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에서 불만 나면 대부분 큰 피해를 본다. 최근 대구에서는 지난해 11월30일 서문시장 4지구에서 대형 화재가 났다.
서문시장은 전국 3대 전통시장의 하나인데 건축물 현황을 보면 오래되고 낡은 점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데다 주로 섬유 제품을 대량 취급하는 곳이어서 피해가 컸다.
당시 점포 670여 곳을 태워 1000억 원 이상의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건물은 30% 이상이 붕괴돼 사용 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로부터 두 달도 되지 않아 여수수산시장에서도 올 1월15일 2시28분경에 불이 났다.
시장 경비원 김 모 씨(69)는 화재경보기 소리를 듣고 치솟은 불길을 목격한 뒤 119에 신고했다 한다. 2시간 동안 지속된 화재는 여수수산시장 점포 125곳 중 117곳에 피해를 당해 50억 원의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산했다.
여수경찰서는 감식을 통해 이번 화재의 발화지점이 좌판 수족관 등의 누전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했지만 화재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다. 시장 특성상 점포가 나란히 붙어있고 천장에는 스티로폼 보온재가 설치돼 불이 급속도로 번진 원인으로 보고 있다.
1969년 3월 문을 연 여수수산시장은 부지 1,537㎡, 매장면적 2,308㎡이다. 점포의 크기는 6~9㎡ 정도소규모다. 그나마 2013년 시설 현대화를 통해 폐쇄회로(CC)TV 33대, 스프링클러 56개, 화재경보기 18개가 설치돼 더 큰 피해를 줄였다는 분석이 있지만 불이 났을 때 초기 진압을 위해서는 소방차 진입로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
전남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전통시장의 경우 만일의 재난상황에 대비해 소방차진입 통로확보 등이 피해를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했다. 전통시장 화재는 2014년 연간 63건이었던 것이 지난해 11월 말 기준 92건으로 늘었다. 해마다 철마다 반복 증가하는 대형화재 발생의 잠재적인 ‘주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막을 것인가’ 국민안전처의 전국 전통시장 1,256곳을 진단해 보니 공통적으로 상황 문제에 큰 차이가 없었다 한다.
피난구유도등 파손, 화재수신기 회로 단선, 미 규격전선이거나 피복이 벗겨진 채 뒤얽힌 전선, 건전지 빼버린 화재경보기, 콘센트 주변은 습기로 차 있었고 절연 테이프를 감은 낡은 전선들이 간판 밖으로 아무렇게나 삐져나와 있고 전선 위는 시커먼 먼지가 쌓여 있었다 한다. 더군다나 노후전선 이나 콘센트 위의 먼지는 트래킹이나 절연열화작용으로 발화의 원인이 되고 스티로폼과 옷, 이불, 비닐천막 등과 함께 가연성이 높고 일시에 건물전체로 불길을 확산시키는 고(高)가연성 위험물질로 꼽힌다.
전통시장 현대화 사업으로 설치한 아케이드 천장 개폐장치 작동불량은 화재 시 열기와 유독가스를 외부로 배출시키지 못하고 인접점포로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순식간에 화염을 전파시킨다. 이런 요인으로 인해 소방당국은 지속적인 소방 설비점검은 물론 밀집된 점포구조, 노후화된 전기시설 등 전통재래시장의 화재위험 요소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안전대책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인천 남동소방서는 전통시장의 점검결과 특히 미흡하고 화재에 취약한 ‘노후전선, 누전차단기 낡은 콘센트’ 등을 구청, 전력공사, 시장관계자 등 기술, 예산, 재난책임 관련기관과 공조, 화재의 핵심원인을 뿌리 뽑고자 한다. 대상은 관내 화재위험성이 가장 상존한 재래시장부터 정비하고자 특수시책으로 총력을 기울여 추진하고 있다. (인천 남동소방서 예방총괄팀장 소방경 송원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