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캠프마켓 전경. ⓒ인천시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환경부가 인천 부평미군기지(캠프마켓) D구역 환경보고서를 ‘비공개’로 결정키로 하면서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의 반발 기류가 보이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9일 ‘환경부는 부평미군기지 D구역 환경보고서 즉각 공개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환경부의 이같은 결정에 대해서는 즉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발달은 이 단체가 앞서 지난달 26일 환경부에 캠프마켓 D구역 환경조사·위해성 평가보고서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환경부가 이를 거부하면서 논란이 커졌다.

환경부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 제1항 제2호, 즉 국가안전보장·국방·통일·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라며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또 ‘SOFA 환경분과위 설립에 관한 SOFA 합동위원회 각서(이하 SOFA 각서)’에는 “환경분과위원회 공식 합의록 및 기타 문서는 양국 정부의 공식 문서로 간주하며, 환경분과위원회 및 그 구성원이 공개할 수 없다”고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도 밝히고 있다.

이는 인천녹색연합 측이 2017년 캠프마켓 A·B·C구역 환경보고서에 대한 정보공개청구 당시 환경부가 비공개 근거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한 내용이다.

인천녹색연합의 캠프마켓 D구역 환경조사 등에 대한 정보공개청구에 대해 환경부가 회신한 답변 내용.

 

이 내용은 2018년 서울행정법원이 조사 결과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공개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었다.

이 단체가 당시 환경부를 상대로 비공개 결정 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진행한 결과, 당시 법원은 이듬해 오염 평가 결과는 공개하되, 위해성 평가 결과는 비공개하라는 판결을 내렸었다.

당시 법원은 ▲환경오염조사는 객관적 지표로 기술한 것에 불과할 뿐 어떠한 가치판단이나 해석상 다툼의 여지를 내포하지 않음 ▲ 부평미군기지 반환과 관련한 협상 진행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 않음 ▲국민의 알권리 보장의 필요성이 크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다만, 법원은 위해성 평가에 대해서만큼은 가치판단이 포함된 내용으로 판단된다는 이유로, “주한미군과의 협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환경부 주장은 받아들여 위해성 평가는 비공개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환경부가 비공개 결정의 추가 근거라는 SOFA 각서 역시 이미 법원 판결이 내려진 사항이다.

과거 춘천의 캠프페이지, 부산의 캠프 하야리아 등의 정보공개소송 당시, 법원은 “SOFA 하위법령은 국회의 준동의를 받은 조약이 아니므로 국민의 알권리를 제한하는 근거규범이 될 수 없다”고 판결한 사례가 있다.

인천녹색연합 측은 “현재 반환협상 중인 D구역 상당부분이 오염되었다고 전해지는데 이 곳은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는 만큼 오염 현황을 시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시민들의 알 권리, 환경권을 위한 상식적인 결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주한미국이 오염원임이 확실한 만큼 책임원칙에 따라 주한미군에 책임을 물어야 함은 물론임에도, 환경부가 나서서 끝까지 정보를 비공개하며 신뢰를 져버리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은 “환경부가 이제라도 정보공개를 시작으로 정화계획과 정화과정을 공유해 환경권을 보장하길 촉구하며, 우리의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