중·강화·옹진), 윤상현 두 명뿐이다. 두 의원 모두 ‘권역별 하위 평가’를 받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배 의원은 현 공천 과정에 특별히 패널티를 받을 만한 부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4선 중진의 윤 의원은 이야기가 좀 다르다. 같은 지역에서 4선을 지내 -15%의 패널티는 ‘사실상 확정’이고 여기에 두 번이나 ‘탈당 후 무소속 출마, 복당’의 과정을 거쳐 -7%의 패널티도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윤 의원의 선거구에 대해 “미추홀을(과거 남구을)에서 동·미추홀을로 바뀐 만큼 같은 선거구로 해석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이른바 ‘국민 눈높이’에는 한참 모자라는 의견이라는 것이 중론.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면 윤 의원은 ‘-22%’의 패널티를 적용받는 것은 기정사실인데, 당 내부에서 윤 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해 어떤 시선으로 바라봤을 지에 대해서도 패널티 비율이 바뀔 수 있다.
미추홀구의 한 주민은 “윤 의원이 의정활동을 하면서 배포한 홍보물 등이 우편함 등에 꽂혀있어 지속적으로 받아보는 중인데 과거 자신의 공천 컷오프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그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당 로고를 홍보물에 다시 포함시킨 시기가 비교적 최근”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스를 보면 당내에서는 ‘친윤 인사’로 거론되기는 하지만 윤 의원의 그간 행보가 당에서 환영할 만한 부분은 아닐 것 같은데 그걸 당에서 평가의 대상으로 삼을지와 만약 평가하겠다면 어떻게 평가할지 등에 대해 그를 지지하는 주민들 사이에서 이슈는 좀 있는 것 같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현재 윤 의원은 17일 자신을 포함한 중진 의원들이 한 위원장과 만나 오찬을 마치고 나오던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공천 룰에 대해 딱히 불만이 있거나 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밝히면서도 “선수가 룰을 탓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윤 의원 말고도 다른 의원들 사이에서도 불만의 분위기가 전해지지는 않아 전반적으로는 중진 의원들이 수긍을 하겠다는 뉘앙스가 읽히기는 하지만 ‘룰을 탓할 수 없다’는 코멘트를 수긍으로 해석하느냐, 아니면 불만으로 해석하느냐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윤 의원을 두고는 고민이 없지 않다. 지역구 관리는 ‘전국 어느 국회의원들보다 잘한다’는 평가를 받으며 두 번이나 컷오프에서 살아남았을 정도로 ‘절대적인 지지층’을 등에 업고 있는 윤 의원을 이번에도 무턱대고 ‘컷오프’를 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
다만 현 상황으로 보면 윤 의원이 시작부터 ‘-20% 내외’의 패널티를 떠안아야 하는 만큼 공천의 불리함도 적지는 않다.
지역 정가에서는 윤 의원이 이번 공천과정에서는 ‘경선’ 정도의 기회는 부여 받을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만약 경선 레이스에 돌입할 경우 현재 예비 후보 등록 기준으로 봤을 때 같은 당 소속의 예비 후보인 이중효 전 가천대 겸임 교수와 공천권을 놓고 다투게 된다.
이 전 교수가 ‘인지도’면에서는 윤 의원에게 많이 밀린다는 평가가 중론이긴 하지만 윤 의원의 패널티 적용 여부가 아무래도 변수인데 이것이 어떻게 적용될 지는 아직 예단이 힘들다.
같은 당은 아니지만 과거 민주당의 경우 남영희 현 동·미추홀을 지역위원장과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당시 남구청장)의 경선 과정에서 박 전 청장이 결국 ‘패널티’로 무릎을 꿇은 사례가 있다.
당시 박 전 청장의 ‘지역 인지도’가 윤 의원에 비견될 만했다는 평가가 나왔을 때였기에 주민들도 박 전 청장의 경선 승리를 예상했으나 박 전 청장의 과거 탈당 경력이 결국 점수에 패널티로 적용된 것이 컸다는 걸 감안하면 윤 의원이라고 이런 상황이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또 한편으로는 윤 의원이 ‘지금도 과거 만큼의 절대적인 지지층을 견고히 갖고 있느냐’는 의문도 있다. 특히 민주당의 예비 후보 중 한 명인 남 위원장의 경우 주민들로부터 “그간 지역구에서 상당한 ‘밭’을 갈았다”는 이야기가 있기도 했다.
특히 남 위원장은 21대 총선에서 윤 의원과 불과 171표 차이로 낙선했다. 같은 지역구에서 무소속으로 나와도 과반에 가까운 표심을 보여준 윤 의원의 아성이 상당히 흔들렸다는 것을 입증한 부분이었는데 이 때문에 민주당에서도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