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서부권 연장안을 두고 인천시와 김포시가 갈등 구도를 그리고 있는 서울지하철 5호선의 최종안을 조만간 국토교통부가 확정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를 두고 인천과 김포의 지역사회가 모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천시 요구안을 들어주는 대신 인천 불로역을 김포 감정역으로 끌어오는 ‘감정역 절충론’이 김포 지역사회에서 등장하는가 하면 최근 5호선의 연장을 김포가 자체추진하겠다는 뜻까지 밝히는 등 여론은 좀처럼 진화되지 못하는 양상이다.
5일 인천시와 김포시 등에 따르면 조만간 국토교통부 산하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는 현재 한국교통연구원이 수행 중인 5호선 연장 노선안 검토 연구 단기용역이 마무리 되는대로 중재안, 즉 최종 노선안을 조만간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 9월 경 결론을 낼 계획을 밝힌 바 있었으나 9월이 다가오면서 ‘좀 더 지켜보고 연말에 결론을 내자’는 방향으로 선회한 바가 있었다.
국토부로서는 또다시 결정의 시기를 지연하기엔 무리가 있는 상태다. 내부적으로도 그렇겠지만 바깥으로는 당장 내년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가 4개월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라도 조속히 결정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해를 넘기게 되면 적어도 서구와 김포 지역에서 심각한 정치문제, 즉 ‘표심’의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실제 지역사회 차원에서도 ‘최소한 올해 중으로는 결론이 나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서울 방화역~검단지구~김포장기역까지 23.89㎞ 노선을 추가하는 5호선 연장안과 관련해 김포시와 인천시는 서구 불로지구에 역사를 건설하는 기본 방향은 동의하지만 검단신도시에 몇 개의 역사를 짓느냐를 두고 갈등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태다.
인천시는 검단지구 3곳에 정거장을 짓는 노선을 주장하고 있으나 김포시는 검단지구 1곳에만 정거장을 짓자고 주장하고 있다.
인천은 검단을 5호선의 주 이용고객으로 만들어 경제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반면 김포는 자신들의 지역 우선주의를 기반으로 ‘노선의 직선화’를 주장하고 있는 것인데 ‘공공성’의 측면으로는 인천시의 주장이 좀 더 힘을 얻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최근 김포지역에는 김포시가 자체적으로 흘리는 소문들을 비롯해 소위 ‘떡밥’들이 이슈몰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김포 내에서 활동하는 한 지역 언론사는 ‘인천시의 요구대로 검단지구 3개 역을 허용하되 불로지구 역사 대신 김포 감정역을 설치하는 중재안이 마련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박진호 국민의힘 김포갑 당협위원장이 최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감정동과 불로동 사이 예정된 역사 위치는 교통상황을 감안해 감정동으로 확정시켜달라”는 요청을 했고 이에 원 장관이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두고 해당 내용으로 보도한 것이다.
물론 ‘팩트’가 없는 보도는 아니었지만 이후 인천시와 김포시 양측에 확인한 결과로는 감정역 설치 문제를 대광위로부터 공식 제안받은 바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 보도는 아직까지는 ‘소문’ 수준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하지만 이를 그렇다고 ‘소문’으로 일축할 분위기는 절대 아니다. 이를 전해들은 김포 주민들 일부가 현수막까지 내걸고 감정역 설치를 요구하는 반면 불로지구 주민들은 격하게 반대 의견을 표출하고 있어 지역 간 갈등도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김포시는 아예 김병수 김포시장이 시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필요하다면 ‘자체 추진’을 하겠다”고까지 밝히면서 논란을 더욱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김포시의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한종우 김포시의원의 질문에 “인천이나 검단에서 5호선 경유하는 것을 반대하거나 포기한다면 자체적으로 직선화할 의향이 있고 그에 대한 사업비 확보 등 경제성을 만들기 위한 노력은 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김 시장이 답변한 내용은 꽤 논란이 되고 있는 상태다. 인천시가 김포시의 주장을 반대할 이유는 충분해도 ‘5호선을 포기할 이유’는 없거니와 지금의 상황을 보면 김 시장의 발언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하다는 것이 중론이기 때문.
교통망 사업은 사실상 ‘국가 차원의 일’로 볼 수 있는데 이를 기초 단체가 감당하기엔 무리가 크기 때문이고 실제로 김포시는 과거 이러한 고통에 가장 크게 데인 도시이기도 하다.
앞서 김포시는 민선 4~5기 시절 9호선을 연장하겠다는 움직임이 거셌지만 실제 현실화하지는 못한 채 시간만 보낸 과거를 이미 보낸 바 있다. 당시 민선 4기의 강경구 전 시장과 민선5~6기 유영록 전 시장은 모두 지방선거에서 ‘9호선 연장’을 주장하며 당선됐으나 결국 실현하지는 못했다.
그 결과 김포시는 경기도의 도비지원까지 포기한 채 ‘자체 재정’만으로 지금의 김포골드라인을 만들었고 그렇게 졸속 추진한 김포골드라인은 “너도 한번 타봐라” 챌린지로 비화되며 극도의 혼잡률로 시민들을 고통에 몰아넣고 있는 상태다.
한편 앞서 언급한 이러한 분위기들은 10월 국토부가 연장안과 관련해 민간 전문가 6명을 선정 섭외하고 이들을 중심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일종의 ‘절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시간이 계속 흐르면서 나오는 여러 소문들이 지역을 혼란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실제 인천 서구나 김포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같은 여론전에 지친 듯 “빨리 정리하라”는 요구가 만만찮게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이달 중’으로 마감하겠다는 국토부가 최대한 절충안을 조속히 정리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현재 국토부 및 대광위 등에서는 5호선 연장과 관련된 이야기에 대해 일선 주무관들조차도 모두 ‘입을 닫고 있는 분위기’가 짙어 보인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감정역 절충안 등 김포지역에서 나온 듯한 소문들 대부분은 국토부의 중재안이 발표되면 자연스럽게 정리되거나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