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식 인천시의회 의장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동구, 국민의힘)의 연이은 언행 논란으로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한두 번도 아니고 ‘주기적’으로 부적절한 언행을 일삼는 그를 두고 “300만 시민의 민의를 대표하는 시의회의장 직책에 어울리는 행실을 하지 못하는 만큼 자질이 의심된다”는 식의 우려까지도 나오고 있다. 

20일 인천시의회와 미추홀구의회 소속 일부 의원들에 따르면 허 의장은 전날 인천항 상상플랫폼에서 열린 제물포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대시민 보고회와 관련 축사를 하는 자리에서 미추홀구를 비하하는 듯한 발언으로 현장 관계자들을 경악하게 했다.

영상으로도 남겨진 허 의장의 발언 중에는 “제가 지난주에 기자를 한 분 만났는데 자기는 청라 살다가 미추홀구로 이사 왔는데 두 가지 면에서 다시 청라나 송도로 가야겠다고 했다”고 발언했다.

이어 “첫째는 아이들이 초등학생인데 욕을 입에 달고 다니는데 청라에선 그런 걸 못 봤다고 한다”고 말한 뒤 “청라에는 호수공원이 있어서 쾌적하고 산책하기 좋았는데 이쪽에 오니까 그런 물이 하나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황상 허 의장의 발언은 제물포 르네상스 마스터플랜 용역에 자신의 지역구인 동구를 포함해 중·미추홀구 등 인천 원도심에 대한 친수공간 사업이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을 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인다.

현장에 참석한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은 “(허 의장의 발언이) 의도적인 지역 비하로 보이진 않았지만 ‘인천시의장’ 발언으로서는 심히 부적절했다는 것이 현장에 있던 관계자들의 전반적인 의견이었던 걸로 안다”고 전해왔다.

즉 허 의장이 용역 전반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며 원도심을 챙겨 달라는 요청의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에서 ‘비하’로 해석될 수도 있는 필요없는 발언을 괜히 덧붙여 논란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당장 미추홀구의회에서 허 의장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배상록 미추홀구의회 의장은 “물론 의도야 알겠지만 300만 시민을 대표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면 한 마디도 신중히 말해야 한다”며 “미추홀구 주민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기에 저런 식의 발언을 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허 의장은 자신의 발언에 대해 “중·동·미추홀구 등 원도심의 친수 공간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용역에 그런 부분이 빠져 있어 지적을 하려다 보니 말이 그렇게 흘렀다”며 “특정 지역 및 주민들을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는 점을 이해해 달라”고 양해를 부탁했다.

허 의장은 시의회 공식자료를 통해서도 “기자의 말을 인용한 본인의 발언으로 인해 기자의 명예를 실추시킨 점과 미추홀구 주민들에게 지역 폄하 발언으로 비춰진 점 머리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히고 “향후 언행에 조심하면서 300만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발언에 신중을 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 의장의 언행으로 인한 물의가 이번이 처음이라면 허 의장의 이러한 양해와 사과를 받을 수도 있었겠지만, 이러한 논란이 그간 한두 번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계속 그냥 넘어갈 수만은 없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허 의장은 불과 두달여 전인 지난 10월 송도컨벤시아서 열린 ‘세계를 품은 인천교육 한마당’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하는 과정에서 “인천 교육이 교묘히 공산주의를 옹호하고 있다”고 말해 논란을 자초했었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당시 현장에 있던 교육 관계자들이 “축사라고는 도저히 얘기할 수 없을 정도의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며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이를 수상히 여긴 다른 매체 기자가 발언의 취지를 묻는 과정에서도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한다던가 국가가 아니라 정부라고 표현하는 것 등이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의도적인 발언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당시 허 의장의 이 발언은 전교조 인천지부와 인천교사노조 등 교육계단체와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들로 하여금 “편향된 언행과 사상을 의정으로 이어내지 말라”고 경고하고 공식사과를 요구했지만 허 의장은 응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그는 의장 취임 후 지금까지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문제시될 만한 언행들을 지속적으로 일삼아 오며 물의를 빚고 있는 상태다.

대표적으로 그가 의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지난해 7월 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을 비하하는 글을 자신의 SNS 계정에 쓰고 공유하면서 물의를 빚은 사례가 있다.

당시 그는 “당장 문재인부터 검찰 소환해라. 지금 당장 문재인부터 잡아넣어라.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해 구속하라, 경찰 나부랭이들 그때도 까불면 전부 형사처벌해라. 이건 내전 상황이다”라는, 의장직에 있는 인사라고 하기가 의심스러울 정도의 부적절한 글을 올렸던 것.

당시 그의 글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을 요구했다는 논란을 빚은 것은 물론 ‘경찰 나부랭이들’이란 표현은 경찰관 비하 논란을 낳아 급기야 인천경찰 직장협의회가 “일선 현장에서 국민을 지키는 경찰관들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허 의장을 고소하기도 했다.

또 올해 3월에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일어난 현대시장 화재 사건으로 인천시에 비상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따라갈 필요가 없었던 시의회 내 한 특별위원회의 해외출장길에 함께 오른 것이 확인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허 의장의 외유 논란은 ‘시의회 의장’이라는 직함을 갖고도 화마에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외면했다는 비판과 함께 본인의 지역구에서 일어난 큰 사건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상당했었다.

이번 언행 논란으로 지역사회에서는 재차 허 의장의 자질 논란을 거론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10월의 언행 논란 때도 일부 시민사회 활동가들로부터 “정치성향을 떠나 아예 ‘정치인의 소양’ 자체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적이 있었기 때문.

당시에도 시민사회진영 활동가들 중 일부는 “(허 의장이) 연속된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키는 상황인데 만약 그런 자신을 스스로 컨트롤할 수 없는 역량이라면 의장직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는 꽤나 강력한 수준의 일침을 날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