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수 기자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최계운 인천환경공단 이사장의 청라소각장 증설 발언이 연이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결국 서구 기반의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구의원들은 항의방문을 하며 “주제넘은 발언”이라고 맞불을 놓기까지 했다.
20일 정종혁(서구1), 이순학(서구5), 김명주(서구6) 시의원들에 따르면 15명의 시·구의원들은 19일 인천환경공단에서 최 이사장을 접견하고 청라소각장 증설 발언에 대한 강력한 항의를 표했다.
발단은 8일 최 이사장이 인천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였다. 이 자리에서 최 이사장은 송도·청라소각장의 증설 및 현대화가 필요하다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기본적으로 인천시의 계획에 따르겠지만 소각장을 어딘가에는 지어야 한다면 지금 있는 시설을 활용하는 게 훨씬 더 낫고 민원이 훨씬 더 적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은 해당 자치구 및 시의 계획과 전면배치되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낳았다. 특히 청라소각장에 대해서는 이미 시와 서구가 이전협약이 되어 있기 때문에, 최 이사장의 발언은 더더욱 논란이 커졌다.
두 소각장은 하루 1천t 정도 규모의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다. 시는 2026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전면 금지가 시행되면 소각해야 할 생활폐기물이 2배정도 많아질 것으로 보고 현재 대안 마련에 고민이 크다.
송도소각장은 2026년이면 내구연한에 다다르게 되고, 청라소각장은 이미 내구연한을 넘기는 등 시설 노후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 시는 현재 서·북·동남부권 등에 광역소각장을 분할 조성하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시와 서구의 소각장 이전협약은 그간 서구 주민들이 수도권매립지로 인한 환경상 불이익을 장기간 받아온 것을 감안해 맺은 것이다.
허나 유정복 인천시장이 직접 임명한 ‘측근인사’인 최 이사장의 발언인 만큼, 향후 시가 이를 감안 혹은 수용할 가능성도 생긴 셈이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시의원들은 최 이사장과 면담을 한 직후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 이사장이 사과 혹은 유감 등의 표명을 할 경우의 수를 계산해둔 것.
그러나 이들 시·구의원들이 면담 후에 곧바로 성명을 낸 것을 감안하면, 최 이사장이 결국 면담 자리에서까지 자신의 발언에 대한 고집을 꺾지 않았으리란 짐작은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다.
면담에 참여한 몇몇 서구의원들에 따르면, 최 이사장은 이들과의 면담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하고 언급한 것일 뿐 시 정책과는 관련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시·구의원들은 “인천시 시정혁신관이 ‘수도권매립지 임기 내 종료는 어렵다’라는 발언에 대한 인천시의 해명 이후 단 하루 만에 터져 나온 망언”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인천환경공단은 폐기물처리시설 운영·관리를 맡고 있는 수탁기관일 뿐, 정책 수립에 관해서는 아무런 권한이 없다”며 “최 이사장이 서구 주민들의 불안을 조장하면서까지 소각장 증설 망언을 쏟아내는 저의가 무엇인가”라고 규탄했다.
또 “최 이사장의 도를 넘은 망언에 대한 유 시장의 수도권매립지 종료와 청라소각장 폐쇄 이전 등 환경정책에 대한 입장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도 밝혔다. 최 이사장이 유 시장 측의 ‘측근인사’임을 감안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들은 “최 이사장은 이미 주민 합의가 끝난 소각장 폐쇄·이전에 주제넘은 참견과 훈수에 대해 반성하고 망언에 대해 사과하라”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최 이사장의 논란성 발언에 대한 사과요구 성명서 명단에 이름을 올린 시·구의원들은 모두 15명이다.
시의원은 김명주·이순학·정종혁, 서구의원은 고선희·김남원·김원진·김춘수·백슬기·서지영·심우창·송승환·송이·이영철·정태완·한승일 등으로,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