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인천 동구가 추진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배다리마을 경관개선사업에 대한 주민 여론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과의 협의도 없이 건물에 벽화를 그리는 등 행위로 인해 급기야 주민들은 감사당국에 ‘감사청구’까지 검토하고 있는 상태다.
2일 배다리주민 및 배다리헌책방 운영자 등이 모인 ‘배다리위원회’와 ‘배다리책방연합’은 배다리 책방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는 주민들과의 협의도 없이 벽화작업을 하는 등 동네 정체성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확인된 벽화는 동구가 경관개선사업을 명목으로 진행한 것이 맞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벽화가 그려진 골목 내에 ‘아트스테이 1930’이 소재해 있는데 이곳의 접근성을 높이자는 등의 의도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동구가 지난해 조성한 아트스테이 1930은 동구가 매입한 옛 여인숙 3곳 부지에 카페, 체험형 스테이, 작은미술관을 꾸민 복합문화공간으로, 공모과정을 통해 선정된 민간 사업자가 동구에 사용료를 내고 운영하는 구조다.
구에 따르면 올해 초 이 공간으로 이어지는 골목길 3개 구간에 진입로 경관 개선을 명목으로 벽화 및 그래피티 등의 작업을 했다. 그런데 이 사업에는 2021년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주변지역 지원비 잔액 4천만 원이 투입됐다.
해당 잔액은 민선7기 전반기 동안 동구 지역사회에서 한때 환경적인 이유(당시 소음 및 백연 등 환경문제 대두)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건립에 대한 반대여론이 극심하자 지역상생발전 등의 명목으로 투입된 국비의 잔여액이다.
동구가 조성한 사업이기는 하나 결국 민간사업자가 와서 영리적으로 운영하는 곳에 국비를 투입하고 주민들과의 협의가 없는 사업을 했다면 특혜 등 논란의 여지는 다소 생길 수 있다.
더불어 벽화의 그림도 배다리의 특징이나 역사 등과는 전혀 관련이 없어 주민들 다수는 “뜬금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한 지역언론에서는 “창피하다”는 표현으로 원색적인 제목을 달아 대놓고 비판하는 기고까지 나왔다. 벽화사업에 대한 지역 차원의 여론이 얼마나 험악한 지를 우회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이 벽화작업을 위해 투입됐다는 공적금액은 지역사회의 상생발전 등을 명목으로 투입되는 것인데 특정 민간사업자가 들어와 운영하는 장소의 접근성을 높인다는 의도라면 “그게 과연 지역상생을 위해 쓰인 것이냐”는 의문도 품을 수 있다.
특히 아트스테이 1930은 사업 구상 시기 때만 해도 동구가 ‘시민 문화체험’을 명목으로 공공적 성격으로 운영키로 가닥을 잡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것도 문제다. 사실상 민간사업자가 카페를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 형편이기 때문.
이에 그전부터 배다리 일대에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동구가 동종업계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친 결과라는 비판 여론이 있어왔는데 구가 국비 등을 투입 주민들과의 협의도 없는 벽화 등을 강행해 오히려 동네에 위화감만 줬다는 입장이다.
배다리위원회 측 “동구는 지역사회에서 여러 비판들이 나오는 아트스테이 1930에 대한 접근성을 이유로 인근 주민과의 협의도 없이 벽화 작업을 강행하며 이 골목길만이 지닌 정체성을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배다리위원회와 배다리책방연합 등은 동구가 이렇게 골목길이 갖고 있는 정체성을 복원시키지 않으면 배다리 관광지 조성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청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동구 측은 “여러 의견 중 하나로 보고 있고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도 분명히 있다”며 “주민 간 논의 테이블을 구성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 코멘트로 추정해 보면 그간 사업 과정에서 논의과정이 없었다는 것으로 해석 가능한 만큼 동구가 논란을 자초했다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