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정부가 내일(11일)부터 전기 요금을 kWh당 7원 가량 올리는 것을 기정사실화 했다.
4인 가구 기준으로 평균치인 307kWh를 사용한다고 치면 가구 당 월 2,400원 가량이 추가 부담되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및 한전 등에 따르면 정부는 11일 2분기 전기 요금 인상을 잠정 결정하고 관련 실무 작업을 진행 시키고 있는 상태다. 당·정 논의를 거쳐 2분가 내로 요금 인상을 하는 것으로 이미 의견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산업부의 설명대로라면 정부는 그간 전기 요금 인상과 맞물린 물가 상승 우려와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해 2분기 전기 요금 결정을 한 달 이상 미뤄왔으나 더는 미루기가 힘들어졌다는 설명이다.
10일 오전 현재 아직까지는 인상률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지난해 12월 1분기 요금 인상 폭인 13.1원보다는 낮은 kWh당 7원 수준의 인상이 현재로서는 유력하나 이보다 더 오를 가능성도 조금은 있다.
지난해까지 한전의 누적 적자가 40조 원에 가까워졌고 이미 분기 별로 요금 인상이 진행돼온 만큼 올해 하반기에 추가적으로 인상이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한 번 올릴 때 더 올리는 게 낫다는 의견도 산업부 내에서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아무튼 정부는 ‘최소 kWh당 7원 이상’의 인상을 현재로서는 피할 수 없다고 전제하고 이미 제반 작업을 거의 마무리해 11일 최종 당정 협의 후 발표를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 작업은 그간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한전 측에 요금 인상을 진행 시키는 대신 적자 폭 감소 등을 가능하게 할 만한 자구책을 마련해 오라는 일종의 ‘딜’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에 한전은 여의도 남서울본부와 한전아트센터 건물의 매각 추진 및 본사 및 계열사의 차장급 이상 간부 직원들이 올해 임금 인상 분을 반납하는 내용 등을 담아 산업부에 최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건물 매각 건은 이들 건물 지하에 변전 시설이 있기 때문에 이를 제외하고 상부만 매각하는 방안으로 제출했다는 것이다.
여의도 남서울본부를 예로 들면 해당 건물의 자산 가격이 이전에도 ‘20조+α’ 수준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한전 측의 비공식적인 설명에 따르면 그 자산 가치가 꽤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매각을 진행하면 큰 폭의 적자를 줄일 수 있다는 논리다.
한전이 1분기에도 5조 원 대의 손실이 추정되고 있는 만큼 요금 인상과 자산매각 진행 등으로 적자 폭을 줄여보겠다는 것이지만 근본적인 적자 폭을 해소하기엔 부족할 수 있다는 의견도 산업부나 한전 내에서는 의견이 있는 상태다.
지난해 말 기준 한전의 총 부채가 192조 8천억 원으로 부채 비율도 459.1%을 보이는 것을 전제하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의견이기는 하다.
실제 정부도 2026년까지 한전의 적자 폭 감소 및 경영 정상화 등의 일환으로 올해 전기 요금을 kWh당 51.6원 올릴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2분기 인상 폭을 감안하면 올해 안으로 30원 가량을 더 올려야 하는데 가계 부담 여론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쉽지는 않은 문제다.
부가적으로는 전기 요금 인상과 함께 도시가스 요금도 인상하는 계획이 잡혀 있는 만큼 4/4분기부터 연말까지 시기에 지난해와 같은 ‘난방비 폭탄’ 사태가 재차 재현될 가능성도 있어 ‘인상안 카드’를 추가로 남발하기에도 부담이 될 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이 역시 최근 당·정 협의를 통해 인상하는 방안이 현재로서 유력해 보이는 만큼 정부가 안 그래도 힘든 서민 경제에 추가적인 부담을 연이어 전가한다는 비판에서는 당분간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