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항욱 기자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 장면
(뉴스통신=조항욱 기자) 독일 명문 오케스트라 가운데 하나인 브레멘 필하모닉(Bremer Philharmoniker, 이하 브레멘 필)이 내한, 부산지역 등 전국을 돌며 네 차례 공연한다. 이에 <뉴스통신>은 브레멘 필의 부산 공연에 대해 살펴본다.
▲브람스 작품 한정 프로그램 구성...‘임지영·문태국’ 협연
브람스가 직접 지휘하기도 했던 브레멘 필은 브람스의 작품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 4월 22일 부산문화회관에서 첫 공연을 시작해 세종(4월 23일), 서울(4월 25일), 대구(4월 26일)에서 관객들과 만난다.
수석 지휘자인 마르코 레토냐가 투어를 이끌며 한국을 대표하는 스타 음악가인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첼리스트 문태국이 협연, 관심을 모은다. 그림 형제가 쓴 동화 제목 ‘브레멘 음악대’로 친숙한 브레멘은 수도인 베를린과 제2의 도시인 함부르크와 독일 전역에 단 3개만 존재하는 도시 형태의 주다.
과거 한자동맹 시절부터 무역 허브로서 고도의 자치권을 누려왔었고 이런 역사로 다른 주에 편입되지 않고 독립된 주의 자격을 유지하고 있는가 하면 브레멘 필의 역사는 200년이 넘는데 브레멘의 운송업이 산업혁명과 시너지를 내며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시기인 18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현재를 그린다.
브레멘 대성당 오르간 연주자 빌헬름 프리드리히 림이 창단한 ‘브레멘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브레멘 ‘프라이빗 콘서트 소사이어티’에 의해 창설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전신이다. 1933년 주립 오케스트라로 승격, 브레멘 주립 오케스트라라는 이름을 갖게 됐고 지금의 이름은 2002년부터 사용 중이다.
음악감독 겸 수석 지휘자 마르코 레토냐 지휘 장면
▲‘독일 레퀴엠’ 작곡자 본인 지휘...브레멘 필에 의해 초연
객원 지휘자로 빈 심포니, 뮌헨 필하모닉,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함부르크 심포니, 잘츠부르크 모차르테움,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 주세페 베르디 오케스트라, 베를린 라디오 심포니 등을 지휘했다.
이번 내한의 ‘올 브람스’ 프로그램이 특별한 이유는 브람스의 위대한 역작으로 꼽히는 ‘독일 레퀴엠’이 1868년 작곡자 본인이 지휘로 브레멘 필에 의해 초연됐기 때문이다. 브레멘 필하모닉은 오늘날까지 브람스와 특별한 유대감을 갖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많은 무대에서 특별한 요청을 받고 연주한다.
10분 남짓한 짧은 시간이지만 브람스가 남긴 유머러스함과 화려함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자 대중성으로 사랑받는 ‘대학 축전’ 서곡으로 공연은 시작된다. 전반부는 솔리스트인 임지영과 문태국이 연주하는 ‘이중 협주곡’이 이어진다. 기교적으로 난곡에 속해 연주자들의 뛰어난 기량을 요구하는 작품이다.
두 협연자의 대화하듯, 때로는 충돌하듯 주고받는 듯한 연주가 감상의 가장 큰 포인트이다. 이 작품은 브람스의 절친인 요제프 요아힘과 첼리스트 로베르트 하우스만을 위한 작품으로 브람스가 요아힘의 이혼으로 서먹해진 상황에서 화해의 뜻을 전하기 위한 선물로 작곡해 ‘화해의 협주곡’으로 알려져 있다.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 공연 이미지
▲K-클래식 스타 임지영·문태국 협연...브람스 음악 정수 선사
해외 내한 오케스트라 무대에서 한국 출신의 솔리스트들이 이중 협주곡을 연주한 사례는 드물다. 특히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 협주곡은 K-클래식 스타, 임지영과 문태국이 협연자로 나선다.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로 불리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20세의 나이에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임지영은 당시 놀라운 집중력, 대담하면서도 안정된 연주, 단련된 테크닉 등 다양한 강점들을 바탕으로 여러 국가에서 참가한 쟁쟁한 후보자들 사이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우승했다.
현재 쾰른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에 재학하고 있다. 2015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금호음악인상, 한국언론인연합회의 자랑스러운 한국인 대상, 2016년 대원문화재단의 대원음악상 신인 상을 수상했고 2021년에는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유일한 클래식 연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문태국은 제15회 성정전국음악콩쿠르 최연소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2011년 제3회 앙드레 나바라 국제첼로콩쿠르 우승, 2014년 파블로 카잘스 국제첼로콩쿠르 우승, 2019년에는 차이콥스키 국제콩쿠르 4위 등 국내외 수많은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현재 가장 주목받는 첼리스트 중 한 사람이 돼 왕성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