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통신=문효경 기자) 인천시교육청이 남동구 도림동 도림고등학교를 서창2지구로 이전을 추진하면서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27일 남동구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도림고 이전 이유를 현 도림고 인근에 농산물도매시장과 첨단산업단지 입주가 예정돼 있어 교육환경과 면학분위기가 저하되고 학교건물이 노후화돼 좋은 교육시설 제공이 어려운 점, 학생 수의 감소 등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서창지구로의 이전은 학교용지 매입비용이 저렴하고 짧은 기간(2021년) 내 신축 이전이 가능한 것은 물론 교육부로부터 승인이 용이하다는 행정 편의상의 이유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서 시교육청은 서창지구로 이전을 위해 그간 학부모와 주민을 대상으로 11회에 걸쳐 설명회와 간담회 등을 개최했으나 남촌도림동 주민자치위원회 등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히자 올 10월말까지 여론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도림고의 서창지구로 이전을 반대하는 측은 “교육청의 이전계획은 신도심 지역으로의 학교 편중과 구도심의 교육공동화를 초래하는 잘못된 정책을 되풀이 하는 것”이라며 교육의 균형발전과 기회균등의 정책 목표에도 어긋나 취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불과 3년여 전 구도심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구월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이전한 옛 만월초교 자리에 구월고 설립을 요청했을 때는 현 도림고 등과 권역이 중복된다는 이유로 거부했던 교육청이 이제 와서 도림고를 서창지구로 이전하겠다는 것은 논리적 모순이며 졸속행정이라는 것.

게가다 남동구에 따르면 8월말을 기준으로 도림고 학군인 남촌도림동, 구월1∼4동, 선학동 지역에 16만여명이 거주하고 18세 이하 인구도 3만명에 이르지만 정작 고등학교는 도림고가 유일한 실정이다.

서창지구의 학교신설은 도림고 이전과는 관계없이 지구내의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서창지구 고교신설을 위해 2004년 개교한 지역 유일의 고등학교마저 옮기려는 무리한 계획이 오히려 지역갈등만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일각에서는 서창지구의 고등학교 설립요구민원을 수용해야 하는 교육청이 농산물도매시장 이전으로 촉발된 도림고의 민원을 동시에 해결하려 한다는 시각도 있다.

농산물도매시장 입주에 따른 학습권 침해에 대한 대책을 요구했었던 재학생 학부모들도 서창지구로의 이전만을 주장한 것이 아닌데 오히려 교육청이 앞장선 면이 크고 이를 무리하게 관철시키려 한다는 것. 

이와 관련 남동구 관계자는 “교육정책에도 부합하지 않고 도심의 교육공동화를 초래하며 지역 갈등만 조장하는 행정 편의 주의적 이전계획은 즉각 철회돼야 한다“면서 명분 쌓기식 여론조사는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