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110여일밖에 남지 않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무주공산’의 상태가 된 남동을에 가장 많은 예비후보들이 몰려들고 있지만 못지않은 분위기로 ‘예열’을 하고 있는 선거구 역시 적잖이 주목을 받는 분위기다.
특히 윤상현 국회의원이 있는 동·미추홀 을 선거구는 현직인 윤 의원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하며 ‘현직 의원’ 명함 대신 ‘예비후보’의 명함을 내건 정치적 진풍경도 연출되고 있다.
인천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 30분 기준으로 인천지역 총 13개 선거구(추후 14개 예정)에서는 총 39명에 달하는 예비후보들이 등록을 마쳤다.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면 일정한 기준 한도 내에서 선거운동을 하고 선거사무소 설치 및 선거사무 관계자를 선임할 수 있으며 정치자금을 위한 후원회도 선거비용 제한액수 범위 내에서 꾸릴 수 있게 된다.
앞서 <뉴스통신> 보도대로 현재 인천지역에서 가장 ‘격전지’로 꼽히는 곳이라면 아무래도 ‘남동을’ 선거구가 손꼽힌다. 현직인 윤관석 의원(무소속)이 돈봉투 의혹으로 인해 구속 수감돼 재판 중인 상태에서 혐의 일부를 인정한 만큼 사실상 ‘무주공산’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실제 남동을은 이번 예비후보 등록만 8명인데 더불어민주당에서 3명, 국민의힘에서 5명이나 등록했다. 윤 의원이 현재 무소속이지만 돈봉투 의혹 전까지 민주당 소속이었던 만큼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남동을 의석의 ‘석권’이 지금이 적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남동을만큼 흥미로운 모습을 보이는 선거구들이 적지 않은데 이 때문에 해당 선거구의 유권자들에게는 일찌감치 주목을 받는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현재까지 4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마친 ‘동·미추홀 을’ 선거구의 경우 민주당에서 2명, 국민의힘에서 2명이 등록했는데, 현직인 윤상현 의원(국민의힘)이 일찌감치 자당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것이 눈에 띈다.
지금까지 인천지역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39명 가운데 윤 의원을 제외한 38명은 전부 국회 바깥에 있는 ‘원외인사’로 구분되지만 윤 의원만이 유일한 ‘원내 의원’인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경우 원외인사들과 달리 예비후보 등록을 최대한 미루면서 ‘현직’의 신분을 유지하면서 의정보고회 및 (책을 냈을 경우) 출판기념회 등을 하는 것이 유리한 것으로 인지돼 있기 때문인데 이를 감안하면 윤 의원의 이른 예비후보 등록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윤 의원이 20, 21대 총선 당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자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 연속으로 당선돼 복당한 과거가 있었는데 이번에도 중앙당 차원에서 공천을 주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해당 선거구의 유권자인 미추홀구의 한 주민은 “윤 의원의 경우 21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돼 복당하는 식의 진행이 오래 걸렸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홍보물(현수막, 카달로그 등)에 국민의힘 마크를 다시 붙이기 시작한 시기가 1년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윤 의원의 자신의 의원 공천을 두고 탈당과 복당을 이미 두 번이나 경험한 상태에서 당 지도부 등에 협조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 것도 아니라면 다시금 공천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형국이다.
현재 보수진영 정치권에서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신당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소위 ‘지역구 관리 능력’이 탁월해 미추홀구에서는 일종의 ‘팬덤’까지도 있다는 윤 의원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대해서도 이목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밖에 국민의힘에서는 이중효 전 대통령당선인인수위 자문위원이 도전 의사를 밝혔는데 일단은 중앙당에서 추후 예비후보들의 추이를 보면서 윤 의원의 공천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이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역시 당내 경선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난 총선에서 윤상현 의원에 171표 차이로 아깝게 패하며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의 이미지가 어느정도 있는 남영희 민주당 동·미추홀을 지역위원장이 예비후보에 등록했다.
남 위원장은 낙선은 했으나 선거에서 윤 의원과 대등한 승부를 보이며 지역에서 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당내에서 나오자 이후 지역에서 열심히 ‘밭갈이’를 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는데 이번 총선에서 예비후보에 등록하며 ‘설욕’을 예고하고 나섰다.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민주당 지지자’라고 밝힌 한 시민은 “남 위원장이 낙선 직후로도 지역에서 주민들을 많이 만나 소통해왔다는 건 주민들 사이에서도 크게 인정받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확실하게는 모르겠지만 만약 야당에서 윤 의원의 대항마를 꼽는다면 먼저 손꼽힐 인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은 든다”는 의견을 전했다.
다만 전직 구청장 출신으로 지역 내에서 상당한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받는 김정식 전 미추홀구청장이 동·미추홀을 선거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경선 가능성은 상당히 올라온 상태다.
당초 김 전 구청장은 동·미추홀갑 출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예상이 있었으나 본인의 선택은 ‘갑’이 아닌 ‘을’이었는데 김 구청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차 당내 선택을 받아 구청장 재선에 도전한 경력도 있다.
김 전 구청장의 경우 지역사회 차원에서는 재임 시 대표적인 구정 활동으로 거론되는 골목행정 및 수인선 바람 숲길 등이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았던 만큼 경선 확정 시 남 위원장에게는 만만찮은 도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참고로 19일 오후 3시 현재까지 인천지역 13개구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총 39명의 후보 현황(및 정당별 등록인 수)는 다음과 같다. (민주당 ‘민’, 국민의힘 ‘국’, 진보당 ‘진’, 무소속 ‘무’로 표기, 기타 정당들은 아직 등록하지 않음)
중·강화·옹진 2 (민1 무1), 동·미추홀갑 0, 동·미추홀을 4 (민2 국2), 연수갑 3 (국3), 연수을 4 (국4), 남동갑 4 (민1 국2 진1), 남동을 8 (민3 국5), 부평갑 4 (민1 국2 진1), 부평을 2 (민1 국1), 계양갑 0, 계양을 2 (국1 진1), 서구갑 4 (국4), 서구을 2 (민1 국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