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시청 청사 전경 (사진=김포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경기도 김포지역 곳곳에 서울특별시 편입을 요구하는 현수막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여당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를 당론으로 추진한다고 밝히자 그간 여당을 지지해 왔던 주민단체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이는데 주민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아무래도 5호선 연장안 등이 배경일 것으로 추측된다.

2일 김포시 주민들에 따르면 현재 김포지역 거리 곳곳에 ‘김포시→서울편입 공론화’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현수막을 매단 주체는 현수막의 적시 내용을 통해 자신들이 ‘신도시주민설명회’라고 표시하고 있다.

다른 디자인의 현수막은 “김포시민의 자존심은 서울시 편입 OK, 경기북도 편입 NO” 등의 문구도 있는데 경기도 주민으로서의 자존심은 전혀 없다는 주장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논란의 여지도 있다.

현수막을 2~3장 이상 목격한 주민들은 “국민의힘이 오늘 김포시의 서울 편입 등을 논의할 ‘수도권 주민 편익 개선 특별위원회(가칭)’를 발족하면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왔다.

이러한 특위는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에 대해 김기현 당 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미 당론으로 정해놓고 있는 상황이 알려진 바 있어 어느정도 예상됐던 바다. 실제 김 대표는 지난달 30일 김포에서 열린 교통 관련 간담회에서도 이를 당론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특위 위원장에는 5선 중진 조경태 의원(부산사하을)이 선임됐는데 토목공학박사 출신으로 부산의 지역사회에서도 지하철 공약이행률이 높았다는 평가가 뒤따랐던 만큼 여당에서 다분히 의지를 보여주고자 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박정하 국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 후 “(위원장이 오늘 결정된 상태에서) 향후 위원 구성에 대해서는 위원장이 지도부와 협의해 구성하게 되는데 예상으로는 원내뿐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여당 측 인사들 사이에서도 현실성이 없다거나 오히려 좋지 않다는 분석 및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최근 한 라디오방송에서 “김포 주민들 입장에서 교통관련 숙원사업은 5,9호선 연장이 아니냐”며 “(편입이 되면) 연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이 전 대표의 논리는 이 연장안이 서울시로 편입되게 되면 ‘광역전철’이 아니라 ‘도시철도’가 되는데 “광역철도는 국비지원 기준이 최대 70%, 지방비가 30%인데 도시철도가 됐을 경우 국비 지원이 40%가 돼 나머지를 서울시 예산으로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표의 이러한 논리는 국토교통부가 정한 ‘도시철도의 건설과 지원에 관한 기준’을 그대로 준용한 것으로 사실상 ‘상당한 논리’가 동반된 발언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를 제외한 다른 지자체들은 60%까지 국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현재 추진되고 있는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사업비의 경우 지방 광역철도에 해당돼 ‘수도권’인 김포와는 경우가 다를 수는 있지만 어쨌든 국비를 70%까지 지원해 주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서울시의 경우 총사업비의 40%까지만 국비로 지원받을 수 있다. 이는 지방 지자체들과의 형평성 등 여러 복합적인 이유로 정해진 비율이며 충분한 협의과정을 거쳐 현재 적용되고 있는 ‘국가기준’이기도 하다.

따라서 김포가 현재의 경기에서 서울로 소속 바뀔 경우 국비 지원 비율이 줄어들어 사업 추진 가능성이 오히려 낮아지는 만큼 경기도(현재의 상태든 북도의 상태가 되든) 소속으로 남는 게 교통관련 현안을 풀기에는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관내에서 추진되는 동북선 경전철 연장 민자사업은 민간5, 서울시4, 국비1로 예산이 투입되는 경우를 봐도 5,9호선을 연장할 수 있는 동력이 그만큼 국비 파트에서 없어진다는 주장은 상당한 타당성이 있기도 하다.

야당은 당연히 반대 입장이다. 여당의 서울 편입안은 김포 주민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표심 노리기’일 뿐, 현실성이 없는 이른바 ‘총선용 공약’에 불과하다는 의견이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김포 주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문제는 지금 김포가 경기도라서가 아니라 지하철 때문”이라며 “정작 정부는 어떠한 입장도 제시하지 않아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만큼, (5호선 연장안에 대한) 정부 안을 가지고 오라”고 입장을 냈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여당이 마치 서울 편입을 ‘만병통치약’처럼 강조하는데 신뢰할 수 있겠느냐”는 분위기다.

김포주민 박모씨(44)는 “여당의 당론은 ‘행정개편’의 분야로 보이는데 물론 약간의 변화가 있긴 하겠지만 서울에 편입되면 지하철 혜택을 당연히 입을 수 있다고까지 얘기하는 건 너무 비약 같아 보인다”며 “현수막을 단 주민들 주장엔 동의하지 않는다”고 의견을 전해왔다.

다른 김포주민 이모씨(32) 역시 “지하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우리에겐 더 우선순위지 서울이냐 경기도냐 하는 건 정치적인 장난질”이라며 “서울이면 다 해결된다는 주장은 진짜 총선 앞두고 막 뱉어내는 것 같아 보인다”고 의견을 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1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김포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의 서울 편입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국민 10명 중 6명이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여론조사에서 ‘반대한다’ 는 응답은 58.6%, ‘찬성한다’는 응답은 31.5%로 나왔는데, 특히 수도권의 경우 반대 의견이 각각 65.8%, 60.6%로 약간 더 우세하게 나왔다.

그러자 김포시는 이날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고 “주민 1천 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 전문업체에 의뢰해 이달 말 여론조사를 진행하겠다”며 “유선전화 설문 시 지역구분 등이 어려운 만큼 아파트 입주자 등을 직접 대면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김포시는 김병수 현 김포시장이 서울 편입을 공식적으로도 주장하고 있는 상황으로 김포시 차원에서는 서울 편입을 원하는 인구가 많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조만간 서울 편입에 대한 당위성을 확보하기 위한 간담회 등도 열겠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