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시장실 글에 올라온 송도 R2블록 개발사업에 대한 인천시 답변을 요구하는 글 6일 오후 5시 기준 3,037건의 공감 수를 기록해 시 공식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백지화’를 선언했음에도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송도 R2블록 개발 사업을 놓고 인천경제청과 8공구 주민 간 갈등이 확산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주민들 일부는 김진용 인천경제청과 더 이상 대화와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갈등이 평행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자 인천시 안팎에서는 ‘최종 상위권한자’에 해당되는 유정복 인천시장이 결국 상황을 정리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의견이 대두되는 등 백지화 후로도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관련 기사들 하단 링크 참조)

6일 기준으로 인천시 홈페이지 ‘열린시장실’에는 8월 9일 올라온 “송도 R2·B1·B2 난개발을 막아주세요”라는 청원글이 총 3,037건의 공감 수(비공감 70)를 기록해 인천시 답변 요건을 충족했다.

이 글은 해당 블록 내에 주거용 오피스텔의 밀집을 인천경제청이 불허할 것과 이를 통한 과밀환경의 가능성 배제 또 당초의 약속대로 주민 편의 및 생활시설 인프라 구축 등에 힘써달라는 등의 내용이 적시돼 있다.

오는 8일 의견기간이 종료되는 해당 글에 대해서는 8일 이후 유 시장이 어떤 방식으로든 직접 답변을 남길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송도 R2·B1·B2 블록 개발사업은 당초 개발사업 내용에 K-Pop 아레나 건설 등의 내용이 담겼다는 것을 이유로 ‘K-Pop 콘텐츠 시티 조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었다.

그러나 주민들이 사업 내용을 직접 확인해본 바 전체 부지면적의 85% 가량을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및 아파트 등)으로 조성하고 나머지 15%의 면적에만 아레나시설을 조성하는 것으로 ‘사실상 주택사업 특혜’라는 지적이 일자 논란이 확산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과정에서 해당 부지를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닌 특정 업체와의 수의계약을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이른바 ‘특혜 의혹’도 나오면서 올해 초 미국 출장길에 올랐던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의 해당 출장과 관련한 여러 의혹들이 불거져 나오기에 이르렀다.

당시 김 청장이 사업을 제안한 업체 관계자와 접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인데 이를 빌미로 모 인터넷 매체는 김 청장이 민간사업자에게 일종의 ‘스폰’을 받았다는 미확인 보도까지 나오자 경제청은 이 매체에 대해 5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물론 확인되지도 않은 내용을 보도한 해당 매체가 철저히 잘못됐다는 것이 중론이지만 상황을 이렇게 만든 김 청장이 “책임 소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도 주민들 일각에서는 제기되는 상태다.

상황을 전후로 인천경제청이 수의계약에서 공모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히긴 했지만 지역 언론 전반은 “이미 교류하고 있던 사업주체가 유리한 상황이 달라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지적을 하며 여론은 좀처럼 진화되지 않았다.

결국 8월 23일 경제청이 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으나 이후 김 청장 측으로부터 ‘8공구 주민’에 해당하는 송도5동 입주자단체 등과 간담회 성격의 자리를 하던 중 “오해한 것은 사과해야 한다”는 등의 발언이 나온 것으로 확인되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극에 달하는 분위기마저 연출되고 있는 상태다.

이들 주민들은 주민 커뮤니티(온/오프라인) 등을 통해 “주민에게 사과 등을 요구하고 나서는 김 청장과 더 이상의 대화는 무의미하다,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공유하면서 유 시장이 직접 해결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상태다.

한 8공구 주민은 “안그래도 (김 청장의 언행 때문에) 주민들이 난리도 아니다”라며 “근자에 공감 수가 3천 건이 넘은 청원 글이 최근 내가 봤을 때 3천 건이 좀 안 됐었는데 김 청장의 태도를 전후로 급격히 공감 수가 올랐다고 전해 들었다”며 주민들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이 논란은 최근 인천시의회에서도 언급되면서 장성숙 시의원(비례, 민)이 본회의 5분발언을 통해 사업 전반에 대한 진상조사 등을 요구하는 등 지역사회 차원에서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는 분위기다.

장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도 “송도지구 전체로는 어떨지 모르겠만 적어도 송도5동 주민들 사이에서는 김 청장이 (주민들의) 신뢰를 전제하고 움직이는 것 같진 않아 보였다”는 상황을 전하기도 했었다.

한편 인천시도 해당 청원글과 주민 분위기 등을 일단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상태다. 기왕 인천시 공식답변 요건을 충족한 만큼 경제청 안팎과 주민들 분위기들을 예의주시하면서 면밀한 자세로 답변을 준비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시 관계자는 “현재 청원글에 답변요건을 충족한 수가 꽤 되는데 이것도 그중 하나”라면서 “답변요건이 충족된 내용들을 취합, 시에서 경중을 일단 따진 뒤 시급하고 중요한 주제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빠짐없이 하나하나 설명해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