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효경 기자
(뉴스통신=문효경 기자) 국토교통부가 조만간 2차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이하 주정심)의 개최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는 소식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규제지역을 포함하고 있는 지방 지자체들이 해제를 강력 요청하는 가운데 인천지역 상당지역이 해제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알려져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이달 중으로 10개 군·구별 주택가격 변동률과 거래 규모 및 미분양 규모 현황 등을 파악하고 빠르면 다음달 경 관내 규제지역에 대한 해제 요청 등을 진행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시가 이같은 복안을 갖게 된 동인은 국토부가 조만간 2차 주정심을 개최할 예정이란 소식이 흘러나오면서다.
통상적으로 주정심은 1년에 2회(통상적으로 반기에 1회) 개최되는데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어서 시장 상황이 유동적일 경우 수시개최를 하기도 한다.
확정된 시기는 아니지만 분위기로만 보면 다음달 정도에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국토부의 2차 주정심에서는, 부동산 규제지역의 추가해제 방안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부동산 규제지역 추가 해제 방안과 관련해 “시장 상황을 보면서 유연하게 보겠다”는 등의 입장을 밝혔던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 역시 지난달 국회에서 “지난 6월 1차 규제 해제가 미흡했다는 판단이 있는 만큼, 변동 추이를 지켜보고 연말 이전이라도 추가 조치를 할 수도 있다”고 밝힌 바가 있다.
현재 전국의 투기과열지구는 43곳, 조정대상지역은 101곳이 지정돼 있다. 최근 3개월간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1.3배 이상, 투기과열지구는 1.5배 이상일 경우 각각 지정된다.
이렇게 되면 비규제지역 기준으로 70%인 주택담보대출 LTV(담보인정비율) 상한이 조정대상지역의 경우 50%로,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서는 40%로 내려가며, 15억원 초과 주택은 담보대출이 법적으로 금지된다.
또 양도소득세와 종합부동산세, 취득세 등 다주택자 세금이 중과된다. 주정심 개최 예정 소식을 전해들은 지자체들 중에는 기민한 움직임을 취하는 곳들이 보인다.
유일한 지방권 투기과열지구인 세종시를 비롯해 충남 천안, 충북 청주, 전북 전주 등에서 “규제 해제의 정량적 요건과 정성적 요건이 모두 충족됐다”며 해제를 촉구하고 나서고 있다.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2020년 6·17 대책으로 연수·남동·서구의 3곳이 투기과열지구로, 중·동·미추홀·부평·계양구 등 5곳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중 중구의 경우 을왕·남북·덕교·무의동 등 일부가 조정대상지역에서 제외된 상태다.
지난 6월 열린 첫 주정심에서는 주택 가격의 하락세 전환이 얼마 안 된 데다 당시 미분양 주택도 많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인천 등 수도권의 규제 해제를 보류한 바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9월 2주 기준)을 보면, 인천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29% 하락했으며 올해 누적 하락률은 -2.34%로 세종(-7.11%)과 대전(-2.85%) 다음으로 하락폭이 높게 나타났다.
이같은 내용을 보면 인천지역은 수도권이긴 하나 대부분이 규제 해제의 기준을 충족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대구와 대전 등 지역이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었지만 이들 지역의 주택매매가격은 해제 전보다 하락세가 더 두드러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인천 역시 규제에서 풀려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에서는 힘을 얻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보니 지역 정치권에서부터 인천지역 내 규제를 해제해 달라는 요구도 강해지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진행된 인천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는 이강구 시의원이 대표발의한 ‘인천시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해제 촉구 결의안’을 규제지역 8개 군·구 시의원 21명의 동의를 얻어 가결하기도 했다. 시의회의 결의안 전후로 인천시 역시 관련 업무에 본격 돌입해 있다.
시는 우선 관내 군·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규제와 관련된 시민,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이달 말까지 모니터링과 의견 수렴 등을 마치면 국토부에도 규제 해제 및 규제지역의 선별 지정 등을 건의하겠다는 복안이다.
물론 인천지역이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폭을 심하게 맞으면서 규제 해제를 위한 정량적 요건이 충족된 상태인 것은 맞지만, 전문가들 대부분은 인천이 수도권에 위치한 만큼 정량요건에 맞다는 이유로 해제해줄 가능성은 낮다고 입을 모으는 분위기다.
인천을 만약 규제 해제해 주면 수도권 전역에서 같은 요구가 빗발칠 예상이 크고, 이렇게 수도권의 규제지역을 대규모로 다 풀어주게 될 경우 투기과열 등 큰 부작용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대단히 높기 때문이다.
실제 현 정부 또한 이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의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금지 등의 규제는 풀 생각이 없다는 등의 기존 입장에서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이번 주정심을 통해 만약 수도권 지역의 규제 해제가 만약 현실화된다고 해도, 일부 규제가 정말 필요한 지역에 대한 일부 조정 정도에서 그칠 거라는 예상이 업계에서는 높다.
이와 관련 국토부는 일단 섣부른 예상이나 판단 등을 자제하라는 분위기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정심을 통해 규제지역 지정이나 해제 등 진행을 하면 문의 전화가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많이 오는 게 사실”이라며 “규제개선 등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