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건설 현장에서 안전관리 소홀로 노동자가 숨지면서 인천에서는 처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건설회사 대표에게 내려진 ‘집행유예’의 1심 판결에 대해 검찰이 양형이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관련기사 하단 링크 참조)
3일 인천지방검찰청에 따르면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산업재해치사 혐의로 기소한 A건설사 대표이사인 B모씨(63)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앞서 인천지법 형사10단독 현선혜 판사는 지난달 23일 선고 공판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건설사 대표이사 B(63)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A건설사 법인에는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검찰이 밝힌 항소 이유는 1심 판결이 법리를 오해한 결과이며 양형도 가볍게 나왔다는 것이다. 검찰이 지난 4월 결심 공판서 A씨에게 실형인 징역 2년을 구형했는데 1심판결과는 현저히 차이가 나는 결과였다.
이에 앞서 B씨는 검찰보다 먼저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고 A건설사 법인 역시 벌금 5천만 원을 선고가 부당하다며 항소한 것으로 알려져 노동계 등에서 논란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은 전국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선고한 3번째 사례이자 인천에서는 첫 사례이기도 해 주목을 받았다.
B씨는 지난해 3월 16일 오전 9시 40분께 중구 을왕동 근린생활시설 건설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40대 중국인 남성 노동자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사고 당시 이 노동자는 건물 1층에서 거푸집을 받치는 보(기둥과 기둥 사이에 연결된 수평 구조물)의 높낮이를 조절하는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이 구조물이 쓰러지는 사고가 일어나면서 철제 파이프에 머리를 맞아 숨졌다.
숨진 노동자는 하청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로 확인됐는데 B씨는 시공을 맡은 원청 건설회사의 경영 책임자였다. 1심 판결 과정에서 노동자 측 유족과는 합의를 했다는 내용은 언급이 됐었다.
한편 지난달 1심의 ‘집행유예’ 판결에 검찰 뿐 아니라 노동계도 불만이 많은 모습이다. 실례로 당시 민주노총 인천중대재해대응 사업단은 재판 후 인천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솜방망이를 넘어 깃털같은 선고형으로 너무나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성토한 바 있다.
당시 사업단 측은 “법원이 안전관리 시스템 미비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도 결국 집행유예가 선고된 것은 기업 운영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겠다는 정부 약속을 수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법원과 검찰은 형량을 정찰제처럼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중대재해법 적용과 엄중한 처벌을 통한 사고 예방 효과를 붕괴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건설노조 경인본부 역시 “중대재해법이 없던 2004년 경기 용인 아파트에서 같이 일하던 동료가 추락사했을 때 하청업체 소장이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가 있는데 지금은 중대재해법이 있는데도 이런 판결을 한다는 건 한심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측은 현재 “윤석열 정부 들어 건설현장에 불법 하도급과 고용이 판을 치며 이는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고통으로 이어지며 건설현장을 ‘죽음의 현장’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하며 “중대재해법을 확실히 적용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