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국민의힘이 최근 시작된 국정감사에서 전국 환경단체들에 대해 이른바 ‘때리기’ 모드로 나서고 있어 지역사회 차원에서의 만만찮은 비판을 받고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13일 '문제는 환경단체가 아니라 후쿠시마 오염수와 썩어가는 4대강'이라는 제하의 논평을 내고 “여당 의원들이 본분과 책임을 잊은 채 환경부 국정감사에 임했다”고 비판했다.
발단은 11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환경부 국정감사 자리였다. 윤석열 정부 들어 두 번째 국감이자 21대 국회 마지막 국감인 만큼 전국 환경단체들은 그간의 국정 운영에 대한 철저한 평가 외에도 산적한 환경 문제의 해결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하는 자리로 보고 이를 집중하고 있었다.
그런데 환경단체들은 이날 국민의힘 소속의 임이자(경북상주·문경) 이주환(부산연제) 의원 등이 ‘사실 왜곡’ 및 ‘호도’로 해석될 수 있는 환경관련 사안 발언을 이어갔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우선 임 의원은 “환경단체들이 재자연화나 4대강 보 해체에 대해서 주창을 하고 뒤에서는 용역사업들 일감을 몰아받는 특혜 카르텔이 (문재인 정부와) 형성돼 있었던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게 되는데 이게 특혜 이권 카르텔이 아니고 뭐겠냐”는 식으로 질의한 부분이 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임 의원의 해당 발언의 경우 4대강의 자연성 회복에 힘써온 환경활동가들에 대한 악의적인 공세를 하며 정작 국정감사에서 주요하게 다뤘어야 할 4대강사업의 문제점은 가리기에 급급했다는 의견이다.
또 4대강사업 반대 운동을 했던 활동가가 소속된 단체에 관해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마치 사실인 양 얘기하며 문재인 정부 당시 4대강사업에 반대한 활동가들이 엄청난 이익을 취한 것처럼 호도한다는 주장도 부연했다.
환경단체들은 지금도 해마다 기온이 높아질 때면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설치된 지역에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 등 독성 물질을 품은 녹조가 만발하고 있는데 여당은 정작 중요한 환경 문제는 뒷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주장하며 환경 문제 해결에 힘써온 활동가를 모욕하는 데 국감의 시간을 허비한 것은 국회의원으로서의 본분을 잊은 방기이자 국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논평했다.
그런가 하면 환경단체들이 추가로 지적한 이 의원의 코멘트는 “정치색을 띄거나 한쪽으로 치우친 환경운동을 펼친 강사들이 적합한지 의문” 및 방사성 오염수 방류 반대 시위 참여,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 활동, 4대강사업 반대 이력 등을 언급한 뒤 “이런 이력들을 가진 사람들의 교육 현장 참여가 타당하다고 보느냐”는 질의였다.
코멘트만 보면 환경교육 강사들이 정치적, 이념적으로 편향되었다는 것인데 환경단체들은 한 마디로 ‘억지 주장’이라는 의견이다.
환경운동연합 측 관계자는 “이 의원의 말대로라면, 강을 파괴하고 오염수를 해양에 투기하고 환경을 오염시켜도 문제가 없다는 환경교육을 하라는 것이냐”며 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실제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 정부는 안전하다고 주장하지만 그런 주장과는 달리 다핵종제거설비(ALPS)의 성능 평가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IAEA의 최종보고서 또한 채취한 시료나 검증 과정에 대한 정보가 불투명해 신뢰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의견이 많다.
여기에 환경단체 전반은 4대강사업 당시 자행된 준설과 직강화 과정에서 4대강 유역의 자연은 녹조를 비롯한 돌이킬 수 없거나 돌이키키 힘든 피해를 입었으며 특히 녹조 문제는 강을 넘어 바다, 농수산물, 심지어는 공기까지 번지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하고 있다.
결국 장기적으로 방사능 오염수의 방류가 해양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르고 4대강사업의 폐해가 사업 후 10년이 넘는 지금까지 악영향을 끼치는 상황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방사는 오염수 방류와 4대강사업을 반대하는 것은 환경운동가라면 당연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들은 이러한 질의를 대하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의 태도 역시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 장관은 해당 질의들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고 선정과정과 지원의 적절성을 검토해 종감 전 보고드리겠다”, “관련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답했는데 환경단체들은 사실상 이들 의원의 질의에 한 장관이 동조했다고 보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한 장관은 사실관계를 확인하기도 전에 결론을 내리고 답을 내놓았다”며 “이는 오염수 해양투기와 4대강 사업에 대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처럼 답변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 장관은 장관 취임부터 지금까지 환경보호의 본분을 망각하고 있다고 본다”면서 “환경부가 환경을 보호하는 일을 하지 않고, 오염수 해양투기를 옹호하는 일만 한다면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일갈했다.
이들 여당 국회의원들 질의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해석이 맞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국회의원이 ‘국가기관’이라는 이유로 시민사회진영 중 한 카테고리인 환경단체들에 대한 ‘때리기’로 해석될 수 있으며 정치적으로도 재차 ‘전임 정부 탓’을 또 하고 있는 만큼 적절해 보이지 않을 수 있기 때문.
환경운동연합 측은 “여당 의원들이 환경 단체와 활동가들을 매도하고 탄압하는 것으로 4대강 사업과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문제는 사라지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논의 절차도 없이 졸속으로 변경한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오염수 해양투기를 옹호만 하는 잘못된 정책 속에 환경과 국민 안전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인천의 한 시민활동가 역시 비판의 의견을 냈다. 그는 “정부여당 스스로에 대한 책임의식도 없이 환경단체들 때리기를 보여준 정부와 여당의 언행은 그 자체로 부적절한 자세”라며 “본인들에게 문제점을 찾고 제대로 돌아보며 반성하는 국감 자세를 보이라”고 일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