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각종 매스컴을 통해 하루에도 수없이 많은 사건, 사고 소식을 접하게 된다. 최근 들어 재난의 양상이 갈수록 복잡하고 다양해짐에 따라 국민들의 안전에 대한 욕구도 증가해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질 높은 소방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일반인들의 관점에서 볼 때 소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손꼽으라면 무엇보다도 현장 활동일 것이다. 특히 사고발생 초기에 대응이 적절하지 못하면 그로인해 엄청난 인명, 재산피해가 발생해 사고 피해자들에게 돌이킬 수 없는 아픔과 상처를 남기게 된다. 20여년 넘게 소방에 몸담으면서 경험했던 참혹한 화재현장 속 피해자들의 오열은 평생 가슴에 사무칠 만큼 깊이 새겨져 있다.
가정, 직장과 같은 삶의 기본 터전을 잃은 이들의 절망과 절규는 쉽사리 잊혀 지지가 않는다. 따라서 우리 소방은 이러한 아픔과 피해를 줄이고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노력은 필연적이며 끊임없이 계속돼야만 한다. 그런데 화재현장에는 많은 위험요소가 따르고 경우에 따라서는 막대한 인력과 장비, 시간이 소모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초기 현장 활동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도 사실 그보다는 사전에 예방을 통해 그러한 사고 자체를 미연에 방지하는 것이 비용적인 면을 떠나서 가장 바람직하고 올바른 소방정책이 아닐까 생각된다. 화재의 예방은 먼 곳에 있거나 거창한 것이 아니라 나! 우리가정! 내직장! 부터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민안전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주택화재발생 건수는 총 7,995건으로 전체 화재발생의 18.42%를 차지하며 화재로 인한 사망건수의 49.35%가 주택화재로 인해 발생하는 것이 현실이다. 원인으로는 ‘부주의’ 5,573건, ‘전기적요인’ 1,990건으로 부주의가 전체 화재건수의 50%이상을 차지했다.
통계에서 보듯 부주의로 인한 주택화재로 가장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마 우리집은 괜찮겠지 하는 안전 불감증에 사로잡힌 건 아닌지 한번 되돌아 볼 때다. 우리는 가정에서 간단한 행동의 변화만으로도 화재발생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그럼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좋은 습관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첫째, 전기로 인해 발생하는 화재의 위험성을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전기 사용의 과부하가 많이 걸리는 멀티콘센트 사용에 있어 많은 주의를 가져야 한다. 많은 전력을 소비하는 제품은 멀티콘센트 활용을 지양하고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항상 전원을 꺼두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또 배선에 이상이 없는지 정기적으로 체크를 하고 먼지가 쌓이지 않도록 주변 청소를 깨끗하게 해야 한다.
자칫 스파크가 일어났을 때 주변의 먼지에 옮겨 붙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콘센트 같은 전기제품도 5년 이상 사용하게 되면 성능이 떨어지므로 오래된 제품을 새것으로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 할 것이다. 둘째, 가스레인지 사용으로 인한 화재의 위험성을 줄어야 한다. 집집마다 음식물을 한번쯤 태워보지 않은 곳이 없을 것이다. 불은 제대로 사용하면 굉장히 도움이 되지만 자칫 부주의로 큰 화재가 날 수 있다.
대표적인 예가 가스레인지이다. 곰국을 끓인다던지, 빨래를 삶는다던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을 할 때에는 좀더 주의를 기울려야 한다. 가스레인지 주변에 불에 탈 수 있는 물체를 치우고 인근에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해 혹시 일어날 사고에 미리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스를 쓰지 않을 때에는 항상 가스밸브를 잠그는 습관도 중요하다.
셋째, 온열기, 전기매트 등 난방과 관련된 제품은 제품자체의 전기적인 화재뿐만 아니라 발생하는 열에 의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제품들이 열선이 손상되지 않도록 잘 관리를 해야 하고 장시간 사용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 또 전기난로 및 가스기구 등은 충분한 거리를 유지해 설치하고 주변의 인화성 물질을 제거해야 한다. 난로 주위에서는 절대로 세탁물을 건조하지 않도록 하고 특히 커튼이나 가연물질이 난로에 닿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고 어린이만 두고 자리를 비우지 않도록 해야 된다.
화재예방에 만전을 다 했더라도 언제든지 화재는 일어날 수 있다. 화재발생시 초기소화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화기를 각 가정에 비치하고 화재사실을 조기에 알려주는 단독경보형감지기를 설치해 유사시 대비해야 한다. 가장 기본이 되는 주택용소방시설(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이 2012년 2월 5일부터 모든 주택에 설치가 의무화 돼 있다.
그러나 2016년 말 기준 설치 율이 20% 정도에 불과해 선진국 설치 율 약80%에 비해 많이 저조한 실정으로 우리가 극복해야할 하나의 과제다. 이렇듯 화재예방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단지 작은 습관에서 나오는 행동 하나하나가 화재를 예방하는 방법인 것이다. 평소 화재의 원인을 제거하는 습관과 주택용 소방시설의 설치 등을 통해 내 가정 나아가 우리나라가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화재발생 초기에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와 같은 효력을 낸다고 한다. 그렇다면 예방의식이 투철한 한 사람의 사전 예방활동과 사고 발생 시 초기대응은 소방관 10명, 100명 그 이상의 효과를 발휘해 주지 않을까? 왜 예방활동이 중요한 것인지 그 본질적인 면부터 정확히 짚어 나가면서 머릿속에 잠들어 있는 안전의식을 밖으로 끄집어낼 때 진정한 안전을 실현 할 수 있을 것이다. (부산 사하소방서 안전지도담당 송종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