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근 조짐이 시작된 인천의 부동산시장 한파가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수도권의 타 시·도에 비해 하락세가 더 빨리 찾아온 것은 물론 그 폭도 점차 커지고 있다. 그런가하면 인천 전세 시장 역시 상승세 둔화 조짐이 보이는 등 추워진 날씨와 함께 시장이 ‘경색’ 국면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최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1월 3주차 아파트 가격 동향 통계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 가격은 보합(등락 없음), 전세가 0.10% 상승했다. 그중 인천은 지난주 -0.04%에서 좀 더 떨어진 -0.05%의 하락 폭을 보였다.
일반 형 특례 보금자리론 중단 및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는 하지만 아직 서울(0.03%)과 경기(0.02%)권 일부에서는 뚜렷한 상승세(서울 성동, 용산, 경기 하남, 안양동안, 수원영통 등)가 있는 상태다.
이를 감안하면 인천의 부동산 시장이 타 수도권지역 전반에 비해 꽤 이른 시점에 얼어붙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어서 지역 부동산업계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 시장 종사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주만 해도 8개구(10개 군·구 중 한국부동산원이 통계에 포함하지 않고 있는 강화·옹진은 제외) 중 상승이나 보합세 지역이 있었으나 이번 주 인천 8개구 전체에서 하락폭을 그리며 부동산 한파가 본격화됐음 알리는 듯한 신호가 보이고 있다.
특히 원도심을 중심으로 하락세가 꽤 심각하다. 한국부동산원은 우선 미추홀구(-0.15%)는 주안‧용현동 중저가 구축 위주로, 부평구(-0.09%)는 부개‧삼산동 중소형 규모 위주로, 동구(-0.09%)는 송현‧만석동 준신축 및 구축 위주로 하락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외 남동구(-0.04%)는 만수·서창동 위주로 매물 적체되며 하락세가 본격화되는 그림이고 계양구(-0.03%)는 효성·병방동 위주로 하락세를 그렸다. 영종·송도 신도시가 소재한 중구와 연수구(이상 -0.01%)가 그나마 하락폭을 줄였지만 이 역시 마이너스 수치를 피하지는 못했다.
한국부동산원이 하락세가 크다고 밝힌 지역들은 거의 대부분이 생활환경이 불편하다는 원도심 구축 위주다. 신도시 아파트들의 하락세보다 사실상 더 가파르게 나타나고 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오래 전부터 문제가 됐던 ‘지역별 양극화’는 더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인천은 전세 시장에서도 상승세가 본격 둔화되는 모습이다. 전세 가격 동향을 보면 전국 0.10%의 상승 폭을 보였고 서울(0.17%)·경기(0.19%)가 아직 전국 평균 이상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나 그에 비해 인천은 비록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지난주 0.05%에서 이번주 0.03%으로 상승 폭이 점점 줄고 있는 형국.
물론 최근 인구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검단지구가 소재한 서구(0.11%)와 논현·만수지구 대단지 위주로 전세가가 상승중인 남동구(0.10%)가 전국 평균과 비슷한 수치이기는 했지만 청천·갈산동 위주로 하락세가 뚜렷한 부평구(-0.06%)와 동구(-0.04%) 계양구(-0.03%) 등은 마이너스 수치를 피하지 못했다.
이렇게 금리 인상 등 요인으로 관망세가 이어지며 부동산 시장에 한파 분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은 거래가 줄어들고 그만큼 매물이 적체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인천지역에서 가장 큰 하락 폭을 보인 인천 미추홀구는 경우 전월 3,512건이었던 매물이 10.1% 증가한 3,867건으로 나타났고 계양구 9.7%, 연수구 7.8%, 중구 7.5% 순으로 인천지역은 전월 대비 매물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렇게 매물이 쌓이는 건 당연히 거래량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부동산 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9월 인천의 아파트 거래량은 2,085건으로 전월 2,326건 대비 10.4% 줄었다. 당연히 거래가 됐더라도 가격이 내려갔다는 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몇 곳을 예로 들자면 실례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구 검단신도시 ‘디에트르더펠리체’는 8월 전용 84㎡ 면적 주택이 6억 8,800만 원에 중개거래됐지만 지난달 같은 평형 매물이 4억6,500만 원에 거래되면서 2억 원 가량이 내려앉았다.
연수구 송도동 ‘더샵 송도마리나베이’의 전용 84㎡는 9월 8억 8천만 원에 거래됐던 것이 지난달 같은 평형 매물이 8억 1천만 원에 거래되며 약 7천만 원 정도 빠졌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외곽’에 해당되는 인천은 시장 전반의 가격 상승 여력이 빠질 경우 매수 세력이 함께 빠져나가는 등 매수 수요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측면이 있고 여기에 올해 입주 물량이 많고 내년에도 적잖이 물량이 쏟아지는 점 등을 고려해 적어도 내년 초 정도까지는 이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초 부동산R114와 한국부동산원이 공동 조사해 발표한 ‘공동 주택 입주예정물량정보’에 따르면 올해부터 내년까지 인천에서 입주가 완료됐거나 입주 예정인 주택이 총 8만여 가구였다.
이후 이 수치는 조금 바뀐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인천의 경우 올해 4만 가구가 좀 넘게 공급됐다. 그렇다면 적어도 내년에는 3만여 가구가 인천지역에 추가로 풀린다는 얘기가 된다.
비록 올해 상반기에 수도권 부동산시장에 전반적으로 훈풍이 불긴 했다 해도 인천의 공급물량이 과잉되었던 점은 지금처럼 매수심리 위축 시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인천은 내년 물량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영향이 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직방’ 관계자는 “예상하기로는 아마 내년 1분기까지 시장 분위기가 지금 혹은 약간 더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며 “인천은 (우리가 파악한 바로도) 내년 입주 물량이 2만 5천 가구 정도 돼 공급량이 상당하다고 보면 당분간은 거래량이 줄고 이로 인한 가격 조정 등 현상을 예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