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식 인천시의회 의장 (사진=인천시의회)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민의힘 소속인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잇따른 망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경찰 나부랭이’라는 망언을 아직 지역사회 전반이 기억하는 마당에 이번엔 인천 교육을 ‘공산주의’로 단정하는 망언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시민단체 ‘인천평화복지연대(이하 평복연)’은 2일 성명을 내고 “허식 인천시의장은 ‘인천교육 공산주의’ 편향된 발언을 사과하라”고 요청하며 “편향된 언행을 의정으로 이어내지 말라”고 경고했다.

발단은 허 의장이 지난달 31일 열렸던 ‘제2회 세계를 품은 인천교육 한마당’ 개막식에서 부적절한 내용의 축사를 한 것이 원인이 됐다.

당시 그는 “인천 교육이 교묘히 공산주의를 옹호하고 있다”고 말했는데 당시 현장에 있던 교육관계자들은 “순간 귀를 의심했다”면서 “축사라고는 도저히 얘기할 수 없을 정도의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전해왔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다른 언론사 기자가 이후 이 발언의 취지를 묻자 “성장보다 분배를 강조한다던가 국가가 아니라 정부라고 표현하는 것 등이 공산주의를 옹호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는 것이다.

이후 평복연과 인천교사노조 등 다른 시민사회단체들이 확인한 바로도 이 발언은 사실로 나타났는데 교육계는 허 의장의 이러한 편향된 발언에 대해 우려의 의견을 표시하고 있다.

허 의장이 인천시민들을 대변하는 인천시의회의 대표라는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상황에서 주기적으로 망언을 쏟아내 인천시민들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평복연은 “인천시의회 의장 자리는 인천에 산적한 민생과 평화의 문제들을 시민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균형 있게 해법을 찾아야 할 위치”라며 “허 의장의 편향된 인식으로 민생과 평화의 문제는 여전한 상태에서 소외와 갈등이 심화될까 우려스럽다”고 논평했다.

이어 “허 의장은 ‘인천교육 공산주의’ 발언에 대해 허식 의장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거듭 촉구하며 시의회가 의장의 편향된 언행으로 시민들로부터 외면받는 일이 없길 바란다”고 밝혔다.

허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앞서 전교조 인천지부와 인천교사노조 등 관계자들에게서도 문제로 지적됐다. 허 의장이 교육계 행사에서 이런 편향적인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것은 큰 문제가 있으며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도 있어 보인다는 것이다.

전교조 인천지부 측은 “불평등이 심화된 사회에서 분배와 평화를 강조하자고 얘기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임에도 이걸 공산주의를 옹호한다고 표현한 것은 교육에 정치를 배제하자고 하는 이들이 오히려 정치적인 관점에서 교육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 지 우려한다”는 의견을 냈다.

인천교사노조 측 역시 “최근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등 일선 교육현장 종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키는 안타까운 상황이 연이어 발생함에도 학교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는 교사들에게 허 의장의 발언은 그들의 사기 저하를 초래하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밝힌 바 있다.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이 지난해 7월 경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 및 경찰 비하 등의 글을 올려 논란을 자초했던 SNS 글을 갈무리한 것.

 

문제는 허 의장이 논란을 자초한 언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의장 취임 후 지금까지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문제시될 만한 언행들이 계속 나와 물의를 빚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그가 의장에 취임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던 지난해 7월 말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일선 경찰을 비하하는 글을 자신의 SNS 계정에 쓰고 공유하면서 물의를 빚은 사례가 있다.

당시 그는 “당장 문재인부터 검찰 소환해라. 지금 당장 문재인부터 잡아넣어라. 가능한 모든 수단 동원해 구속하라, 경찰 나부랭이들 그때도 까불면 전부 형사처벌해라. 이건 내전 상황이다”라는, 의장으로서는 굉장히 부적절한 글을 올렸던 것.

당시 이 글은 경찰의 정치적 중립 훼손을 요구했다는 논란을 빚은 것은 물론 ‘경찰 나부랭이들’이란 표현은 경찰관 비하 논란도 있었다.

이에 인천경찰 직장협의회는 “일선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경찰관들의 명예를 허 의장이 심각하게 훼손했다”며 허 의장을 고소하기도 했다.

또 올해 3월에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일어난 현대시장 화재 사건으로 인천시에 비상이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따라갈 필요가 없었던 시의회 내 한 특별위원회의 해외출장길에 함께 오른 것이 확인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당시 이 외유 논란은 ‘시의회 의장’이라는 무거운 직함을 가졌음에도 화마에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외면했다는 비판과 함께 허 의장 본인의 지역구에서 일어난 큰 사건을 외면했다는 비판이 크게 일었었다.

이번 망언을 포함한 여러 논란의 언행들이 ‘시선’에 따라서는 의장의 자격과 능력을 의심할 만한 언행들로 볼 수 있어 허 의장이 의장직을 계속 수행해도 되겠느냐는 우려까지도 나오는 형국이다.

중·동구 지역 기반의 한 시민활동가는 “의장으로서 할 수도 없으며 해서는 안 되는 말들이 계속 나오는 건, 그가 어떤 성향의 정치인이냐 이전에 ‘정치인의 소양 자체’가 부족하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라며 “연속된 언행으로 물의를 일으켰다면 의장직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일침을 날렸다.

일단 허 의장은 인천교육 공산주의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인천의 역사 교육이 역사 인물을 조명하는데 있어 공과를 균형 있게 다뤘으면 해서 나왔던 말”이라며 “편향된 뜻이나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