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시내버스 (사진=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서울시가 당초 4월 인상하려던 버스요금을 하반기로 미루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인천시의 셈법도 조금은 복잡해진 모습이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올해 상반기엔 서울·경기가 모두 요금을 동결하는 것이 되기 때문에 ‘상반기 중 요금 인상’을 유력하게 검토해 왔던 인천시로서도 이후 행보를 다시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당초 4월 대중교통 요금을 인상하기로 한 내부 방침을 바꿔 이를 하반기 중 적용하는 것으로 입장을 바꿨다. 교통요금과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서민 부담이 크다고 보고 일시적이나마 이를 완화할 필요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버스와 지하철의 적자가 상당히 누적돼 있는 것은 사실이나 난방비 등 공공요금 이슈를 감안하지 않을 수 없어 민생고통의 경감 차원에서 대중교통요금의 인상 시가를 연기하는 것으로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이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통해 공공요금의 동결 기조를 밝히면서 요금 인상안에서만큼은 다소 기조가 강경했던 서울시의 입장이 바뀐 것으로 읽힌다.

다만 서울시의회의 의견 청취 및 물가대책위원회 심의 등 버스요금에 필요한 행정절차는 상반기 중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올해 하반기 혹은 그 이후 요금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잠정적인 기한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되면 적어도 올해 상반기 중으로는 서울과 경기 모두 버스요금은 ‘일단 동결’이다. 

경기도는 이미 김동연 경기지사가 도정연설을 통해 “버스요금 동결을 시작으로 대중교통 체계를 개선하는 중장기 대책을 준비하겠다”고 밝혀왔다. 따라서 인천시의 셈법이 조금은 더 복잡해졌다. 

시는 올해 상반기 중 버스요금 인상을 적용하는 것으로 이미 가닥을 잡아왔었기 때문. 지난해 요금인상을 전제로 추진한 ‘시내버스 및 광역버스 경영실태’ 용역 결과에서도 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와 있었다. 

준공영제를 적용 중인 인천 시내버스는 지난해에만 2,600억원 넘는 적자폭이 나타났다는 것이 이 용역의 결과이기도 했다.

그런데 수도권 타 광역단체가 잠정적인 동결 기조를 보이면서 인천시로서도 이같은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강행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버스요금의 인상은 각 지자체에 권한이 있다. 

인천시가 요금 인상을 추진해도 별다른 문제가 있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인천 역시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를 적용받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하지 않을 수는 없을뿐더러 정부의 기조 역시 현재로서는 ‘동결’이 확실하다.

여기에 인천·서울·경기지역 수도권에 모두 적용되고 있는 ‘수도권 통합환승할인제도’를 주도하는 지자체가 서울시인 만큼 인천시가 먼저 요금 인상안을 치고 나가는 것도 사실상 ‘부적절한 그림’이다.

인천시가 현재의 내부 계획대로 버스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인상폭은 300~400원 정도다. 성인 기준으로는 현재 교통카드 결재 기준 1,200원에서 1,500~1,600원 정도가 된다는 얘기다.

최근 인천평화복지연대 등 시민단체들도 버스요금 동결을 촉구하고 나오는 등 공공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여론이 계속 나오는 가운데 인천시는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결정을 하지 못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미 정책적으로 ‘요금 인상’으로 잠정한 사항이 정부 기조와 인근 지자체의 결정, 그리고 여론 등에 의해 영향을 받으면서 최종 결정을 머뭇거리고 있는 셈이다.

아직까지 인천시는 버스요금에 대해 “인상 시기와 범위 등을 현재 내부 검토하고 있다”고만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