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수 기자
푸른 지대 창작 샘터 외부 전경
(뉴스통신=이인수 기자) 수원지역 건축자산이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뉴스통신>은 수원시가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푸른 지대 창작 샘터에 대해 살펴본다.
▲딸기밭과 실험 목장의 역사 품은 터전 ‘푸른 지대’
서수원 쪽으로 달리다 보면 ‘푸른지대삼거리’가 등장한다. 지금은 언뜻 생경하고 무언가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지만 ‘푸른 지대’는 50대 이상 장년층에게 수원의 과거를 상기시키는 단어다.
푸른 지대는 권선구 서울대 농대 뒤편에 있다. 1950년대부터 박준철이라는 사람이 경영하던 과수원으로 딸기와 포도 등을 경작하던 땅이다. 이곳이 대표적인 딸기 산지가 된 것은 인근 서울대 농대에서 개발한 국내 최초 신품종 딸기인 ‘대학 1호’를 재배하면서다.
딸기밭이 인기를 끌자 인근 농가도 딸기 농사를 지으면서 21만여㎡에 달하는 일대가 딸기밭으로 성업하며 ‘푸른 지대’라는 이름을 얻었고 나들이 명소로 유명해졌다. 푸른 지대에서 딸기를 먹고 서호를 산책한 뒤 수원갈비를 먹는 수원 나들이가 꽤 인기였다고 한다.
시는 방치됐던 실험 목장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모색하기로 결정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다. 역사성이 뛰어난 사료 창고 등 건축물은 보존하고 실험용 축사로 사용된 건축물은 리모델링을 해 지역 문화예술인을 위한 공간으로 제공하는 것으로 사업이 추진했다.
예술작품 창작으로 생명력 이어가는 추억의 딸기 농장 터
▲오래된 축사 문화·예술적 공간 변신 ‘푸르름 뽐내’
정겨운 전원풍경을 만나기 위해 수원 탑동 시민농장 정문으로 들어서면 입구에 오래된 단층 건물이 눈에 띈다. 언뜻 봐도 반백년은 넘어 보인다. 주변 텃밭에는 작물이 푸름을 뽐내고 있다.
하지만 세련된 글씨체의 간판과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소품 등 곳곳에서 활력이 느껴진다. 서울대 농대 실험 목장을 개축한 ‘푸른 지대 창작 샘터’다. 원래는 동물이 사용하던 축사 건물을 사람이 사용할 수 있게 바꾸는 일은 쉽지 않았다.
시는 2019년 3월부터 건물 안전진단과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거의 1년간 공사를 추진해 2020년 1월 푸른 지대 창작 샘터 건물 리모델링을 완공했다. 또 안전에 중점을 두고 외벽과 천장, 지붕 등에 대해 단열과 방수 등 공사를 진행해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원래 있던 공간이 축사와 실험실, 기계실, 사료실, 세척실 등 거주용 공간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를 새로운 공간으로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더해졌다. 중앙의 주 출입구로 들어서면 외관과는 달리 세련된 공간이 펼쳐진다. 예술인들의 레지던시 공간도 마련됐다.
예술작품 창작으로 생명력 이어가는 추억의 딸기 농장 터
▲시각예술 움트고 소통하는 푸른 지대 ‘예술 활동 공간’
푸른 지대의 넓게 트인 공간과 깔끔한 내부 구조 등 쾌적한 환경을 갖춰 작품활동에 집중하기 좋고 접근성도 좋아 작가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3기 공모 당시 경쟁률이 9대1에 달했다.
시는 레지던 시를 회화, 미디어아트,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시각예술 분야 작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학교수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심의단을 꾸려 레지던 시 활동과 작품 및 전시 경력, 포트폴리오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참여작가를 선발한다.
참여작가들은 이 공간에서 예술창작 활동에 주력·소통하며 작품활동을 한다. 프로그램 참여작가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의 문화예술 갈증을 풀어주는 역할에 동참한다. 오픈스튜디오가 대표적이다. 일 년에 한 번 푸른지대창작샘터 전체를 개방하는 행사다.
작품 감상은 물론 평소 예술가들의 작업 모습을 엿볼 수 있는 기회로 일반 시민은 물론 전업 작가를 희망하는 예술인들에게도 인기를 끄는 행사다. 또한 시민예술교육 프로그램과 전시 프로그램 등에 필수적으로 참여하면서 시민들과 예술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