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섭 기자
(뉴스통신= 김상섭 기자)인천문화예술회관은 지난해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군 극단 하땅세의 연극 ‘위대한 놀이’를 29일부터 30일까지 양일간 소공연장 무대에 올린다.
19일 예술회관에 따르면 ‘위대한 놀이’는 ‘밀란 쿤데라에 비견되는 세계적인 작가’로 알려진 아고타 크리스토프(Agota Kristof, 1936-2011)의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이 작품은 최근 케이블TV tvN의 ‘비밀독서단’,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의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등에서 다뤄지면서 다시 대중적인 관심을 얻고 있다.
‘소설쓰기’에 대한 대답과도 같은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연작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을 ‘연극 만들기’에 대한 극단 하땅세의 대답으로 풀어낸다.
대도시의 공습을 피해 국경지역 할머니 집에 맡겨진 루카스(Lucas)와 클라우스(Claus)는 알파벳 순서만 다른 쌍둥이 형제로 전쟁의 포화 속, 괴팍한 노인 밑에서 이들은 삶의 비참함과 잔인함을 겪는다.
결국 형제는 현실의 폭력에 맞서기 위해 서로의 신체를 학대하고 욕설을 퍼 붓는 놀이를 통해 결핍과 수치로부터 오는 고통에 스스로를 단련시킨다.
종전과 어른들의 죽음을 거쳐 새로운 출발에 놓이기까지 거짓말과 놀이는 끝없이 이어진다.
이처럼 연극 ‘위대한 놀이’는 진실과 허구를 넘나들며 전쟁으로 왜곡된 인생들의 우화 같은 이야기들을 잔인한 풍자 속에 담아낸다.
또, 그들의 생존 방식으로 현재 사회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질문하며, 인간의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던진다.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던진 이 작품은 제10회 대한민국연극대상 ‘대상’ 수상을 비롯, 한국평론가협회 ‘올해의 베스트 3’, 월간 ‘한국연극’의 ‘올해의 베스트 7’에 선정됐다.
연극 ‘위대한 놀이’의 극본은 극단 하땅세의 예술감독이자 희곡작가인 故윤조병 선생이 담당해 더욱 의미가 크다.
故윤조병 선생은 유치진, 차범석으로 이어지는 한국 사실주의 연극의 계승자로 평가받고 있으며, 2017년 10월 11일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그의 작품집으로는 ‘농토’(1987), ‘모닥불 아침 이슬’(1987)이 있으며, 1978년 현대문학상, 1981년 대한민국 연극제 대상, 1985년 대한민국 연극제 희곡상, 1990년 전국연극제 대상을 수상한 바 있다.
특히, 故윤조병 선생은 1969년 인천으로 이주해 인천연극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1990년, 지역으로서는 처음 공립극단인 인천시립극단을 창단하는데 중심역할을 하였고 초대 상임연출자로 활동했다.
연극 ‘위대한 놀이’는 그가 다시 한 번 인천관객들을 만나는 뜻 깊은 자리다.
회관관계자는 “이번 연극은 인천 연극 발전에 지대한 공이 있는 故윤조병 선생에 대한 오마쥬(Hommage)이다”며, “극본자인 故윤조병 선생의 연극적 상상력으로 완벽하게 재탄생한 작품이다”고 말했다.
또. “아고타 크리스토프의 소설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원작의 에너지가 그대로 전달되면서도 무대 위에서 표현되는 연극적 재기발랄함이 돋보인다”고 기획의도를 밝혔다.
연극 ‘위대한 놀이’는 29일 오후 3시, 8시와 30일 오후 3시에 공연하며, 관람료는 전석 2만원으로 중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문의 032-420-2735)
한편, 공연예술의 브랜드화를 위해 2014년 신규 기획된 ‘스테이지149’는 연극, 무용, 마임 등의 프로그램 구성으로 예술성과 실험성이 높은 작품들을 초청해 선보이는 인천문화예술회관의 브랜드 공연기획이다.
올해 ‘스테이지149’의 ‘연극선집’ 선정작은 2017년 대한민국을 가장 뜨겁게 달군 두 작품, 하땅세의 작품 ‘위대한 놀이’와 프로젝트 내친김에의 ‘손님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