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골프장 일부 전경. ⓒ스카이72

 

(뉴스통신=배영수 기자) 골프장 부지 무단사용 건으로 다투고 있는 인천공항공사(이하 공사)와 골프장 사업자(스카이72)의 법정 싸움이 인천공항공사의 승소로 마무리된 가운데, 공사가 최근 인천시에 스카이72의 골프장업 등록취소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시의 후속조치를 공사의 동의하고 이행할 지의 여부가 아직 ‘안갯속’인 데다, 사안과 관련한 검찰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서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관련 기사 하단 링크 참조)

5일 공사와 시 등에 따르면, 최근 공사는 “스카이72 골프장이 사용하는 부지의 임대기간 종료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2020년 12월 말로 확정된 만큼 시의 행정처리를 통해 체육시설업 등록을 취소해 달라”는 요지의 공문을 최근 발송했다.

해당 공문을 확인한 시는 체육시설업에 대해 변경등록절차를 이행하거나 등록취소 및 신규등록에 필요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최근 대법원 판결을 감안해 골프장업 등록을 취소하는 데에는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

현행 법령(체육시설법 및 행정기본법)에 따르면, 행정기관은 적법한 처분의 철회에 따라 토지사용 및 임대기간 종료된 골프장에 대해서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

앞서 공사는 지난해 1월에 같은 내용으로 등록취소를 요청했던 바 있다. 당시 시는 해당 건이 법적분쟁 중에 있다는 사유로 이 요구를 거부했던 바 있다.

시는 이번 건의 이행절차와 관련해 골프장 부지의 소유주인 인천공항공사에 대한 청문 등으로 의견을 확인한 이후 절차를 이행하거나, 시가 후속사업자(KMH신라레저)를 체육시설업 변경등록 행위자로 변경하는 방안 중 하나를 선택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당 후속조치를 공사가 별반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된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변경등록을 통해 사업자를 변경하는 경우 공사에 대한 배임 논란 가능성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공사가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는 ‘등록취소 및 신규등록’의 절차로 이행하는 것에 기본적으로 동의하지만, 시의 청문 절차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현 사업자 측의 골프장 부지 점유 후 불법영업의 빌미가 공사에게도 있다는 시선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다.

따라서 ‘공사가 시에 공문을 보내 이행되는 후속조치를 정작 공사가 거부하는’ 이상한 모양새가 나올 수 있는 가능성도 남아 있다.

최근 이 사안과 관련한 대검찰청의 움직임도 주목할 반한 부분이다. 골프장 후속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나온 입찰비리 의혹이 결국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게 됐기 때문이다.

대검은 최근 올해 9월 골프장 신규운영사 선정 입찰 과정에 인천공항공사 경영진의 배임 의혹이 있다는 고발 사건을 다시 수사하라는 ‘재기수사명령’을 인천지방검찰청에 내렸다.

입찰에서 탈락한 한 업체는 “골프장 매출이 높을수록 공사가 손해보는 구조로 사업자 입찰을 진행한 것이 사리에 맞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김경욱 공사 사장 등 5명을 지난 7월 업무상 배임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발한 바 있다.

당시 인천지검과 서울고검은 모두 ‘고발인 조사 후 불기소 처분’이라는 같은 결론을 내렸다. 이에 해당 업체가 이를 불복, 대검까지 재항고를 했는데, 대검이 내용을 확인한 뒤 이 항고를 받아들여 재기수사명령을 내린 것이다.

공사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감정의 골이 상해있는 스카이72 측은 “대검 재기수사 명령으로 인한 향후 철저한 수사를 촉구한다”며 “입찰비리에 대한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스카이72 측이 갖고 있다는 영업권 논란도 아직 여전하다. 스카이72측은 “대법원의 판결은 후속사업자의 영업권까지 인정한 것이 아닌 만큼, 영업권이 없으면 골프장 사업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공사와 맺은 실시협약에는 영업권 인계에 대한 내용이 없으며, 부동산 인도는 별개의 문제라는 논리다. 스카이72 측은 “(공사로 인해) 1,100여 종사자가 일자리를 잃게 되고, 28개 임차업체는 영업 중단으로 고통받게 될 것”이라며 고용승계 문제 역시 공사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